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가옥.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여인가옥.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벽파 박재희의 춤이 회갑을 맞이한다. 홀로 무용학원을 찾아가던 중학생 소녀는 이제 한영숙류 〈태평무〉의 보유자가 되었다. 어느덧 춤 인생 60년…. 그 춤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 인연들. 그들을 기억하며 춤으로 되돌려 드리는 회향(廻向)의 향연을 마련한다.

국가무형문화재태평무전승회(사)벽파춤연구회가 주최하고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舞 中 人- 박재희춤60년” 공연이 9월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벽파 박재희 춤의 회향(廻向_자기가 닦은 공덕을 다른 이들과 자기 자신에게 돌림)이며 스승과 제자가 같이 가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이다. 박재희는 그의 스승을 모셔드리는 춤을 출 것이고, 그의 제자들은 전통에 기반하여 만든 그들의 춤으로 스승 박재희를 모실 것이다. 이 춤의 향연은 춤에서 춤이 이어지는 ‘이음’이고 그 춤들을 있도록 한 스승과 관객을 향한 ‘모심’이다.

태평무.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태평무.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스승 벽사(碧史) 한영숙은 단아하신 춤의 격조로, 그의 스승이며 조부인 한성준의 전통무용을 제자들에게 전했다. 벽파(碧波) 박재희도 그 스승의 춤을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렇게 이어지는 춤이 그의 호처럼 ‘서슬푸른 물결’이 되어 파동이 되고 진동되어 우리 춤의 넉넉한 곳간이 될 것이다.

공연은 1. 태평무 2. 江曲_강의 노래 3. 바람이 숲 사이로 4. 可... 닿다 5. 달빛 아래, 弄 6. 벽파 입춤 7. 舞中人무중인_춤 속의 사람들 8. 어울림 순으로 진행된다.

태평무(太平舞)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춤이다. 우리 민족의 춤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한 한성준이 1930년대에 나라의 태평성대를 염원하여 창안한 춤으로, 그 시대적 상황과 애민의 뜻이 담겨있다. 한성준-한영숙-박재희로 이어지는 태평무는 한성준의 후계이며 홀춤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간문화재였던 한영숙이 조부인 한성준의 춤 바탕에 자신의 예술성을 가다듬어 발전시켰다. 스승 한영숙의 춤을 오롯이 이어받아 한성준-한영숙의 춤맥을 지켜오고 있는 박재희가 그 전통성을 잃지 않고 오늘날까지 올곧게 전승하여 국가무형문화재 ‘한영숙류 태평무’의 초대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비연무.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비연무. 사진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벽파 입춤은 벽파 박재희가 부채를 활용하여 안무한 작품으로 2006년 초연되었다.

가인여옥(佳人如玉_벽옥같이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이미지를 소재로 하여 단아한 절제미 가운데 흥과 멋도 있는 여인의 심성과 자태를 표현한 전통 기반 창안무(創案舞)이다.

이번 무대는 그윽한 향기를 드러내는 꽃, 매화를 모티브로 하여 스승 박재희의 정신과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어가려는 제자들의 진심과 정성을 담아내었다. 매화의 꽃말이 고결한 마음, 결백, 기품, 인내이다. 그 꽃말처럼 스승을 존경하는 제자들의 마음이 관객에게 스며들며 꽃처럼 함께 피어나길 소망한다.

舞中人무중인(춤 속의 사람들)은 무용인 박재희가 평생 춤 속에서 만났던 모든 이들을 가슴에 담아내고 풀어내는 춤이다. 제자들의 헌정 무대에 화답하는 스승의 ‘품어안음’이다. 전통예술을 아끼는 대중에게 보답, 회향(廻向)하는 춤 한바탕이다. 

'박재희춤60년' 포스터. 이미지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박재희춤60년' 포스터. 이미지 박재희춤60년 추진위원회

 

태평무 보유자 박재희는 이화여자대학교 및 同대학원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무용계에서 홀춤으로는 최초의 인간문화재(승무보유자)이셨던 故한영숙선생으로부터 1973년에 태평무를 전수받았고,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전수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승무·살풀이춤·학춤 등을 전수받아, 문화재관리국장상을 수상하며 1980년 승무의 이수자가 되었다.

소멸될 위기의 한영숙류 태평무를 전국적으로 보급·활성화하였고 ‘태평무’의 문화적 원형을 견지하며 품격과 단아함을 대변하는 격조 있는 춤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결과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현재 2000년도에 결성한 (사)벽파춤연구회와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 전승회를 통하여 태평무를 위시한 한성준-한영숙류의 전통춤을 자신의 예술적 미학과 비움의 철학을 가미하여 올곧게 계승ㆍ발전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또한 태평무의 창조적 계승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태평무를 향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출연 박재희 박시종 홍지영 손혜영 김진미 고수현 강소정 장윤정 강유정 서보근 김문영 유혜리 김세미 장희정 엄선민 조유진 김희원 신지연 정희담 이예윤 최미옥 김희은 김한샘 조연우 박보라 장연희 김세희 남하연 이유진 박승희 송효산 유승아 정선아 최유란 김태희 허이진 (총 36명)

 라이브연주 강권순(소리-가곡) 원나경(해금) 박예정(김죽파류) 신원영(타악&키보드)서정민(가야금) 박남언(타악) 김태한(대금) 김용성(아쟁) 원일(음악감독,사운드) (총 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