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도둑, 걸인이 없다’는 삼무三無는 똘똘 뭉쳐 험한 자연환경을 헤쳐 나가며 살아온 제주사람의 정신이 담겨있다. 홍익인간 정신이 삶 속에 스며든 현상인 삼무정신을 전하며 제주도민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현명순(51) 사무국장을 만났다.

8일과 9일 서울서 열린 제6회 서욱국제 생활체육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심판을 맡은 현 사무국장은 첫 국제대회와 3회 국제대회를 치른 제주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2016년 10월부터 국학기공 사무국장을 맡았고, 올해 1월에는 14년 간 다니던 직장을 떠나 국학기공협회 일에 전념한다고 했다. “앞으로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며 오랫동안 일하고 싶고 미래를 내다봤을 때 가장 전망 있는 일이 국학기공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현명순 사무국장. [사진=김경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현명순 사무국장. [사진=김경아 기자]

처음 국학기공수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강사가 된 계기는?

- 제가 현장 영업을 하고 고객을 대하면서 어깨와 등 근육이 많이 뭉쳐서 관리를 받으러 자주 다녔어요. 그러다 2014년 직장 근처에 단월드 센터가 생겨서 한번 가보니 ‘기체조와 기공수련을 하면 내 몸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조절할 수 있겠구나’ 단번에 알겠더군요. 수련을 하면서 NGO활동을 하게 되고, 국학기공 일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여러 곳에서 수련지도를 맡고 계시다고.

- 외부수련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로당을 다녔는데 그냥 말로만 알려서는 안 되겠더군요. 몇몇 분께 기체조를 가르쳤는데 무척 좋아하셨어요. 그 모습에 고무되었죠. 내가 뛰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첫 번째 맡은 곳이 제주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입니다. 작년 6월 생활체육대축전 때 출전해 단체전 조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먼저 재능기부로 2~3군데 나가다가 지금은 시각장애인시설과 경로당 3곳, 그리고 조천초등학교 교래 분교에서 전통스포츠교실 수업을 하고 있어요.

(위) 현명순 제주국학기공 사무국장이 제주조천초등학교 교래분교에서 전통스포츠교실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아래) 현 국장이 지도하는 제주시가장애인주간보호시설 동호인들이 지난해 6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서 경연을 하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시국학기공협회, 강나리 기자]
(위) 현명순 제주국학기공 사무국장이 제주조천초등학교 교래분교에서 전통스포츠교실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아래) 현 국장이 지도하는 제주시가장애인주간보호시설 동호인들이 지난해 6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서 경연을 하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시국학기공협회, 강나리 기자]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보람차고 기뻤던 경험이 있다면.

- 어르신들의 표정이 환해진 거죠. 팔십 평생을 힘들게 살아오면서 웃을 일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처음 가서 한 운동이 1분 웃기예요. 1분 동안 끊임없이 웃으려면 아랫배가 당기고 눈물까지 날 정도죠. 제가 원숭이 띠인데 ‘누가 뭐래도 어르신들이 행복해할 수만 있다면 내가 원숭이가 되어 보자’고 예쁜 것 다 포기하고 웃었죠. 그렇게 매번 했더니 어르신들이 저만 보면 웃으세요. 같이 웃어주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 놓으시더군요. 마음이 통한 거죠. 저와 만나는 이 때만이라도 환하게 웃으셨으면 합니다.

가족들은 현명순 국장님의 활동에 대해 지지를 많이 해주는지.

- 제가 뭔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힘들어도 해내고, 잘하고 싶어 한다는 걸 잘 알아줍니다. 그래서 남편은 제 결정을 믿어주는 편이죠. 남편과 아이들이 집안일을 나눠서 해주고 대회 때면 함께 행사용 짐도 옮겨주며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가족의 지지가 참 힘이 됩니다.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현명순 사무국장은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현명순 사무국장은 "누가 뭐래도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제주도는 2007년 첫 국제 국학기공대회를 개최한 곳이고, 2009년 3회 국제대회도 치렀던 곳이어서 남다를 것 같습니다.

- 제주 국학기공강사들의 자부심이죠. 첫 대회를 했을 때 태풍 ‘나리’가 불어서 조마조마했는데 경기를 마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이 경기장 안으로 밀려들어왔던 일, 서로 도와 대피했던 일들을 추억하며 자랑스러워하세요.

첫 국제대회 때 국학기공 창시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께서 ‘평화의 섬’이라고 명명하고 제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셨어요. 삼무가 곧 홍익의 현실적 모습이라는 자부심을 많이 일깨워주셨죠. 김대규 제주시국학기공협회장께서 곳곳에 다니면서 제주 삼무정신과 홍익이 실현된 평화의 섬 제주의 가치, 그리고 장생기공문화를 전파합니다. 회장님 강의를 들은 단체의 기관장은 꼭 국학기공 대회에 참가합니다.

제주에는 국학기공강사가 몇 분이고 수련장이 몇 개인지.

- 현재 강사가 50명이고 외부수련장은 80개 정도 됩니다. 한동안 정체기가 있었지만 작년 생활체육대축전을 계기로 활력이 붙었어요. 대한국학기공협회에서 하는 트레이너 과정과 전문 강사 과정에 많은 강사들이 참여합니다. 천안이나 충북 영동에서 교육을 하는데 빠지지 않고 가죠. 강사들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나 제주시, 서귀포시 체육회에서 연말이면 우수강사를 선발하는데 우리 국학기공강사들이 매년 받습니다.

지난 10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국학기공대회에서 비전결의식을 펼친 제주 국학기공 강사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지난 10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국학기공대회에서 비전결의식을 펼친 제주 국학기공 강사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

국학기공강사들 중 소개할 분이 있다면.

- 서귀포국학기공협회 김영지 회장님은 외부수련지도를 한 8년 동안 해왔고, 매년 대회 때마다 5개 팀 이상씩 출전시키시죠. 고관절에 철심을 박았는데 많이 써서 닳았다고 할 정도죠. 꽃집 사업도 병행하면서 대단하죠. 그리고 강영숙(71) 강사님은 원래 종합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았는데 기공을 하면서 되찾은 건강을 동호인들 지도하는 데 다 쏟고 계세요. 수련장도 방학기간이 있는데 그분은 ‘안 가르칠 때 더 아프다’며 ‘수련장에서 지도하지 않으면 난 시체나 다름없어’라고 하세요. 말씀은 그렇게 하는데 볼 때마다 건강해지세요. 그분을 보면 국학기공은 멈출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제주특별자치도국학기공협회의 중장기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현명순 국장님의 꿈은 무엇인지요?

- 지난 10월 3일 개천절에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국학기공대회를 개최하면서 비전결의식이 있었습니다. 목표로 세운 것이 전문강사부터 준강사까지 90명 양성, 그리고 외부수련장 200개, 동호인 1만 명 확보를 결의했죠. 저는 이 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으려고 합니다. 이게 제 꿈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