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한다.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따라 평가되어지는 사회

▲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이다. 시선이 외부로 쏠려 있기 때문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벌, 외모, 집안, 가문 등 이런 것들이 좌우되는 사회이다. 대학을 입학하기 위해서도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는 스펙을 중요시 여기고 심지어 대학을 졸업을 해도 그 스펙 쌓기는 끝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나를 알기기 위한 포장작업이 평생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스펙 쌓기 경쟁에서 부모의 뒷받침이나 경제력이 되지 않으면 도태되고 피해의식으로 쌓이게 된다. 스스로 루저(looser)라고 생각하고 일어날 수 있는 힘조차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단맛을 좋아한다. 단맛은 달콤한 맛 자체로 우리에게 위안을 주지만 에너지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위안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도 단맛을 필수적으로 먹는다. 단맛은 지금이야 밖으로 나가면 손쉽게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것이지만 불과 70년대만 해도 설탕이 설날과 추석의 인기 좋은 품목이었다. 단맛을 얻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전쟁의 역사와 힘겨운 노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영국의 신흥귀족들은 서로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하였지만 그 중 하나가 티(tea) 타임에 그 당시에 귀족만이 맛볼 수 있는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이 귀족들의 특권이었다. 이 설탕을 얻기 위해 중남미 사탕수수 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힘겨운 노동이 계속되고 있었다. 또한 이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한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노예로 부리는 역사가 시작이 되었다.

 

나는 남과는 다른 특권의식을 갖게 하고 분별을 갖게 하는 것이 음식의 맛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자기가 속하는 계층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특별한 음식을 먹으면서 특권층에 들어갔다는 위안감을 느끼지만 이내 곧 그 부류에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불안감으로 더욱더 체면을 위해 포장을 하는 것이다. 현재는 체면과 스펙으로 특권층으로 올라가려고 애를 쓰는 시대이다. 외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에너지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

 

 하루에 한번쯤은 외부로 쏠려있는 눈을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기 내면을 바라보면서 내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 느낌, 장기(臟器)들과의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내 몸은 끊임없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지만 내 자신이 외면을 한 것이다. 하루에 한번 많은 시간도 필요 없다. 어디로 가야되는 공간도 필요 없다. 지금 일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지긋이 눈을 감고 내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각에 집중하면 된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며 우리 몸은 반가이 여러분을 맞이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