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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니, 그것 역시 지나갈 것이다장영주의 국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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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9  10:54:44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  |  k-spirit@naver.com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호우 피해도 극심하였다. 이제 한반도의 더위가 동남아보다 심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그리도 덥고 습하던 날씨가 변해 어느새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여 이불을 끌어안아야 한다. 사계절이 확연히 달라지는 한반도는 이제 분명코 가을이다. 봄은 생명이 피어나니 볼 것이 많아 ‘봄’이다. 여름은 풍성하게 열리는 계절이라 ‘여름’이요 가을은 갈무리해야 하니 ‘가을’이고 겨울은 힘에 ‘겨워’ 쉬어야 하는 때이다. 입추가 지나면 유독 풀벌레 소리가 커진다. 농사에 의지하였기에 기후의 변화와 순환에 민감한 우리에게는 계절의 변화에 관한 익살스런 속담도 많다.

‘봄바람에 말똥 굴러가듯 한다.’

‘봄추위가 장독 깬다.‘

’봄비는 쌀 비다.‘

‘유둣날(음력 6월 15일) 비가 오면 연 사흘 온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

‘가을비는 빗자루로 피한다.’

‘가을비는 내복 한 벌이다.’(가을에는 비가 내릴 때마다 기온이 떨어져 추워진다.)

‘동지섣달에 북풍 불면 병충해가 적다.’

 

 

 

   
▲ 가을밤, 종이, 수채, <그림= 원암 장영주>.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언젠가는 만나는 법이니 천지에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으랴. 우리에게는 세계의 어느 경전보다 훌륭한 생활 속의 진리서인 참전계경(參佺戒經)이 있다. 단군이전부터 내려오는 민족의 가르침을 고구려 시대의 을파소 재상이 나라의 인재육성을 위해 그 시대에 맞게 집대성하고 편집하신 최고의 가르치심이다. 다양한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366사(事)로 묶었기에 일명 ‘366사’라고도 불리 운다. 참전계경은 ‘순(循)’이라는 단락 중에서 사계절과 하루의 변화에 대하여 다음처럼 가르치고 계신다. 변화에 가장 슬기롭게 임하야 하는 인간의 덕목이 할아버지가 손주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 가르치시듯이 쉽고 다정하고 엄중하다.

 

제92사(第92事) ‘사시(四時)’는 계절의 변화에 대한 가르침이다.

“사시는 말 그대로 사계절을 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어 차례대로 기후가 바뀌면서 모든 생물은 공 드린 대가를 거두게 된다. 따라서 사계절의 순환을 믿고 바다와 육지를 왕래함에 이를 알면 귀하게 되며 이롭게 되고 모르면 천하게 되고 손해를 입는다.”

거시적이고도 정밀하게 사계절을 관찰하고 때마다 지혜롭게 임하라는 가르치심이다.

 

제93사(第93事)의 ‘일월(日月)’은 하루 변화의 이치에 직결된 인격의 완성을 말씀하시니 민족을 넘어 인류 정신문화의 최고의 가르치심이 아닐 수 없다.
 

“낮이면 해가 뜨고 밤이 되면 달이 뜨며, 양기가 지나가면 음기가 오고 음기가 다하면 양기가 생겨나는 것이 털끝만치도 어김이 없다. 이것이 바로 하늘의 믿음이다. 사람의 믿음도 마땅히 하늘의 믿음과 같아야 비로소 밝은이의 믿음이라 할 수 있다.”

 

계절은 변하지만 인간의 성품은 변치 않는 하늘을 따라 밝아야한다는 진리로서의 삶을 체득하
라고 한다.

 

아무리 크고 깊은 기쁨이나 비극도 계절처럼 어김없이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끝까지 변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밝음에 향한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의 밝음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생명에 대한 존엄과 공감일 것이다. 모든 생명의 본향은 우주이고 고향은 지구라는 유일한 공통점을 체득하고 전하는 자유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역시 계절도, 환경도, 국제 질서도 변해가고 있다.

이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변하고 지나가지만, 또한 자연을 닮아 가려는 보이지 않는 ‘인간완성’을 향한 인류의 희망은 변할 수 없다. 그것만이 자연스러운 ‘생존의 법도’이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때일수록 서로 이로운 존재가 되자는 하늘을 닮은 ‘홍익인간’의 변치 않을 밝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 원로회의 원로위원, 화가 원암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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