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6일)은 비가 내렸다. 세월호 참사 1주기라 그런지 하늘도 눈물을 흘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몸도 무겁고 마음도 무겁다. 망자는 세상을 떠났고 산자는 책임을 유산처럼 떠안게 됐다.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은 상주(喪主)다. 옷이나 마음속 깊이 노란리본을 달았다면 상복을 입은 것과 같다. 침묵으로 고인들의 명복(冥福)을 빌 뿐이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이후의 1년은 갈등의 기간이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정부와 여야 등 정치계의 논쟁,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대립이 그렇다. 일부 단체는 세월호 피해 유가족 농성장을 철거하고 특별법 또한 폐기하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없다. 오로지 나의 주장만 옳다는 식이다. 이러한 어른들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난해 국학원은 세월호의 침몰은 대한민국의 인성이 무너진 것에 비유, 인성회복국민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법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법을 따르지 못하는 사람의 인성이라면 어떠한 심판을 받는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인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신 광복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 이후 8월 광복절에는 17개 시·도에서 국학원 회원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인성회복 대한민국'을 외쳤다. 12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됐다. 
 
이 모든 과정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먼저 ‘내 탓이요’라는 자세다. 세월호 침몰을 교통사고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것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남의 문제로 본다. 그러니 “지겹다. 이제 잊자. 그만해라!” 라며 팔짱을 끼고 관전하는 자세가 된다. 우리의 아이들이 이들처럼 남을 탓하고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이어 스스로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인성이 학교에서만 가르쳐서 만들어질까? 부모가 사람답게 사는 모습이 어떠한지 보여줄 때, 자녀들이 그대로 따라하면서 배운다. 그렇지 않은 집안의 아이가 학교에서 도덕 점수를 100점 맞는다고 해서 과연 인성이 만들어질지는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성교육은 학교뿐만이 아니라 관공서, 기업, NGO 등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가까운 이웃과도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은 아이들이 매일 접하는 인성교육이다.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비양심적인 사람이 있다. 그런 곳에는 ‘CCTV 설치했다. 고발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라고 하는 등 고압적인 문구를 내건다. 하지만 화단을 조성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지적이 아니라 몸소 해결에 나선 용기다. 그것은 칭찬을 받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으로부터 인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내가 먼저 변하려고 할 때 우리의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마음이 사람(人)인지 동물(獸)인지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이어 이웃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면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18살 꽃다운 나이로 진도 앞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서다. 상복을 벗기에는 아직 대한민국의 인성이 회복되지 않았다. 나부터 나로부터 인성회복 국민운동을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