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 기념관에서 내년 10월 31일까지 여성독립운동가 이은숙 선생 특별전 "나는 이은숙이다"가 개최된다. 사진 서울시 제공
이회영 기념관에서 내년 10월 31일까지 여성독립운동가 이은숙 선생 특별전 "나는 이은숙이다"가 개최된다. 사진 서울시 제공

여성독립운동가 이은숙 선생의 특별전 “나는 이은숙이다”가 오는 10일 특별해설전, 11일 회고록 전자책 첫 공개에 이어 내년 10월 31일까지 이회영기념관(서울 중구 퇴계로 예장공원)에서 열린다.

우당 이회영 선생은 조선 최고 명문가 자제로 일제에 맞서 전 재산(현재 기준 약 600억 원)을 팔아 6형제들과 만주로 이주해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강습소,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독립운동가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회영 선생의 아내이자 동지, 그리고 항일투쟁을 기록한 수기 작가인 이은숙 선생(1889~1979)의 활약은 이회영 선생이나 초대 부통령을 역임한 이시영 선생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편이다. 특별전 “나는 이은숙이다”에서는 조선 사대부가의 여인이었으나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주체적인 독립투사였던 이은숙 선생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이은숙 선생은 서울과 서간도, 베이징 등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끈질긴 일제의 감시와 마적 떼의 총탄에 생사를 오갔으며, 독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국경을 넘었다. 독립운동가들의 고통스러운 가난 속에서 삯바느질을 하고 고무신 공장을 다니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침략자와 밀정을 처단하는 다물단 투사의 어머니였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전시 중 ▲1장 ‘영구, 은숙이 되다’에서는 서울 저동 대갓집으로 시집오던 시절 ▲2장 ‘나의 길, 곧은 길’에서는 그가 일제강점기 겪은 고난들 ▲3장 ‘나는 나를 쓴다’에서는 항일투쟁의 기록을 담은 회고록 ‘서간도시종기’를 통해 수기작가 이은숙을 만날 수 있다.

여성운동가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투쟁 기록가 이은숙 

특히, 올해 43주기 기일인 12월 11일 이은숙 선생의 ‘서간도시종기’ 육필본을 전자책으로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그가 광복 이후 집필한 ‘서간도시종기’는 이회영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 활동을 기록한 것으로 독립투쟁사에서 중요한 족적인 신흥무관학교의 성립과 활동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서간도시종기’는 여성독립운동가 중 독립투쟁의 기록을 남긴 유일한 경우로, 직접 현장에 참여했던 당시의 독립운동사를 파악할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 가치가 높다.

특히, 이은숙 선생은 근대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지 않아 광복 후 서울로 돌아와 활동하기 전까지 일제 치하에서 일본어 영향 아래 언어를 익히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 그래서 서간도시종기의 문장이나 어투는 전통 사대부 집안의 생활어 문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가식적인 꾸밈말이나 멋을 부리는 수식어, 과장된 형용사 따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독립투쟁 노정이 강건할 수밖에 없는 터이고 그가 지닌 강직한 품성 또한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공개되는  해당 전자책은 이회영기념관 누리집을 통해 11일부터 전자책으로 열람 가능하다.

오는 10일 오후 2시에는 특별전시 “나는 이은숙이다” 전시기획자인 서해성 감독의 특별해설로 관람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감독은 “지금까지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아내로 한계를 짓거나 여성이라는 구실이 따로 있는 양 언급하고 취급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전시 제목 ‘나는 이은숙이다’는 이은숙 선생의 삶과 선택이 주체적이었음을 분명히 말하는 뜻이자, 여러 여성독립운동가들 또한 새로운 시각에서 온전히 평가 받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은숙 선생의 특별전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