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미래를 알고 현실을 개척하고자 하는 인간의 부단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오늘날 사주 카페나 점집, 운세 사이트가 흥행하는 것도 이 같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설사 누군가가 미래를 알려준다 한들 그 미래를 제어할 자신만의 철학과 인생 원리가 없다면, 삶은 도돌이표 찍듯 제자리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운(運)이라는 에너지 현상에 눈을 흐리지 말고 인생 밑바닥에 깔린 우주의 이치를 꿰뚫어보라 이야기한다. ‘삶을 잘 살아간다’는 것은 평생 좋은 일만 좇는 것이 아니라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희노애락(喜怒哀樂) 그 이면의 원리를 깨닫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서 <365일 인생을 보는 지혜, 주역>은 일 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알아보는 점복술로만 인식되어 온 주역(周易)의 참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역 구절에 톨스토이의 문구를 함께 배치해 동서양 철학의 진수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독자가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세상사의 핵심을 365일로 나눠 간결한 잠언 형식으로 풀어냈다.

유교 3경(三經) 중 하나인 주역은 운명을 점치는 점괘나 미신이 아닌, 통찰력과 직관력으로 삶의 지혜를 담아낸 저서이다. 단순히 자신의 운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근본 이치를 이해하고 현실을 살아 나가는 방법을 담고 있는 ‘인생 사용설명서’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다 글로 옮겨 적을 수는 없다. 또한 말은 마음이 움직여 느끼는 모든 것을 그대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역은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을 남기지 않고 망라하기 위해서 사상(事象)과 만물을 상징하는 ‘상(象)’, 때와 장소 그리고 위치를 나타내는 ‘64괘’, 그것을 해설하는 말인 ‘사(辭)’로써 모든 변화와 그 깊은 뜻을 나타내 보이려 한 것이다.” _ 책 본문 중에서

역술계의 대부로 손꼽히는 저자 남덕(南德) 선생은 "주역을 익히면 점을 치지 않고도 때가 변하는 조짐을 깨닫는 통찰력과 직관력을 갖추게 된다. 반드시 때에 들어맞는 ‘시중(時中)’이 있다"며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고 그 때를 향해 가는 정신이 주역의 본뜻"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주역은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 그 힘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길흉화복이 인간살이에 어떻게 투영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영원불멸하는 세상의 이치를 알아서 자기 인생에 접목할 수만 있다면 주어진 그릇대로 보람과 기쁨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물이 운용되는 세계의 법칙 자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자연의 법칙을 인간사에 적용하며 현실에 대처하는 비결을 알려준다.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의사 전달 기술을 반드시 익혀야 하는 이유’,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져 곤궁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사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과거를 밝혀 현재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헤아려 볼 수 있다. 저자는 주역이란 책을 통해 그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의 버거움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 운행의 법칙을 깨달아 자신의 삶을 확고히 살아가고 싶다면 이 저서를 한 번 읽어보라.

“두 가지 평화가 있다. 하나는 소극적인 평화이다. 그것은 마음을 고달프게 한 소란이 사라진 데 불과하다. 그것은 투쟁 후에 오는 평온이며 폭풍이 지난 뒤의 평온이다. 다른 하나는 더욱 완전한 정신의 평화이다. 이는 모든 것을 이해한 믿음의 평온이며 이 안에 인간의 행복이 있다.” _ 책 본문 중에서
 
남덕 저 ㅣ 인문학서재 ㅣ 416페이지 ㅣ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