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들기 전 다양한 초록빛이 가득한 가을 산은 여행자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고요한 학곡저수지(강원도 원주시 소초면)의 맑은 수면을 노니는 흰빰검둥오리들. [사진 강나리 기자]
고요한 학곡저수지(강원도 원주시 소초면)의 맑은 수면을 노니는 흰빰검둥오리들. [사진 강나리 기자]

강원도 치악산 구룡사 계곡을 찾아가는 길, 고요한 학곡저수지에는 새들과 고추잠자리가 노닐고 맑은 물 위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담겼다.

잠시 쉬는 고추잠자리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사진 강나리 기자]
잠시 쉬는 고추잠자리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사진 강나리 기자]
학곡저수지(강원도 원주시 소초면)에 비친 가을 하늘. [사진 강나리 기자]
학곡저수지에 비친 가을 하늘. [사진 강나리 기자]

학곡저수지에서 5km 거리에 원주 8경 중 제1경이라는 천년 고찰 구룡사(龜龍寺)로 향하는 구룡계곡이 있다. 마치 폭포인 양 우렁찬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 황장목 숲길을 걸으면 누대 위에 세워진 구룡사를 마주할 수 있다. 황장목은 나무 중심부분이 누런색을 띄는 단단한 재질의 좋은 소나무로 주로 왕실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황룡사 계곡 입구 다리에서 본 계곡 물 위로 가을 햇살이 부서진다. [사진 강나리 기자]
황룡사 계곡 입구 다리에서 본 계곡 물 위로 가을 오후의 햇살이 부서진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 계곡을 따라 황장목숲길을 걷다보면 수십길 아래 폭포처럼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물을 만난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 계곡을 따라 황장목숲길을 걷다보면 수십길 아래 폭포처럼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물을 만난다. [사진 강나리 기자]
힘찬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이 사라진다. [사진 강나리 기자]
힘찬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이 사라진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는 신라의 의상대사가 668년(문무왕 8)년에 창건했다고 하니 1,3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 창건 당시 절터 깊은 연못에 9마리 용이 살고 있어 못을 메우고 절을 지으려 하자, 용들이 비를 내려 온 산을 물로 채웠다고 한다. 의상이 부적을 그려 연못에 넣자 연못은 말라버리고 9마리 용이 달아나서 창건 당시는 아홉 구(九)를 쓴 구룡사(九龍寺)였다고 한다.

구룡사 입구 안내판에 그려진 구룡사 전경그림.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입구 안내판에 그려진 구룡사 전경그림. [사진 강나리 기자]

이후 도선, 무학, 휴정 등 고승이 머물며 영서지방 으뜸 사찰이던 구룡사가 조선 중기부터 사세(寺勢)가 기울었다. 어떤 노인이 “절 입구에 있는 거북바위 때문”이라 해서 거북바위에 구멍을 뚤어 혈을 끊자 더욱 사세가 쇠퇴했다. 이에 거북바위의 혈을 다시 잇기 위해 절 이름을 거북 구(龜)를 써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전한다.

구룡사 부도전 부도탑. 구룡사 부도전은 석종모양의 승탑으로 주로 조선 시대에 유행한 양식이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부도전 부도탑. 구룡사 부도전은 석종모양의 승탑으로 주로 조선 시대에 유행한 양식이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의 전각들은 독특하게 누대 위에 조성되어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의 전각들은 독특하게 누대 위에 조성되어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사천왕문을 지나 높은 계단 끝에 구룡사의 누문(樓門)역할을 하는 보광루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사천왕문을 지나 높은 계단 끝에 구룡사의 누문(樓門)역할을 하는 보광루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보광루를 완전히 지날 때까지 보이지 않던 대웅전이 갑자기 나타난다. [사진 강나리 기자]
보광루를 완전히 지날 때까지 보이지 않던 대웅전이 갑자기 나타난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앞마당 석탑 난간에는 저마다의 소망을 적은 소원지가 매달려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앞마당 석탑 난간에는 저마다의 소망을 적은 소원지가 매달려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소원지들. [사진 강나리 기자]
소원지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앞마당의 석등 사이에는 세 마리 사자가 받치고 있는 작은 향로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앞마당의 석등 사이에는 세 마리 사자가 받치고 있는 작은 향로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삼성각. [사진 강나리 기자]
단청이 화려한 구룡사 삼성각.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삼성각에서 내려다 본 대웅전.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삼성각에서 내려다 본 대웅전.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내부 불상 위에는 전각 주위를 나는 용과 학이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내부 불상 위에는 전각 주위를 나는 용과 학이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불상의 시선으로 본 구룡사 대웅전 앞. [사진 강나리 기자]
대웅전 불상의 시선으로 본 구룡사 대웅전 앞.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여행을 마친 후 횡성역에서 본 노을. [사진 강나리 기자]
구룡사 여행을 마친 후 횡성역에서 본 노을. [사진 강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