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중앙부처 소속 국학기공 동호회원들은 바쁜 업무 중간에 기체조, 호흡,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다. 수십 명씩 가입하는 동호회도 있지만 , 소수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잘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박금해 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 총무(56, 기획총괄과 사무관)는 중앙부처 국학기공대회의 산 증인이다. 11년 동안 동호회 살림을 책임졌다. 1회 국학기공 대회 창립 비화도 밝혔다.

화려했던 역사도 있었고 고비도 많았다. 박 총무에게 ‘장수하는 동호회’ 운영을 물어봤다. 

▲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박금해 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 총무(기획총괄과 사무관)는 11년 동안 동호회 살림을 맡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수련장을 찾아라!

사람들이 몰리는 식당도 장소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앞두고 박 총무의 고민은 수련장이었다.

“과천에 있을 때는 세종에 가면 이렇게 저렇게 활동해야지, 수련장을 이렇게 꾸며야지, 굉장히 기대에 부풀어서 왔어요. 실제로 와보니깐 공간이라는 부분이 없어서 정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죠.”

그녀와 함께 찾아간 곳은 야외 수련장이었다. 주차장 옆이지만, 인공폭포도 있는 곳이라 수련하기는 안성맞춤이었다. 큼지막한 현수막을 내걸고 동호회원을 모집한다고 손전화를 남겨놓았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자 야외수련장 운영은 어려웠다. 두 번째로 올라간 곳은 옥상정원과 가까운 실내 수련장. 박 총무의 마음에는 썩 들지는 않지만 아무튼 첫 단추를 끼는 단계라고 봤다.

반면 박 총무가 트레이너로 나서는 농림축산식품부 수련장은 천장이 넓고 사방이 트인 공간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곳을 찾았는지 모르겠다”라며 안완기 총무(농림축산식품부 힐링명상동호회)를 부러워하는 이유다.

실제로 3편에서 소개된 것처럼(클릭 ) 수련하는 모습을 누구나 볼 수 있다는 ‘개방성’은 동호회 홍보에 유리하다. 발품을 팔아야 좋은 집을 얻듯이 ‘좋은 수련장 찾기’는 동호회 운영의 첫 번째다.

▲ (좌)지난 2002년 최초로 열린 중앙부처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국토교통부는 단공대맥형으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우)지난 2002년 설립한 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는 활발한 활동으로 타 부처 동호회 보급에도 앞장섰다. 사진은 2009년 9월에 발족한 국토지리정보원 동호회원들이 수련하는 모습(제공=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

이벤트를 열어라!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2년 3월 10명으로 창립했다. 그동안 배출한 강사만 50명이 넘는다. 제1대 오용제 씨와 성배경 씨가 공동으로 회장을 맡았다. 현재 9대 회장은 김병수 중토위 상임위원이다. 박금해 총무는 1대부터 9대까지 회장과 함께 동호회를 이끌고 있다.

“제가 총무를 계속했어요. 그것이 침체의 요인이 아닌가 빨리 그만두어야 하는데, 하하. 만년 총무죠.”

그녀는 몇 번인가 그만두고 싶었지만 모두 맡지 않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동호회를 이끄는 보람은 무엇일까?

“많이 느끼죠. 어떤 이벤트를 공지하면 직원들이 참여해주세요. 제 얼굴을 봐서 회비를 내시거나 지원해주시기도 하고요. 저도 그분들에게 동호회 소식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녀가 국학기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도였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으로 파견 나갔다가 수련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사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됐다. 이후 정부과천청사로 돌아와서도 수련을 계속하고 싶었다. 가까운 곳을 찾다가 만난 단월드에서 본격적으로 기체조와 명상, 호흡 등을 배웠다. 이곳에서 만난 공무원과 의기투합해 2002년 3월 16일 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옛 단학동호회)가 발족하게 된 것이다.

