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집짓기 봉사 활동에서 건축가 꿈을 키웠어요"
"캄보디아 집짓기 봉사 활동에서 건축가 꿈을 키웠어요"
  • 글=정유철 기자/사진=김경아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18.02.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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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검정고시 전 과목 만점, 명지대에 장학생 합격 성규리 양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를 졸업하고 전 과목만점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한 성규리(21) 양은 올해 명지대학교 건축학과에 합격했다. 1학기 등록금 500만원을 장학금으로 받기까지 했다.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공부하던 성 양은 벤자민학교에서 자신의 적성과 꿈을 발견하고 건축학과로 진로를 정했다. 성 양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벤자민학교에서 인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12일 성규리 양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건축가라는 꿈을 찾은 이야기를 들었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건축학과라고 했지요. 왜 건축학과가 좋아요?

감사합니다. 건축학과는 다양한 학문을 배울 수 있거든요. 일단 건축이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드니까, 사람을 이해해야 하고, 인문학적인 것도 배울 수 있고 과학도 필요하고, 디자인도 필요하니까 예체능 계열, 문‧이과 학생들 모두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이든 관심 있는 게 있으면 그것에 빠져 몰두하는 집중력이 있습니다. 또 호기심이 많아 다방면으로도 관심이 많습니다. 건축학과도 건축설계뿐만 아니라 조경, 도시설계, 역사, 철학에도 관심이 있어 건축학과에서라면 다방면으로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무슨 공부든 즐겁게 할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미술도 같이 할 수 있어서 끌렸어요.

▲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졸업하고 전 과목만점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한 성규리 양은 올해 명지대학교 건축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전에 교사가 되려고 했다는데, 왜 건축가로 바꾸었나요?

2015년 벤자민학교 다니기 전에는 선생님도 되고 싶었고 상담사도 되고 싶었고 하고 싶은 것은 많았어요. 욕심이 많아서요.

자연을 구경하고 예쁜 건물 보는 거 좋아했는데 벤자민학교에서 건축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어요. 근데 건축가 멘토를 만나고 건축 봉사를 하면서 이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이구나 느꼈어요.

2015년 여성가족부와 해비타트가 주관해서 베트남, 캄보디아로 건축봉사를 다녀왔어요. 캄보디아에서 좋은 집도 아니고 작은 집이었는데도 현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는 느꼈어요, 그 활동을 하면서 건축에 관심이 더욱 생겼어요.

▶그러면 벤자민학교에서 내 꿈을 찾은 것이네요?

그렇지요. 건축가에 관해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고 건축가가 되려면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가 멘토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관련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았어요. 멘토님으로부터 건축가는 ‘공간에 관한 전문가’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뮤지컬, 전시회를 많이 다녀봐라. 여러 공간을 많이 봐라"는 조언을 해주시고 "항상 줄자를 들고 다니면서 주변 사물의 길이도 재어보고 공간, 가구에 관한 감을 익히라”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벤자민학교에 멘토 제도가 있어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는 가운데 건축이 좋아졌군요?

멘토 님의 조언을 듣고 전시회도 많이 다니고 건축물 스케치도 여러 장 해봤습니다. 제가 태어난 안동 주변 고택이나 서원은 물론이고, 서울 창덕궁 같은 고궁들도 보러 다녔어요. 건축전시회도 많이 가봤지요.

미술 전시회, 가우디, 르코르뷔제 전시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등 여러 전시회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입니다. 1년에 한번 국립현대미술관의 앞마당에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전시가 열리는데 실제로 마당에 파빌리온이 지어집니다. 40세 미만의 젊은 건축가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선택된 설계를 전시합니다. 1등 작품은 실제 사이즈로 실현시킨다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파빌리온이 만들어지면 시민의 쉼터가 되고 건축가는 건축물로 만들 기회를 얻으니 정말 취지가 좋은 전시라는 생각했던 게 기억납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이러한 체험을 벤자민학교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었어요.

▲ 성규리 양은 캄보디아에서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며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어 건축가라를 꿈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대입 검정고시에서 전 과목 만점으로 합격했다고 했지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고교 완전자유학년제로 운영되는 벤자민학교에 2015년 2기로 입학했어요. 2016년 졸업하고 4월에 검정고시를 봤는데 한 과목 빼고 모두 만점이었어요. 그 과목은 나중에 다시 시험을 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검정고시 준비는 혼자 했는데, 만점을 받자고 마음먹으니 혼자서도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대학은 언제 가려고 마음먹었어요?

검정고시에 합격하고도 대학에 가려는 마음이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인턴으로 일을 하면서 건축 일을 하고 싶어졌어요. 직접 만져보고 싶고. 2016년 검정고시를 치르고,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다 9월부터 벤자민학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1년 6개월 정도 근무했지요. 인턴 근무를 하면서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어요.

▶대학 입시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직장을 다니면서 입시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작년 9월에 입학원서를 내면서부터 준비했어요. 수시전형으로 하니까. 공부는 따로 안 하고, 검정고시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했어요. 면접만 준비했어요.

