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들고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며 젊은이들이 말했다. 15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우체국 앞. 시민들이 약속 장소로 많이 잡아 일명 '우다방'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광복절 태극기 들어 대한민국의 얼을 깨워주세요!"라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세계국학원청년단과 광주국학원이 주최했다. 세계국학원청년단은 “광복절 태극기를 들어 대한민국의 얼을 깨워주세요!”라는 주제로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태극기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딱딱한 의식이 아니라 춤과 퍼포먼스를 곁들인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광복이 된지 68주년을 축하하는 자리.

국학청년단의 크레용 팝 댄스로 시작하여 얼찾기 서명과 태극기몹 개인별 사진 찍기, 역사왜곡 만평 전시회 등 다양하게 진행하였다.
이날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김구, 박은식, 신채호, 윤봉길 의사, 조성녀(조마리아)여사의 어록비 낭독으로 절정을 이루었다. 어록비 낭독에 함께한 시민들이 감동하여 크게 박수를 쳤다.
한복을 입고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회원이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에서 우리나라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부분을 큰 소리로 낭독했다.
백범 김구 선생 어록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을 받아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 믿는다.
ㅡ 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민족역사가 단재 신채호 선생 어록에서는 국혼 부활을 외친 부분을 소개하였다.
단재 신채호 어록
우리나라에 부처가 들어오면 한국의 부처가 되지 못하고 부처의 한국이 된다. 우리나라에 공자가 들어오면
한국의 공자가 되지 못하고 공자를 위한 한국이 된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오면 한국을 위한 예수가 아니고 예수를 위한 한국이 되니 이것이 어쩐 일이냐! 이것도 정신이라면 정신인데 이것은 노예정신이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귀에 애국이란 말이 생생하게 울려 퍼지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그 눈에 나라라는 글자가 배회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손이 항상 나라를 위하여 봉사케 할 것이며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혈혈누누(血血淚淚)가 나라를 위해 솟구치게 할 것인가?
이는 오직 국혼 부활로 할 뿐이니라!
민족역사가 백암 박은식 선생의 어록에서는 "국혼이 살아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낭독했다.
백암 박은식 선생 어록
국학 국교 국어 국문 국사는 국혼에 속하는 것이요 전곡, 군대, 성지, 함선, 기계 등은 국백에 속하는 것으로 국혼의 됨됨은 국백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학과 국사가 망하지 아니하면 국혼이 살아 있음으로 그 나라는 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라가 기울어져 가고 정신이 혼몽해지는 것은 국민의 역사의식이 절대로 빈곤하고 용기와 민족의 자부심이 정립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정립하는 길은 겨레의 얼을 개발, 발전시키며 민족혼을 주체적으로 정립하여 떳떳하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비록 형식상의 국가가 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신적 국가가 망하면 그 나라는 이미 망한 나라이며, 정신적 국가만 망하지 않는다면 형식상 국가는 망하였을지라도 그 나라는 망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나라는 멸망하더라도 역사는 없어질 수 없다고 했으니, 나라가 형체라면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이 살아있으면 형체도 부활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역사라는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이며 이 때문에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쓰는 것이며 이를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ㅡ 「한국통사」'결론'에서
상하이 의거를 일으켜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윤봉길 의사는 거사 전에 두 아들에게 '강보에 싸인 두 兵丁에게"라는 시를 썼다.
윤봉길 의사 어록 낭독.
제가 항상 가슴속에 품어왔던 마음을 표현한
글이 있습니다. 들려 드리겠습니다.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해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다짐하였다.
우리 청년 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한층 강의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라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하였다.”
홍쿠어 공원 거사 전에 어린 두 아들에게 마지막 유서를 썼습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아비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강보에 쌓인 두 병정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잔 술을 부어 놓아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조성녀(?~1927년) 여사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이자 독립운동가이다. 조 여사는 아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1910년 2월14일 일제에 의해 사형 판결을 받자 항소하지 말라고 권했다.
조성녀 여사 어록
나는 조성녀라고 합니다. 안중근의 어미 되는 사람이지요. 중근이가 큰일을 했을 때 나는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제게 한 가지 걱정이 있어 중근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중근아!
네가 이번에 한 일은 우리 동포 모두의 분노를
세계만방에 보여준 것이다.
이 분노의 불길이 계속 타오르게 하려면,
억울하더라도 상고를 하지 말고
우리 민족의 대의를 위해 거룩한 죽음을 택해야 될 줄로 안다.
옳은 일을 한 사람이 그른 사람들에게
재판을 다시 해 달라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의 영웅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이등박문을 죽인 너를
일본 놈들이 살려줄리 있겠느냐
혹시 자식으로서 늙은 에미보다 먼저 죽는 것이 불효라고 생각해서
상고하겠다면 그건 결코 효도가 아니다.
기왕에 큰 뜻을 품고 죽으려면 구차히 상고를 하여
살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남기지 않기 바란다.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아라
떳떳하게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망치 아니한다.
내세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다시 세상에 태어나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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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입니다.

이날 행사는 대한독립만세, 얼찾기 만세 삼창으로 태극미몹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