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국방부] 작년에는 부채기공으로 준우승, 올해는?(클릭 )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8층 상무관. 20여 명의 사람이 아랫배 단전치는 소리가 우렁차다.

이들은 오는 16일 안방에서 치러지는 중앙부처 국학기공 대회에 출전하는 경찰청 국학기공 선수들이다. 이들은 매주 월수금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심신을 단련하고 있다.

이정우 국학기공 강사(서울국학원 교육국장)가 11시 50분부터 기체조, 호흡, 명상 등을 지도하고 있다. 동호회장은 정창옥 계장, 총무는 생활질서과 서은주 씨가 맡고 있다.

서 총무는 한 손에 출석부를 들고 동호인들을 파악하고 있다. “많이 왔느냐”라고 물어보니, “오늘은 20여 명 정도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등록된 회원은 40명이 넘는다. 남자보다 여자가 많았다.

이에 대해 “남자들은 이동이 잦아서 꾸준히 나오기 힘들어요. 점심 때 부하 직원들과 같이 나가잖아요. 혼자 운동한다고 나와 버리면 약간 그런 게 있잖아요. 그러다보니깐 회원들은 여자가 많은 편”이라고 서 총무는 설명했다.

이날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서 자세를 잡고 기공을 펼쳤다. 

이 강사는 연습이 끝나자 회원들을 자리에 눕게 했다. 동작을 멈추고 ‘음악’만 듣게 했다. 뇌 속으로 ‘상상 기공’을 해보는 것. 이른바 이미지트레이닝이다. 대회를 앞두고 긴장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경찰청 국학기공 동호회원들이 오는 16일 2013 중앙부처 국학기공 경연대회를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우승비결을 물어보니

경찰청 동호회는 지난해 중앙부처 국학기공 동호회 우승을 차지했다.(클릭 ) 우승 경력만 4~5회를 자랑한다. 2000년에 창립해서 올해로 13년 차다. 흥미로운 것은 회원 중에 창립 멤버가 많다는 점이다.

장인숙 씨(과학수사센터)는 “2000년 3월 13일. 제가 첫날부터 했던 사람이에요.”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장 씨는 수련 효과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비염도 없어지고 위장병도 없어지고 척추도 약간 휘었는데 바르게 되었죠. 좋은 것은 한둘이 아니에요.”

그녀는 컴퓨터 앞에 종일 앉아서 몸이 찌뿌둥할 때도 스트레칭과 명상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수련에 대한 장 씨의 사랑은 한결같다.

“옆에 피트니스 클럽도 있는데요. 해본 운동 중에는 단학(국학기공)이 제일 나아요. 다시 오는 회원이 많죠. 모든 운동 중에 이 운동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말해요.(웃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의정 씨(교통기획과)는 “저도 같은 날 시작했어요. 동호회 만들 때 모인 멤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국학기공의 매력을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에서 찾는다.

“저는 육체도 좋아지지만 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나 할까. (국학기공이) 나름대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당시 종교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때 이것을 만났거든요. 이제는 종교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종교는 아니지만, 종교처럼 마음을 잡아주는 수련이라고 봐요.”

매번 국학기공 대회에서 입상하는 비결을 물었다.

“일단은 매일 수련하는 인원이 많습니다. 평균 20명 정도인데요. 동호회에서 20명 정도 나오기 힘들거든요. 경찰청에서도 가장 많은 동호회 참석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참여율에서 찾고 싶습니다.”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도 우승할 것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주최하니깐 주최국이 우승하면 그렇잖습니까? 경쟁하는 운동이라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수행하는 운동이잖습니까? 우승보다 준우승으로(하하)”라고 답했다.

▲ 경찰청 국학기공 동호회원들이 단체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00명 수련하는 그 날까지

서 총무는 3년 전에는 지하 체력단련실에서 수련했다고 밝혔다. 협소한 공간이라 불편했다. 다시 건물이 확장되고 상무관이 갖춰지면서 수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전용 수련장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100명이 수련하는 비전을 세웠다.

이날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한 정창옥 회장(교육담당관실 교육운영계장)은 14일 코리안스피릿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같은 비전이라고 밝혔다.

“회원 수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동호회가 직장 내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자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회장은 동호회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신입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본다. 밝은 기운을 나누면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

그는 동호회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제 역량은 부족하지만 회원들과 다른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으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동호회 활동을 통해서 좋은 기운을 공유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오는 16일 대회는 서포터 역할을 자처했다.

“우리가 주관하면서 다른 분들이 즐기는 대회가 되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하겠다. 미흡할지 모르겠지만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모든 부처 공무원과 가족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익경찰에 대해서도 “경찰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평상시 힘든 업무로 국민에게 지친 모습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국민과의 관계에서 고충을 들어주는 자세,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라며 “인력이나 장비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마음이고 큰 밑천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정 회장은 말했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