대학 입시에 부담이 처음에는 없었는데, 하다보니까 생기더라고요. 검정고시 출신인데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명지대학교는 건축학부가 특화되어 있고 이곳이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지원했어요. 제가 배우고 싶은 도시계획과 조경, 인문학적인 부분도 배울 수 있어요. 합격하고, 장학금 500만원까지 받게 되어 부모님 부담을 덜었어요.

제가 올해 스물한 살인데, 제 고등학교 친구들에 비해 1년 늦게 대학에 가는 거예요.

▶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는 자주 만나나요? 이번 대학 합격 소식에 뭐라고 하든가요?

전에는 자주 만났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해요. 친구들은 저에게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들은 공부만 엄청 해서 대학에 왔는데, 저는 여러 가지 해보고 하고 싶은 것 찾아서 대학에 간다며,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도 해줬어요.

▶벤자민학교에 가지 않았더라면 진로가 어떻게 되었을 것 같나요?

 교사 아니면 상담가? 일반 고등학교 때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서 새벽 6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1시까지 공부만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이대로 가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학과에 가서 좋아하지 않는 공부를 할 것 같더라고요.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자고 생각해서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벤자민학교에 갔어요. 그 시절이 저에 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기였어요.

언니가 벤자민학교 1기로 다녀서 선택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어요. 언니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죠. 언니가 벤자민학교 출신이다 보니 느끼는 게 저와 같은 부분이 많았어요. 학교를 자퇴한 것도 그렇고 프로젝트 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제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벤자민학교에서는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캄보디아에서 일주일 정도 건축공사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고, 제가 벤자민 프로젝트로 한 내일로 여행이 기억에 남아요. 벤자민학교에서는 재학 중 누구나 자신만의 벤자민프로젝트를 하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뭔가를 주도적으로 해본 적도 없었고 그 전까지는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직접 다녀본 적은 없었거든요. 근데 부모님도 아니고 친구들과 내가 계획을 짜서 여행을 다니고, 내가 보고 싶은 건축물도 보러 다니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생각보다 자신감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벤자민학교에서 활동을 하면서 저를 발견한 거죠. 아마 벤자민학교에 안 갔다면 후회했을 것 같아요.

▲ 성규리 양은 한옥, 서원, 고궁을 전통 건축뿐만 아니라 미술, 건축전시회 등을 찾아다니며 건축에 관한 공부를 하며 건축가라는 꿈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벤자민학교가 올해 5기를 모집하는데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나와 같은 마음이었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벤자민학교를 선택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가 원하는 꿈을 찾고 자기 자신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지 도전하고 경험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꿈을 찾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생각보다 해보면 별거 아니니까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경험한 가장 큰 도전이라면 어떤 거죠?

지금까지 한 가장 큰 도전은 친구들과는 다른 저만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안학교를 선택하기 전까지 저는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다른 길을 가면 실패할 것만 같았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흘러가는 인생보단 내가 선택해서 만들어가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대안학교에서 제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해보고 평소 관심이 있었던 건축가 멘토도 만나 보면서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꿈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도전하는 데에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피하지 않고 학교를 떠나 넓은 세상을 학교로 삼아 생활하겠다고 마음먹은 게 제 생애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성규리 양은 무엇이든지 도전하고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부모님은 규리 양의 선택을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부모님은 저의 모든 선택을 존중해주셨어요. 벤자민학교 졸업 후에도 유학 가고 싶으면 가고, 대학에 진학하고 싶으면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지요. 부모님들이 자녀가 하는 것을 그냥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대학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대학 재학 중에 외국으로 유학 가고 싶어요. 환경 친화적인 건축이 유명하다고 하는 독일이나 프랑스로 2학년을 마치고 유학할 계획도 있고요. 해비타트나 봉사하는 단체, 구호단체에서 일하고 싶어요. 도시설계나 조경 쪽으로도 관심이 많아요. 여기저기 여러 공부를 하면서 잘 하는 분야를 찾고 싶어요. 제가 지향하는 인간을 생각하는 건축, 자연친화적인 건축을 자세히 배워 제 꿈을 더욱 키우고 싶어요. 막연히 알고 있는 건축을 직접 과제를 해보면서 배우며 공간을 이해하는 '공간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는 대학 신입생으로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고 공부하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싶어요.

▶공부를 잘 하려면 체력이나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데 어떻게 해요?

체력관리는 1시간마다 1분씩 운동을 합니다. 이것은 1분간 하늘과 통한다는 ‘1분 통천’인데 벤자민학교 설립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제안했죠. 벤자민학교에서는 모두 이 ‘1분 통천’으로 체력관리를 하는데 효과가 큽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친구들에게 터놓는 편이에요. 힘들다 힘들다 하면 조언도 많이 해주고 제 생각도 많이 바뀌니까요.

▶ 앞으로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나요?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자연친화적인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 도심의 건물도 좋지만 자연을 활용해서 사람들이 좀 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어요. 자연과 어울어져 힐링하는 건축물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자연이 좋아요.

건축가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사람들을 생각하되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생각하여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자연친화적인 건축을 할 필요가 있어요. 어떤 일을 하던 사익만 챙기지 않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건축가가 되겠습니다.

건축가 중에 스페인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를 제일 존경해요. 그의 건축물은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으로 되어 있죠.

▶세상에 도움 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건축가가 되기 바랍니다. 그 꿈을 이루도록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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