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된 18일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은미)은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홍양호 전 통일부차관을 초빙하여 제182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홍양호 전 차관은 ‘국가전략 및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통일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했다.

18일 오후 6시 30분 사단법인 국학원 제182회 국민강좌에 초빙된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국가전략 및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통일의 의미'를 강연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18일 오후 6시 30분 사단법인 국학원 제182회 국민강좌에 초빙된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국가전략 및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통일의 의미'를 강연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홍 전 차관은 서두에서 “요즘 우리 사회가 평화를 강조하다보니 분단된 채 자유로운 왕래와 교류, 협력을 하면 되지 않겠냐는 의식이 커지고,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며 통일 의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역사적인 통일 사례로 3가지를 들었다. “베트남 사례를 보면 스스로 나라를 지킬 의지가 없고 부패하면 주변에서 도와줘도 소용이 없다. 또한 남‧북 예멘의 경우 15번의 정상회담을 거쳐 전쟁 없이 전격적으로 통일을 했으나 같은 민족, 같은 종교였음에도 문화적 갈등이 심해 결국 분리선언과 무력 통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급격한 통일의 위험을 알 수 있다. 남북한이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이제 문화적 간극이 크다. 독일은 통일 전 20여 년이 넘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동독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세계 역사상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적‧민주적인 통일을 이뤘다.”고 밝혔다.

홍 전 차관은 “반면 동‧서독 통일 초기에 서독이 부담한 통일비용이 부각되면서 당시 IMF를 겪던 우리는 부강한 이후에 천천히 통일하자고 시기를 늦추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이것이 ‘비용부담이 큰데 통일을 해야 하느냐?’는 패배주의적인 정신을 야기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10년, 20여년이 지나며 독일은 통일비용을 넘어선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고 우리 정부도 통일이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미래가 달라진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높여주어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홍양호 전 차관은 “전 세계가 저성장시대를 맞이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지만 특히 대한민국은 진행속도가 급격하다. 통일은 대한민국의 성장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지정학적 관점에서는 통일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전략적 이해충돌로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 안보위기를 해소하고, 평화의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홍 전 차관은 “서독은 러시아에서 개혁개방정책을 펼친 고르바초프 시기에 통일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경제지원을 해서 통일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전범국가로서 경계 받는 입장에서 동‧서독 통일 후 군대 절반 축소, 비핵선언, 통일 후 유럽연합 합류 등을 표명해 진정성 있게 주변 국가를 설득했다. 우리는 ‘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지혜로운 돌고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양호 전 차관은 “자국의 운명은 그 나라 지도자와 국민이 결정하겠다는 민족자결주의 정신과 국제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교가 중요하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미래가 달라진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높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