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은 도마 안중근 의사의 순국일이다. 안 의사의 서거 10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날에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안 의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시위도 있었다. 최근 일본 아베 총리가 자위대를 ‘우리군’으로 표현하는 등 노골적인 우익행보를 하고 있어 안 의사의 정신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것은 학교에서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안 의사를 두고 ‘성형외과 의사인가요?’라고 되묻는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 다니고 있다. 주변국의 역사왜곡보다 더 바꿔야 할 것은 역사무지(歷史無知)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안중근보다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주목하자. 한 사람의 인생은 부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조 여사는 사형선고를 받은 아들에게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죽으라는 편지를 썼다.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을 가장 큰 불효라고 배웠지 않았는가? 효보다 충(忠)을 선택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생전에 보여준 것이다. 
 
백범 김구도 마찬가지다. 그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2004년에 펴낸 『백범 김구 평전』에서 곽 여사가 50살 넘은 아들 김구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린 일화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나석주 의사가 상해에서 백범과 함께 지내면서 백범의 생일임을 알고 자신의 옷을 저당 잡혀 고기와 반찬거리를 마련하여 곽 여사에게 갖다 드렸다. 그날 밤 이 사실을 알게 된 곽 여사는 손님들이 돌아가자 회초리를 준비해서 들어온 후 아들의 종아리를 걷어 올리게 했다. 그리고 사정없이 후려쳤다. “독립운동을 한다는 사람이 자기의 생일 같은 사소한 일을 동지들에게 알려서 그의 옷을 저당해 생일을 차려 먹다니….” 그제야 어머니의 뜻을 안 백범은 무릎을 끊고 앉아서 잘못을 빌었다.
 
김구는 한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다. 그의 잘못을 꾸짖는 어머니의 스토리가 11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요즘 아이들이 역사를 잘 모른다고 탓하는 것도 잘못이다. 그동안 어른들이 지식 위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는 “문제는 시험이 역사를 망친 것이다. 뭔가를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을 왜 알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결국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독립군의 활동만 달달 외울 것이 아니라 과거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필요할 것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는 7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아무리 인성교육을 가르쳐도 부모의 삶에서 배울 것이 없다면 아이들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은 코리안스피릿과의 인터뷰에서 인성교육은 “자신의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워서 학사, 박사가 된들 뭣하겠느냐며 광복군에 입대한 지복영 애국지사가 있다. 그녀의 아버지가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이다. 독립군을 길러낸 부모의 삶이 ‘인성 교과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