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인들이 즐겼던 음악을 찾아 이를 토대로 한 창작곡 발표회가 열린다.

김대성 작곡가가 작곡발표회 “일본 ‘高麗樂-고마가쿠’을 통한 韓國古代音樂의 발견과 창작”을 12월 15일(목) 오후 7시 JCC아트센터(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개최한다.

작곡가 김대성  [사진 Full Moon Company]
작곡가 김대성 [사진 Full Moon Company]

이번에 발표하는 곡들은 김대성 작곡가가 일본 아악으로 전래되는 고려악을 통해 한국고대음악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음악들이다. 이번 작곡발표회를 통해 일본의 아악 속 한국 고대음악의 실체에 접근하고 한국 장단과 고대적 기원을 음악적으로 탐구하여 한국 고대음악을 알리고자 한다.

2022 김대성 작곡 발표회 “일본 ‘高麗樂-고마가쿠’을 통한 韓國古代音樂의 발견과 창작” 공연은 김대성 작곡가의 사회 박상후 지휘로 진행하며 박혜영(피아노), 윤형욱(피리), 류근화(대금), 이정아(거문고), 홍지혜(생황), 조수민(타악), 김철진(가야금), 승경훈(플룻), 임도경(가야금), 윤석우(첼로) 연주자가 출연한다.

“高麗樂(일본어 발음 ‘고마가쿠’)”은 일본에 전래된 우리나라 고대음악으로 일본 아악(雅樂)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진덕재 경주대 교수의 논문 “고대 일본의 高麗樂에 대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고려악의 일부가 오늘날에도 일본에서 공연되고 있다.

“고대 일본의 아악은 열도 고래의 가무와 외국계통의 가무를 원류로 하여 성립되었다. 아악을 크게 무악(舞樂), 관현, 가물(歌物), 국풍가무로 분류하는데, 이 가운데 무악은 좌무(좌방악)와 우무(우방악)로 구성되었으며, 전자는 중국계통의 무악으로서 흔히 당악(唐樂)이라고 부르고, 후자는 한국계통의 무악으로서 흔히 고려악이라고 부른다. 고려악은 삼국시대부터 일본에 전래된 백제악, 신라악, 고구려악, 그리고 발해악을 기초로 하여 성립된 것이다. 나라시대까지 삼국과 발해의 무악을 국가별로 각기 교습, 전수하다가 헤이안시대인 10세기 전반에 신라악과 백제악 및 발해의 음악이 고려악에 흡수, 통합되면서 당악과 좌우 대칭의 신제, 즉 좌우 이부제의 토대가 마련되고, 궁극적으로 10세기 후반에 완전한 의미의 신제(新制)가 완성되었다고 알려졌다. 헤이안시대에 정비된 당악과 고려악의 일부가 오늘날까지 일본에 그대로 전해져서 공연되고 있다.”(“고대 일본의 高麗樂에 대한 기초 연구”)

5세기부터 9세기에 걸쳐 대륙에서 전래된 일본 아악은 헤이안시대에는 귀족에 의해 그후 차례로 악가(樂家)라고 하는 세습 집단에 의해 그 전통이 이어져 현재에도 공연되고 있는 것이다.

김대성 작곡가 작곡발표회 “일본 ‘高麗樂-고마가쿠’을 통한 韓國古代音樂의 발견과 창작” 포스터 [포스터 Full Moon Company ]
김대성 작곡가 작곡발표회 “일본 ‘高麗樂-고마가쿠’을 통한 韓國古代音樂의 발견과 창작” 포스터 [포스터 Full Moon Company ]

고려악에 관하여 전하는 일본 사서(辭書)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편찬된 것이 《왜명유취초(倭名類聚抄)》로 10권본과 20권본이 있다. 이 가운데 10권본은 931~934년 사이에 찬술한 것으로, 20권본은 970년 이후 수년 사이에 증보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사서류나 악서에 전하는 고려악의 악곡은 모두 38개이다.

김대성 작곡자는 고려악 속에 한국음악의 자취가 충분히 남아있다고 생각하여, 1992년부터 일본의 ‘고려악’을 분석하고 창작의 중요 원리로 삼고자 하였다. 이를 성취하기 위한 음악자료로 일본 가와이악보사에서 1972년에 출판한 《5선보로 된 아악총보(五線譜による雅楽総譜: 諸調子品・舞楽曲・高麗楽篇, 1968)》를 기반으로 연구하였다.

기존 일본 ‘고려악’ 중 대표적인 곡들을 선정하고 그 속에 한국음악의 특징이 내재되어 있는 고려악 가운데 호접악(胡蝶樂), 팔선(八仙, 鶴舞), 납소리(納蘇利) 들을 바탕으로 창작 작업을 하였다. 음계는 ‘7음 음계’로 되어 있는데 이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한국 고대음악의 ‘5음 음계’가 7음 음계로 변화된 모습이라 볼 수 있으며, 악기 간의 진행, 악기 속에 숨은 5음 음계의 특징을 바탕으로 한국음악의 원형을 찾아 창작곡에 반영하였다. 특히, 이번 창작 작업은 한국 고대의 역사적 공간인 고마나루, 안압지 풍류, 사비, 낙화암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김대성 작곡가는 “전체적으로 너무 현대적인 음악은 지양하고 일반인들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창작을 목표로 하여 전통음악의 요소는 활용하면서도 복원 작업보다는 고대음악을 기반으로 한 창작에 더 역점을 두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 작품 가운데  한노가(恨櫓歌), 월하탄금(月下彈琴), 고구리 춤, 슬픈 전설, 미르(龍), 창조(創造), 백제풍류(百濟風流)는 초연이고 청과 비단안개, 구럼비는 개작 초연이다. 

작곡가 김대성은 1991년부터 민요, 풍물, 무속음악 등 한국음악의 현장연구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는 ‘땅밟기 작곡가’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이건용을 사사한 그는 선대 작곡가 故 김순남, 일본의 토루 다케미츠, 헝가리 벨라 바르톡으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그의 음악은 관현악곡(국악, 양악), 협주곡, 독주곡, 오페라, 교성곡, 뮤지컬, 무용음악 등 다양한 양식으로 발표된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양악관현악, 국악관현악, 독주곡, 협연곡 등을 비롯해 작곡발표회를 연다.

그 음악에는 주로 한국전통음악의 현장에서 체험한 음악(민요, 풍물, 굿 음악 등)과 우리 음악에 내재된 고유의 미학과 철학의 영향이 짙게 나타난다. 특히 그는 현장 음악 연구의 영향으로 한국적인 ‘무속’을 중심으로 한 유불선이 통합된 풍류(風流)적 음악관’을 지니고 있다.

김대성 작곡가는 스포츠조선 주최 ‘뮤지컬작곡 대상’(2000년), KBS ‘국악작곡 대상’(2002년), 대한민국합창제(2002년)에서 <바다>로 작품상, 문화관광부 주최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2007년)에서 청보장단을 바탕으로 작곡한 <안개속풍경>이 ‘실험정신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소리마당 주최 ‘한국음악을 이끄는 10인’으로 선정되었다. 2007년에는 교성곡 ‘풀’로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