중앙부처 국학기공대회를 최초로 개최한 것도 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였다.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앙부처 동호회를 지원한다는 공문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우리도 대회를 개최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번 해보자고. 처음에는 행정안전부에 계획서 낼 때는 2백만 원 정도 적었던 것 같아요. 행정안전부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 돈으로 되겠느냐고요? 그래서 다시 수정해서 냈는데 그때 최초로 7백만 원인가 받은 것 같아요. 전국국학기공연합회 도움을 받았고 행사를 개최했죠. 장관님이 대회사를 하셨어요. 굉장했어요.(웃음)”

당시 참가부처는 11개 동호회에 이른다. 최우수상은 단공대맥형으로 출전한 국토교통부 차지였다. 이후 5회 연속 입상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가 됐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중앙부처 대회는 타 부처 동호회 개설에도 자극이 됐다. 국방부, 노동부, 감사원 등 10여 개 부처로 동호회가 파급됐다.

이밖에 유답, 민족혼 등 의식개혁 프로그램을 사내에 전파했다. 직원 연찬회에서 바숨체조와 기공, 웃음수련을 진행했다. 지난 2004년 7월 6일에는 내부 통신망에 동호회 사이트를 개설했다. 그해 11월 12일에는 동호회 혁신활동 사례가 사내 혁신우수사례발표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매달 1회 수원에서 무료급식활동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동호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계속 공지를 하고 활동을 하니깐 요. 이제는 너무 많이 알려져서 탈이라고나 할까요.”

▲ 박금해 국토교통부 힐링명상동호회 총무(기획총괄과 사무관)가 야외수련장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지역사회를 힐링하자!

그녀는 국학기공 활동가로서의 삶 이전과 이후는 180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뭐랄까? 이전에는 결혼해서 일과 직장 2개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버거웠어요. 시어머니와 남편, 시댁관계 이런 것만으로도 제 고민의 모든 것을 차지했으니까요. 이제는 생각하는 차원이 넓어졌죠. 지구를 생각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고..(웃음) 정책을 수립할 때도 홍익의 마음으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마음을 실어서 초안을 잡게 되죠. 사람들을 만날 때도 영혼을 만나는 느낌으로 소중하게 다가가는 점은 달라진 것 같아요.”

뿐만이 아니다. 건강검진 외에는 병원에 안 간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녀에게 국학기공은 “공기처럼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동안 중앙부처 동호회는 많이 개설됐지만 또 사라지기도 했다. 정책에 따라서 동호회를 지원하는 부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동호회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안타까운 것은 동호회원들이 갈 곳이 없다는 점이다.

박 총무는 동호회 운영에서 잘난 사람 1명보다 함께하는 사람 3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양성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요. 인재가 정말 필요하구나. 빨리 후계를 양성해야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최소한 3명이 필요해요. 유지하는 게 너무 중요하거든요. 어쨌든 3명이 있어야만 명맥이 유지되지 한 사람이 잘하다가 사라지면 동호회가 없어지니까요.”

동호회 이름도 단학동호회=>파워브레인=>힐링명상으로 바뀌었다.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남달랐다. 현재 주 3회 월수금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수련하고 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명상 트레이너를 초청해서 공개 강연회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교육부나 타 부처 국학기공 동호회가 세종으로 이전하면 동호회 교류도 활발할 전망이다. 그러나 동호회 활동으로만 머무를 수 없다. 그녀의 꿈은 ‘힐링’이다.

“코리아스피릿 클럽(KSC) 충청지부를 만들고 싶어요. 이곳에 인재들이 많으니깐 재능기부도 하고 지역사회를 힐링하는 것이 꿈이에요. 올해 안으로 발족할 예정에요. 굿뉴스도 많이 만들 테니 기대하세요.”

<완>

1편 [국방부] 작년에는 부채기공으로 준우승, 올해는?(클릭 )

2편 [경찰청] 우승하고 싶은가? 출석을 높여라! (클릭 )

3편 [농림축산식품부] 명상으로 힐링하면 서로 좋으니 이것이 ‘홍익’이죠!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