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는 제사에서 개천대제로 바뀌다!
별을 보는 제사에서 개천대제로 바뀌다!
  • 윤한주 기자
  • kaebin@ikoreanspirit.com
  • 승인 2017.02.03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군문화기획 119편] 강화도 참성단과 개천대제의 역사

선조들이 주목한 단군유적
전국 체전의 성화가 타오르다!

▲ 강화도 마리산 개천대제(사진=강화군청)
 
고려와 조선의 제관들은 강화도 참성단에서 제사를 지낼 적에 향과 축문을 국가로부터 받고 출발했다. 당시 참성단 제사는 국가행사였기 때문이다. 1년에 2번(봄과 가을) 나라제사를 봉행한 선조들을 따라가 보자. 
 
제관들은 출발하기 전 미리 강화부에 도착날짜를 알린다. 이후 강화부에 도착하고 마리산 아래 재궁(齋宮)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현재 재궁은 화도면 문산리 산 64-1에 그 터가 남아있다. 천제암(궁)지[天祭庵(宮)址]가 그것이다. 
 
제관들은 이곳에서 말을 삼가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했다. 이튿날 점심을 먹고 10여 리의 산길을 오른다. 이마에 맺힌 땀을 몇 번이고 닦으며 참성단에 도착하니 어느새 한밤중이다. 밤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하다. 선조들은 별을 보면서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자정이나 새벽으로 추정된다. 이는 참성단이 하늘의 별에 초(醮)라는 도교식 제사를 지낸 데 유래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효종 때 강화교수를 지낸 석지형(石之珩, 1610~?)은 "새벽의 제사를 위해 산을 넘어서 고대(高臺)에 오르니 장관이 펼쳐있네 별이 가까우니 선녀의 웃음소리 들이는 듯"이라는 참성단 시를 남겼다.
  
반면 오늘날 참성단 의례는 1955년 전국체전의 성화를 계기로 ‘개천대제’라는 이름으로 매년 10월 3일에 거행되고 있다. 국가행사였던 참성단 의례는 강화군 행사로 격하됐다. 
 
밤에 치르던 제사는 오전 10시로 바뀌었다. 제관들은 4배를 하고 유교식으로 행한다. 천제가 끝나면 강화여고 1학년생 중에서 선발된 일곱 명의 선녀들이 제단 위에서 춤을 춘다. 칠선녀는 단군왕검이 단을 쌓고 천제를 거행할 때 일곱선녀가 합그릇을 받들고 있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 강화도 마리산 칠선녀 성무(사진=강화군청)
 
그렇다면 참성단은 언제부터 단군과 연결하게 된 것일까? 15세기 문헌인 《고려사(1451)》와  《세종실록지리지(1454)》에서다. 
 
서영대 인하대 사학과 교수는 “단군릉은 15~16세기 초 동국여지승람에 처음 등장하는데 반해 참성단과 삼랑성은 고려사에 이미 단군유적으로 언급되어 있다”라며 “남북한을 통틀어 단군유적 가운데 강화도의 참성단과 삼랑성 보다 문헌적 근거가 올라가는 것은 없다. 이들 유적이 가지는 민족사적 의의는 마땅히 주목하고 부각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비전승만 전하는 유적보다 문헌적 근거가 있는 유적이 더 중요하며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조선시대 지식인 중에는 참성단을 단군대(檀君臺)라고 불렀다는 점이다. 승려 명찰과 영조 때 강화유수와 지중추부사 등을 지낸 조관빈 등이다. 김성환 박사(경기도박물관)는 "단군대는 단군이 하늘에 제사했다는 참성단의 별칭이자 단군이 제천했던 제단의 의미로 단군제천대를 축약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조선 숙종 대 인물인 북애자(北崖子)가 1675년에 펴낸  《규원사화(揆園史話)》에서 단군이 재위 10년에 갑비고차(甲比古次=강화) 남이(南夷)의 반란을 진압하고 참성단을 건립했다고 기록했다.
 
최경환(崔景煥)이 1905년 펴낸 <대동역사(大東歷史)와 계연수(桂延壽)가 1911년에 펴낸 <환단고기(桓檀古記)>에도 단군이 참성단을 축조한 것으로 나온다.
 
이후 홍암(弘巖) 나철(羅喆 1863년~1916년)은 몽골의 침략으로 700년 만에 끊어진 단군교(현 대종교)를 중광했다. 단군 유적지를 발굴하고 개천절을 제정했다. 마리산 성화는 1946년 10월 3일 대종교 천진전에서 거행된 개천절 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마라톤 선수 함기용(咸基鎔)에게 성화(聖火)를 전하는 성화 전수식을 거행했고, 이 성화는 당시 민정장관이었던 민세 안재홍(安在鴻)에게 건네져 정오에 강화도 마리산 참성단(塹城壇)에 불길이 타올랐다. 또 개천대제의 상차림은 대종교의 선의식을 따르고 있다. 
 
현재 참성단은 1964년 국가에서 사적 제13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전국 체전마다 성화를 이곳에서 채화한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신전에서 성화(聖火)를 채화하는 곳과 같은 성지(聖地)라고 하겠다.
 
■ 참고문헌
 
윤이흠 외, 《강화도 참성단과 개천대제》, 경인문화사 2009
대종교, 《대종교 중광 60년사》, 대종교총본사 1971
 
 
3
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