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은 수능이 있는 날로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다. 하루 점수의 차이가 합격의 당락을 가르는 운명적인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능을 기준으로 한 대입환경은 큰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의 상위권 15개 대학이 수능전형에서 수시 전형으로 신입생 선발기준을 선회하고 있다. 서울대는 2017학년도 수시 학생부 전형의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를 비롯한 한양대와 서울시립대, 서울과학기술대는 수능에서 한 문제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아예 없앴다. 수능만을 위주로 진학을 지도하는 사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달 28일 고려대는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정시(수능 성적 위주의 전형)와 특기자 전형을 줄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은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미래형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늘날 미래형 인재는 바로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뜻한다. 주어진 틀 안에서만 문제를 푸는 수동적 인재가 아니라 문제해결력을 지닌 창의적 인재를 요구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인성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입시제도로는 이와 같은 인재를 선발할 수 없다고 대학은 판단한 것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끝없는 경쟁은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교육계의 자성과 교육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1년의 고교 완전자유학년제로 운영하는 대안학교도 등장하여 사회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개교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자기주도적 생활과 체험적 인성교육으로 글로벌 인성영재를 양성하는 1년 과정의 대안 고등학교다. 학생들은 1년 동안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경제 활동, 사회참여활동을 통해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성영재로 성장한다. 또한, 뇌를 활용하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학습하여 도전정신, 원하는 꿈과 목표, 진로를 스스로 설정하고 성취하는 능력을 키운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과 진로를 탐색하고 성취하는 능력은 그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능력이다.

대학을 진학하는 이유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수능 이후 점수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속출했다. 단 하루의 시험으로 그 학생의 모든 것을 평가하고 결정하는 일은 무책임하고 가혹한 일이다. 점수와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사회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벤자민인성영재학교와 같은 교육시스템이 공교육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