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났다. 출신지는 한국이다. 부모는 웹(Web)과 만화(Cartoon)이다. 누구일까? 눈치 챘을 것이다. 웹툰(Webtoon)이다. 그의 첫 활동무대는 2002년 야후코리아, 2003년 다음(Daum)이었다. 그해 강풀의 <순정만화>가 나왔다. 기존의 만화책은 좌에서 우로 1페이지씩 넘기면서 봤다. 웹툰은 PC 모니터에서 마우스를 아래로 스크롤 하며 읽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 지 우려했다. 웬걸,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등극했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 디지털 문화콘텐츠인 ‘웹툰(Webtoon)’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웹툰 체험전 ‘올 웹툰’이 5월 27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8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체험전은 전시, 체험, 토크콘서트,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오는 8월 24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서울 서초구)에서 열리는 ‘웹툰 체험전’을 다녀왔다. 전시, 체험, 토크콘서트, 교육 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보니 전시와 함께 체험관이 인기다. 미생(윤태호), 죽음에 관하여(시노, 혀노), 신과 함께(주호민) 등 웹툰 작가의 대표작 10편을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 본다면 일찍 가야할 것 같다. 평일(27일)인데도 시민은 웹툰 관람에 집중하고 있었다.

필자는 영화를 좋아한다. 꽃할배 이순재가 출연한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황정민․유준상․윤제문 등이 출연한 <전설의 주먹>을 웹툰으로 보니, 동창생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대형 스크린을 손으로 터치하면서 볼 수 있다.

주옥같은 웹툰의 명대사는 전시의 한 축을 장식했다. 또 작가의 작업공간은 어떠한가? 책장에는 추억의 만화책이 가득했다. 그곳에 작가는 없었다. 하지만 한 작품을 만들기까지 혼신을 다했을 작가의 산고(産苦)는 느낄 수 있으리라.

전시에서 주목한 것은 웹툰의 ‘힘’이다. 그것은 책,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장르라는데 있다. 전문용어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고 부른다. 한 장르의 성공이 다른 장르의 문화상품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시너지 효과’다.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7백만 관객을 돌파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지금도 티켓파워를 자랑한다. 웹툰이 문화산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 디지털 문화콘텐츠인 ‘웹툰(Webtoon)’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웹툰 체험전 ‘올 웹툰’이 5월 27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8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체험전은 전시, 체험, 토크콘서트,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변화의 ‘속도’가 다르다!

그렇다면 웹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독자를 끌어들인 '프레임(Frame)'이었다. 이는 100년 동안 칸에 갇혔던 만화와의 차별점이었다.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만화에서 칸은 중요한 시공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칸은 만화를 규정짓는 형식 중 하나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콘텐츠가 생기면서 바뀌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던 칸과 페이지는 사라지고 '프레임(Frame)'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생겨났다. 웹툰의 프레임은 현실을 끄집어들이는 창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웹툰 프레임은 공간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여 몰입시키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웹툰이 기존 출판문화에 비해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전이가 빠른 이유는 웹툰이 지닌 프레임 변화를 들 수 있다. 칸이라는 틀을 100년 넘게 지켜온 우리 만화에서 칸을 벗어나 웹툰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데는 5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웹툰은 호흡이 빠르고, 변화된 멀티미디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김정영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는 웹툰의 성장 속도에도 주목한다.

“웹툰은 10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발전해왔다. 출판만화를 스캔해서 독자에게 서비스한 0세대, 마우스를 클릭하여 만화를 한 컷씩 보는 방식인 1세대, 마우스 스크롤로 이동하여 웹툰을 위아래로 보는 방식의 2세대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피시(PC)에 직접 손을 접촉하여 웹툰을 위아래로 보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3세대로 발전했다. 근래에 활발하게 시도되는 방식인 4세대 방식은 음향과 애니메이팅을 결합하여 멀티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현재 진행형 방식이다. 이처럼 ‘웹툰’은 다양하게 진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 디지털 문화콘텐츠인 ‘웹툰(Webtoon)’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웹툰 체험전 ‘올 웹툰’이 5월 27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8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체험전은 전시, 체험, 토크콘서트,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웹툰 마니아라면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인기 웹툰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강냉이․황준호 작가의 <스릴러, 액션 웹툰의 모든 것(6월 11일)>, 김인정․고아라 작가의 <알다가도 모를 웹툰 속 여자들의 심리(6월 25일)> 전진석․시니 작가의 <웹툰 스토리 작가를 알려주마(7월 9일> 등이 그것이다.

강연 7일 전부터 누리집(www.nl.go.kr)을 통해 선착순 120명을 무료로 접수한다. 또 장래 웹툰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무료 웹툰교육도 준비되어 있다. 유명작가들의 노하우를 배울 기회라고 하니 서둘러야겠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는 웹툰과 관련하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종합적인 전시로서 관람객에게 웹툰의 새로운 미학적 신선함을 안겨주고, 국내 웹툰 산업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웹툰 체험전 ‘올 웹툰’은 (사)한국만화가협회, 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