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이 시작되나 싶을 정도로 날이 더워졌다. 아직 5월 중순이지만, 요 며칠 전국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았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의 기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1년 여름 시작일은 5월 25일, 2012년은 5월 21일, 2013년은 5월 23일로 ‘6월부터 여름’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인간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어쩌면 이제는 전 세계가 이미 ‘기후불황(The Climate Recession)’의 시대로 접어든 지도 모른다. 신간 <기후불황>은 ‘오일쇼크’보다 충격적이고 ‘금융위기’보다 파괴적인 새로운 불황의 시대, 기후의 역습에 대해 언급하며 지구인의 의식을 깨우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지구는 이미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기후불황에 대한 경고는 세계 곳곳에서 발표되고 있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지도(2012~2013년 기준)’를 보면, 기후이변으로 인한 경제피해가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10여 년간의 대형 자연재해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 2003년 기상이변으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7만 명 사망
-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 해안을 강타, 1,244조 원 피해 발생
- 2012년 미국 남동부에 가뭄이 현재까지 지속되며 350억 달러 피해 발생. 전 세계적 식량 위기 초래.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으로 지목
- 2013년 미국 알래스카의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 마을 침수, 수천 년간 고향을 지켜온 원주민의 이주 논의
- 2014년 초 강원도에 2m가 넘는 폭설, 눈이 희귀하던 울산, 경주는 폭설로 인명피해 발생. 울산에서만 1,00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 발생

 

▲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면에서는 중국의 배출량이 단연 가장 높지만, 1인당 배출량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가장 높다. 한국은 단일국가 총 배출량에서 세계 7위이다. 1인당 배출량에서는 4위에 랭크될 정도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자료출처=EDGAR database, Committee on Climate Change]

이 책은 기후불황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저탄소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영국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녹색정부’를 표방하고 있으며, 미국은 “기후변화야말로 대량살상무기’라고 선언하며 탄소 경제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나라의 정부와 기업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부와 기업이 탄소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저탄소 경제 체재로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기후는 지구의 건강 상태와도 같다. 국가와 기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자각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야 할 때다. 우리 모두 봄의 싱그러운 날씨를 즐기기에 앞서 한 번쯤은 곰곰이 지구의 기후변화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김지석 저 ㅣ 센추리원 ㅣ 406페이지 ㅣ 1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