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이 누적 관객수가 천만 명을 거뜬하게 넘었다. 왜 우리는 국제시장에 열광하는가? 흥남 부두에서 미군과 국군의 철수를 위하여 떠나는 미국 군함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라타고 남쪽을 향하여 피난 온 소위 ‘삼팔따라지’들과 하루하루 목숨을 잇기 위해 ‘목숨 걸고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참혹한 정경과 서러운 마음은 국민애창곡이 되어 온 국민의 가슴에 남아 있다.

 

▲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를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 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다.”

영화 ‘국제시장’은 미국군함에 올라타기 위한 아비규환의 피난길에 아버지와 동생을 잃어버리고 소년 가장이 되어버린 영락없는 ‘윤덕수 이력서‘이다. 우리들의 청년가장 ’윤덕수‘는 듣도 보도 못한 머나먼 독일, 어둡고 뜨거운 막장의 광부가 된다. 생명을 담보로 외화를 벌어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송금하고, 파독 간호사와 결혼하고 귀국한다. '아버지 윤덕수‘는 달러를 벌기 위해 다시 월남의 밀림으로 향한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은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함께 살기 위하여서였다. 단 하나뿐인 목숨을 수없이 내던지면서 살아온 국제 시장의 늙은 장사치 ’윤덕수‘는 이제는 찾아오시지 않을 아버지의 가게 ’꽃분이네‘를 마음에서 내려놓는다. 그리고 부인의 손을 잡고 비로소 고단했던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한다.
우리는 왜 그리도 억척스럽게 살아 왔는가!

비극적인 약소국의 국민으로 평생을 그리워한 아버지와 동생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서이다. “금순아 굳세어다오 남북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
아직 통일은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의 노력은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져 세계의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민주주의와 경제력을 동시에 갖춘, 모두가 부러워하는 지구 유일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였다.
영화 ‘국제시장’의 눈물과 웃음은 미증유의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우뚝 일어선 거짓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그리도 당당한 우리의 자화상에 우울한 색깔이 덧칠되어지고 있다. '땅콩회항'으로 만천하에 웃음꺼리가 된 갑의 횡포, 잔인한 가족파괴, 유아 폭력, 종북 논란, 공직기강 해이 등의 사태가 쉴 틈 없이 몰아치고 있다. 모두가 인간이 인간의 성품을 잃어버린 ‘인성 상실’이 근본 이유이다. 우리는 가난했으나 인간끼리는 인정이 넘치는 사회를 이루었다. 날짐승에게는 까치밥을 남겨두고, 땅속의 미물들이 뜨거워하고 다칠까봐서 설거지물도 식혀서 버리던 높은 인성을 구가하는 민족이었다. 만물과 조화롭게 하나 되는 ‘접화군생接化群生’의 깨달음과 뭇 식물, 동물의 생명력을 두루 보호해주던 ‘주호물력周護物力’의 사회제도가 이루어진 높은 문화민족이다.

지금의 인성 상실은 우리가 영어영재, 과학영재, 수학영재를 열심히 육성했으나 가장 중요한 ‘인성영재’는 길러 내지 못한 탓이다. 인성 영재란 집중력, 인내력, 창조력, 책임감, 포용력을 갖춘 청소년을 말한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수련을 통하여 자신의 몸을 스스로 맑게 유지 하여 나라의 기둥이 될 인재를 뜻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인성영재 육성 교과서인 ‘참전계경參佺戒經’ 제 339사 담淡에는 지금의 사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명시 되어 있다.

“몸이 맑으면 복이 따른다. 몸이 맑게 하면 모두가 덕을 이루고 인류는 단 한 사람도 본성을 잃지 않고, 국민들은 단 한 건의 법도 위반하지 않는다.”

이것은 애써서 이루어야 할 멀고 높은 목표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DNA에 기록 되어 있는 우리가 교육을 통해 인성 대국을 이루었던 역사적인 경험이다. 그러므로 새롭게 어디서 가지고 와야 할 것이 아니라 기억해 내기만 하면 될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꿈은 이루어진다.

사)국학원 상임고문, 전국민족단체 협의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