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일도, 인간관계도 다 틀어져서 버겁고, 아무 목표 없이 쉬고만 싶었어요. 몸과 마음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명상을 시작했죠.”

이문정(46) 씨는 소신을 갖고 이스라엘식 토론수업을 통해 부모교육을 하는 영재교육분야에 종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분야다보니 초창기부터 교재를 만들며 교육과 영업마케팅을 함께해야 했다. 전국을 다니며 강의와 수업을 진행하면서 야근을 밥 먹듯하며 열심히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경영방침이 바뀌고 경영진이 바뀌면서 기존 창립취지를 살려나가고자 하는 문정 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직장 내 중요회의 등에서 배제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신뢰로 맺어졌던 관계가 깨지고 난 후, 스트레스와 중압감이 커지고 몸에서도 이상신호가 왔다. 어깨와 가슴이 몇 달 동안 계속 아파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정밀검사 진단이 나왔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몸도 마음도 지쳤다.

이문정 씨는 뇌교육명상을 통해 어린 시절 싫어했던 자신과 첫 화해를 하고 자존감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얻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문정 씨는 뇌교육명상을 통해 어린 시절 싫어했던 자신과 첫 화해를 하고 자존감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얻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고 무엇보다 어린 시절 겪었던 열등감이 올라와서 제 자신이 하찮게 여겨져 더욱 힘들었죠.”

문정 씨는 단월드 중산센터를 찾아갔다. “어르신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원장님도 젊고 회원들도 젊은 분이 많았어요. 원장님과 상담을 하는 동안 ‘부모가 가진 관념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평소 제 생각과 일치하고, 따뜻한 위로가 되더군요. 단순히 건강법만 아니라 깊은 철학이 있다는 걸 알았죠. 마음을 다친 제게 심성교육이 포함된 코스를 권하셨어요.”

기체조와 명상을 하면서 조금씩 체력이 회복이 된 그는 심성교육에서 자신의 삶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을 얻었다. “매 순간이 의미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 명상이 가장 의미가 있었어요. 과연 찾을 수 있을까했는데 어느 순간 제 자신에게 몰입하면서 명상 중에 10살 때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나 좀 사랑해 주세요.’라는 목소리를 듣고 정말 아이처럼 울었죠.

처음에는 서럽다가 분노가 올라왔다가 마지막에는 환희의 눈물이었어요.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었죠. 보기 싫었던 어린 시절 제 모습이 측은했다가 예쁘게 보이고 사랑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오더군요. 제 자신과 화해를 한 첫 순간이었어요.”

문정 씨는 1남 3녀 중 셋째였다. 간호장교였던 어머니와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나온 아버지는 약국을 밤늦게까지 운영했기 때문에 그의 형제자매는 할머니 손에 컸다. 문정 씨는 어린 시절 형제 중 독특한 존재였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혼자 놀기를 좋아해 엉뚱한 면이 있는데다 눈이 크고 까무잡잡해서 ‘혼혈아, 튀기’라는 소리를 들었고, 왼손잡이인 것도 놀림감이 되었다.

어머니는 자녀들이 서울대학교에 진학해서 의사, 약사, 교사가 되길 희망했다. 언니, 오빠는 전교 1~3등을 하는 반면 그의 성적은 평범했다. 형제들이 모두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그는 지방대학교를 나왔다. “어머니의 눈에 들기 위해 무척 노력을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어요. 항상 기준은 부모님인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게 속상했죠. 마음속에는 반발심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착한 딸이고자 무척 애썼어요.” 문정 씨에게 어린 시절은 암울하고 아무 의욕이 없던 기억으로 남았다.

단월드 중산센터에서 뇌교육 지도사범으로 활동하는 이문정 씨. [사진=본인 제공]
단월드 중산센터에서 뇌교육 지도사범으로 활동하는 이문정 씨. [사진=본인 제공]

대학졸업 후 선을 보고 결혼을 했다.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었죠. 남편을 만나고 제 삶이 안정되고, 지금까지와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어요.” 결혼 후 쌍둥이를 임신한 그는 시집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댁의 가풍을 따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수저 놓는 법 같은 사소한 것부터 아이 양육법 등에서도 차이가 났고 그는 늘 훈육 대상이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고자 결심했고, 당시 주목받던 ‘방과후 아동지도사’ 교육을 받던 중 일산에 설립한 영재교육 학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지능을 다차원적으로 보는 시각이 생겼고, 아이의 지능이 커서 생기는 게 아니라 어렸을 때 형성되고, 제대로 발현하려면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죠. 아이와 수업을 하면 어머니와 분석한 것을 브리핑을 했어요. 36개월 이전의 부모와 애착관계가 중요한데 보통 수업을 하면 3살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니 한계가 느껴졌죠. 그래서 부모교육을 하는데 더욱 관심을 가졌죠.”

그는 일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사회에서 인정을 받으며 자신감도 생겼다. 그러나 직장에서 관계가 무너지자 열등감과 자격지심, 무력감이 올라오고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졌던 것이다.

이문정 씨는 심성교육에서 비로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자존감을 찾았다. “지금까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어느 정도 조건을 달성한 모습만 사랑했다는 걸 깨닫고 충격이었어요. 제 모습을 포장하고 살았다는 걸 알았죠. 내가 외면하고 보기 싫었던 내 모습을 인정하니,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샘솟더군요.”

그는 주변에서 표정이 밝아지고 당당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문정 씨는 “부모님과 관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착한 딸이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겉모습과 어린 시절 상처에 대한 불만을 안은 속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편안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제가 당당하려면 부모님을 진짜 사랑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관계가 편안해졌고 어머니도 변화하는 제 모습을 응원해주세요.”

자존감을 회복하니 직장에서 받았던 상처도 저절로 아물었다. “예전에는 열등감이 올라오면 심각해져서 더욱 깊이 빠져있었는데, 인정하고 나니 열등감이 올라오면 ‘내 습관이구나.’라고 가볍게 바라보게 됩니다. 경영진과 오해도 풀렸고요. 뇌교육명상으로 제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할 뿐 아니라, 제가 교육하는 아이나 부모님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더군요. 최근 제가 뇌교육지도자의 꿈을 위해 그만두게 되니 무척 아쉬워 하셨죠.”

이문정 씨는 뇌신경자극 자가힐링 건강법을 전하는 BHP봉사단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이문정 씨는 뇌신경자극 자가힐링 건강법을 전하는 BHP봉사단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파워브레인메소드(PBM)교육과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으면서 한층 성장한 그는 최근 지도사범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가 배운 뇌신경자극 자가힐링 건강법을 전하는 BHP봉사단으로도 활약을 하고 있다.

“올해 지역 주민 3,500명에게 전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단원들과 열심히 뛰어서 달성했습니다. 스스로 힐링포인트를 찾도록 도와주고 교류하면서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쭈뼛거리던 것도 사라지고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건강법을 알리면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이라고 하는 분도 많죠. 전에는 목표라는 게 중압감으로 느껴졌는데, 그런 버거움이 깨졌어요. 지금은 제가 편안하게 노는 것보다 성장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는 걸 느낍니다.”

이문정 씨는 아동 청소년 교육 뿐 아니라 성인, 어르신교육 분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뇌교육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한다. 그는 “나이든 제 모습을 그려보면 시골 마을회관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기체조와 국학기공, 명상을 지도하는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홍익을 이루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라며 쾌활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