상품 용기 및 포장의 분리배출 표기 부분에 ‘재활용 어려움’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는지요? 의외로 많은 제품에 표시되어 있는데 처음 본다는 분도 있습니다.

이는 무슨 뜻일까요? 재활용이 어려우니 분리배출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일상 생활용품에 표시된 '재활용 어려움', '재활용 우수' 표시. 사진 옥혜란 서울지구시민연합 사무국장
일상 생활용품에 표시된 '재활용 어려움', '재활용 우수' 표시. 사진 옥혜란 서울지구시민연합 사무국장

환경부는 2019년 12월 ‘재활용 용이성’을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4단계로 구분하고, 이중 ‘어려움’ 등급을 받은 제품에는 ‘재활용 어려움’이라는 문구를 표기하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환경부의 ‘재활용 용이성’ 등급의 표시 목적은 재활용이 얼마나 잘 되는지 재질과 구조를 평가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변화를 끌어내고자 함입니다.

이런 의미로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기업에는 재활용 분담금의 20%를 할증하고 있죠. 반면,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은 페트병 포장재를 제조·수입한 기업에는 2022년 12월 22일부터 재활용 분담금의 50%를 환급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포장재가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이 쉬운 재질과 구조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재활용 등급의 평가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환경공단에 의하면 제품의 용기 및 포장재를 몸체, 라벨, 마개, 접착제로 구분하고, 각 항목의 재질과 구조가 재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등급을 지정합니다.

포장재 구조의 예시 출처: 한국환경공단.
포장재 구조의 예시 출처: 한국환경공단.

▲재활용 우수 :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과 구조로 된 제품
(예: 용기, 뚜껑, 라벨 모두 ‘우수’ 등급인 경우)

▲재활용 보통 : 재활용이 제한적으로 용이한 재질과 구조로 된 제품
(예: 용기는 ‘보통’인데 뚜껑 및 라벨은 ‘우수’ 등급)

▲재활용 어려움 :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과 구조로 된 제품
(예: 용기는 ‘우수‘, 뚜껑은 ‘보통‘, 라벨은 ’어려움‘ 등급으로 제각각인 경우)

더 나아가 ‘재활용 불가’ 표시도 있습니다. 이는 여러 재질이 섞여 있거나 붙어 있어서 재활용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의 제품에는 금속 재질 스프링의 펌프를 사용하는 화장품, 샴푸, 린스, 주방세제 등의 생활용품들이 있습니다. 또한, 소주병, 맥주병과 같은 무색, 녹색, 갈색 외의 화려한 무늬나 유색의 병 등은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반면, ‘재활용 최우수’ 제품에는 무색 무라벨 페트병과 알루미늄 캔 등이 있습니다.

각종 패트병에 표시된 절취선. 사진 강나리 기자.
각종 패트병에 표시된 절취선. 사진 강나리 기자.

기업에서 친환경 제품이라고 내세우는 것 중의 하나가 ‘재활용 가능한 포장 방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몸체에 접착된 라벨입니다. 절취선이 있어 분리 가능한 라벨을 사용한 경우에는 ‘재활용 보통’에 해당하지만, 몸체와 분리가 어려운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의 경우에는 ‘재활용 어려움’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절취선이 없고 접착제로 붙어 있는데 ‘우수’ 등급이면 이는 물로 라벨의 분리가 쉽게되는 ‘수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재활용 어려움’으로 표시된 경우, 재활용이 어려우므로 분리배출을 해야 할까요? 안 해야 할까요?

‘재활용 어려움’은 다른 등급에 비해 재활용이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몸체, 뚜껑, 라벨의 종류에 따라 각각 분리배출 하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종류에 따라 분류하고 섞이지 않도록 배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지구에 사는 지구인입니다. 미래 세대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능력의 손실 없이, 현세대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개발을 뜻하는 지속가능발전, 지구환경과 지구의 기후 위기를 생각한다면 ‘재활용 어려움’ 표시도 눈여겨보아야 하겠습니다.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기업의 변화를 끌어내고자 하는 환경부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분리배출 시 제품의 분리배출 표시를 잘 살펴보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부터 ‘재활용 용이성’을 보고 선택함으로써 소비자의 권리를 발휘하는 것이 어떨까요? 우리 눈을 유혹하는 예쁜 병과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단순하고 착한 용기를 선택하는 ‘용기 있는 소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