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다, 빅토르 안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전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다, 빅토르 안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전
  • 김경아 기자
  • abzeus@nate.com
  • 승인 2022-09-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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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은 우즈베키스탄 및 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사진작가 빅토르 안(Виктор Ан)이 기증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특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을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에서는 지난 세기,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흩뿌려진 한민족 동포들이 정착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일상의 흔적을 그린다. 전시된 60여 점의 사진에 표현된 고려인의 일상에서는 이국적인 현지의 주류 문화와 고려인 공동체가 유지해 온 오랜 전통, 멀리 떨어진 조국의 영향들 사이에서 중첩된 정체성을 형성해 온 고려인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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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 김경아 기자]

소련 시절 이래로 중앙아시아에서 널리 통용되는 러시아어에서는 한국인도, 조선인도, 고려인도 모두 '까레이치(Корейцы)'라 불린다. 그에 반해 고려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사람(Корё сарам)'이라고 말한다. '고려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그들의 조상이 연해주의 조선인도 아니고, 멀리 떨어진 조국의 한국인과는 구별되는 어떤 다른 범주의 공동체라고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이 고려인 공동체를 떠받치는 것은 분명 이역만리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끌려와 생존과 정착을 위해 세대를 거듭하며 고군분투해 온 기억이다. 그것은 과거의 조선인도, 오늘날의 한국인도 갖지 않은 고려인만의 경험이다. 전시에 공개된 사진에서 발견되는 한민족의 전통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의 문화가 융합된 생활상은 고단한 이주와 정착의 서사가 만들어 낸 다채로운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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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 김경아 기자]

특별전은 ‘일생의례’, ‘세시’, ‘음식’, ‘주거’ 등  9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고려인의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들 속에서는 익숙함과 낯섦이라는 상반된 느낌이 공존하는데, 이는 고려인의 생활상이 여러 문화에 기원을 두었기 때문이다. 함경도를 비롯한 한반도 동북지역의 전통과 소련시절의 민족 정책으로 크게 영향을 받은 러시아 문화, 그리고 우즈베크 족이나 카자흐 족 등 주변 민족들, 그리고 현지의 자연환경 등 여러 요인들의 상호작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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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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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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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인화 사진, 1983, 개인 소장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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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씨름, 1991,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폴리타젤 집단농장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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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페니' 만들기, 2006, 카자흐스탄 알마티 주 우슈토베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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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1991,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 쿨륙 마을 노인의 집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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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 최 스베틀라나 세르게예브나, 1988,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폴리타젤 집단농장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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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의 흉상, 1995, 카자흐스탄 키질로르다 시. 그는 일제강점기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자 대한독립군단 부총재를 역임한 독립운동가로 현재의 카자흐스탄 키질로르다로 강제 이주되었다. 고려인의 자랑이자 존경받는 영웅이다.  [사진 김경아 기자]

사진작가 빅토르 안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사진작가이다. 소련 시절이던 1978년부터 고려인을 위한 민족어 신문 《레닌기치(Ленин киӌи)》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 마찬가지로 민족어 신문인《고려일보(Корё ильбо)》를 거치며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 고려인의 역사와 생활상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다. 고려인의 시점으로,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포착한 그의 작품들은 한민족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사람들) 연구에 유용한 자료라는 점은 물론, 지금껏 국내 어디에도 기증ㆍ소장된 바 없는 희소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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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어 신문 '고려일보'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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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빅토르 안의 자화상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11월 7일(월)까지 열린다. 9월~10월에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에는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휴관일은 매년 1월 1일과 설날 당일, 추석 당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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