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김동은)이 9월 6일(수) 한-EU 만화교류특별전 《Pop the Bubbles, Blur the Boundaries(말풍선을 터트리고, 칸의 경계를 허물다)》를 개막했다.

실키 Silki,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실키 Silki,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2014년 이후 매년 열리는 한·벨 만화교류특별전이 올해는 한·EU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이번에는 유럽연합 회원국 작가들도 초청했다.

한국 작가 4명을 비롯하여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 등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 말풍선, 네모로 된 칸 등의 만화 구성 요소를 각기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엄유진 Yoojin Um,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엄유진 Yoojin Um,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실키 작가는 <Kimchi Baguette(김치바게트)>에서 동아시아인으로 겪은 차별과 선입견에 관해 이야기했다. 판화 느낌의 이미지에 풍자를 더한 작품으로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이미 주목받은 바 있다.

엄유진 작가는‘인스타툰(웹툰+인스타그램+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 포맷으로 작업한 <편자이씨툰>에서 가족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일기장에 써 내려가듯 간결한 연필선으로 표현했다.

이빈소연 Leebinsoyeon,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이빈소연 Leebinsoyeon,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만화에 접목하여 표현하는 이빈소연 작가는 <Shape of Shame>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이는 다양한 군상을 몽환적 색감으로 표현했다.

김용관 작가는 작품 <신파(New Wave)>를 통해 만화에서 부차적 요소로 여겨지는 ‘칸’에 의미를 부여하여 기하학적 패턴, 퍼즐, 반추상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했다. 작품의 원작 애니메이션도 함께 전시하여 두 작품의 다른 표현 방식을 비교해볼 수 있다.

김용관 Yongkwan Kim,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김용관 Yongkwan Kim,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스위스 출신의 마틴 팡쇼(Martin Panchaud) 작가는 올해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최고작품상을 받은 <La Couleur des choses(사물의 색)>으로 참여했다. 이 작품은 구체적 묘사에서 벗어나 원, 점, 선, 문자 등 극도로 절제된 묘사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MartinPanchaud,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MartinPanchaud,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마틸드 반 겔루웨(Mathilde Van Gheluwe)와 발렌타인 겔라도(Valentine Gallardo) 두 벨기에 작가는 독특한 편집 방식을 활용한다.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Pendant que le loup n’y est pas(늑대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서 두 화자가 교체될 때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림체를 번갈아 사용한다.

MathildeVan Gheluwe,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MathildeVan Gheluwe, ©Koreanculturalcenterbrussels

프랑스 만화가 제레미 모로(Jérémie Moreau)는 자연 속 일부로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작품 속에 투영했다. <피즐리(Les pizzlys)>에서 대자연 앞 인간이 느끼는 깊은 울림을 디지털 작업의 매력으로 표현했다.

김동은 문화원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한국과 유럽의 만화 작품을 한데 모았다”라며 “우리 만화가 벨기에뿐 아니라, 유럽 현지에 더욱 활발히 소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전시는 벨기에한국문화원에서 오는 12월 29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열린 브뤼셀 만화축제 국제관 내 한국문화원 부스를 운영했다. 김용관, 엄유진, 실키, 이빈소연 작가가 함께하는 웹툰 워크숍, 나만의 AR 필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사인회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