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금요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는 총기난사와 자살폭탄 테러로 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2001년 미국 뉴욕 9.11 테러에 비견할 만한 대형 참사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속대원들로 추정되는 테러리스트는 파리의 공연장과 레스토랑 및 축구경기장 등에 모인 무고한 시민을 공격했다. 생존자들은 “전쟁보다 참혹했다”라고 증언했다. 불특정 군중을 향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지구인 모두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

프랑스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학교는 임시휴교에 들어갔으며 군병력을 투입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어 이슬람 국가의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뜻을 밝힘과 함께 16일 IS군사령부 등에 보복폭격을 했다. 이제 프랑스의 문제는 국경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 확산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때마침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테러 대응 문제가 핵심의제로 논의됐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가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S 대상 공습에 동참한 것에 대한 보복 테러라고 할 수 있다. IS는 성명에서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습하고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라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인질극을 벌인 무장 테러범들이 “우리는 시리아 형제들의 복수를 하고 있다”고 외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테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살상하는 반인류적 범죄 행위다. 이러한 테러에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와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제 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며 지구촌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은 IS와 이슬람 사회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점이다. 테러를 이슬람 전체의 소행으로 본다면 문명 간의 갈등으로 발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의 시신에서 시리아 여권이 발견됐지만 이것이 진짜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프랑스 검찰은 밝혔다. 성급한 일반화가 무슬림 이민자나 난민을 테러리스트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종교와 신념만이 옳다는 IS의 생각이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과 악, 이분법적인 관념이 아니라 조화와 상생으로 이끄는 정신이다. 나의 생각과 신념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것 역시 똑같이 소중함으로 존중하라는 프랑스의 톨레랑스(관용:Tolerance)가 그것이다. 이는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과 같다. 
 
14년 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대테러전쟁을 진행했지만, 테러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인류정신의 패러다임을 상극에서 상생으로 바꾸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처벌과 함께 인류정신의 확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