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나운규. 이미지 서경덕 교수실
아리랑 나운규. 이미지 서경덕 교수실

제105주년 삼일절을 맞아 가수 송가인과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민족의 혼 〈아리랑〉을 영화로 제작한 춘사 나운규(羅雲奎, 1902~1937)를 소개하는 다국어 영상을 공개했다고 2월 29일 밝혔다.

영상을 기획한 서 교수는 "점차 대중에게 잊혀져 가는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영상으로 이들의 삶을 널리 알리는 일은 지금 우리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각종 SNS로 전파중이며, 특히 전 세계 주요 한인과 유학생 커뮤니티에도 영상을 공유해 널리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 내 아리랑을 부르고 내레이션을 맡은 송가인은 "이번 삼일절을 맞아 나운규의 삶을 목소리로 직접 소개하게 돼 기쁘며, 국내외 많은 누리꾼이 시청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4분 30초 분량의 영상은 KB국민은행 '대한이 살았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으며, 한국어와 영어로 공개되어 국내외 누리꾼에게 널리 전파중이다.

영상의 주요 내용은 감독, 각본, 주연까지 1인 3역을 맡은 영화인 나운규의 생애를 다뤘으며, 한국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작품 <아리랑>을 소개하였다. 또한 대일항쟁기 우리의 민족 의식을 일깨운 영화 <아리랑>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수많은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 새로운 방식의 '항일운동'이었다는 점을 조명했다.

제105주년 삼일절을 맞아 가수 송가인과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영화 '아리랑' 제작한 춘사 나운규를 소개하는 다국어 영상을 공개했다.  이미지 서경덕 교수실
제105주년 삼일절을 맞아 가수 송가인과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영화 '아리랑' 제작한 춘사 나운규를 소개하는 다국어 영상을 공개했다. 이미지 서경덕 교수실

 

나운규는 조선인 관객들을 울고 웃게 하면서 영화를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하였다. 영화 <아리랑>은 나운규가 직접 감독·제작·주연을 한 1926년도 작품이다. 서울서 공부하다 3·1운동 때 왜경의 혹독한 고문으로 광인(狂人)이 된 주인공이 악덕 지주의 아들이며 일본 경찰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자를 낫으로 찔러 죽이는데 그 피를 보는 순간 주인공이 의식을 회복한다. 그러나 그는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아리랑 고개를 넘는다. 그것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아리랑을 부른다. 실제로 상영할 때 온 관객이 일제히 아리랑을 합창했다고 전한다.

나운규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회령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간도 명동중학에서 수학하였다. 1919년 3월 회령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의 수배를 받게 되자 연해주를 거쳐 북간도로 이주하였다. 3·1운동 이후 간도지역에서 무장 독립운동이 활발해지자 선생은 철도·통신 등 일제의 기관시설 파괴 임무를 띤 도판부(圖判部)에서 독립군으로 활약하였다.

나운규는 1920년 북간도 국민화 소속 독립군에 가입하여 일본군 나남(羅南)사단과 회령부대와의 지원 연락을 차단하기 위해 함북 회령과 청진을 잇는 회청선 7호 터널 폭파와 전선 절단을 추진하였다. 군자금 모집, 항일격문 운반 등의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1921년 3월 징역 2년의 옥고를 치렀다. 출소 후 회령에 머물던 나운규는 1924년 1월 극단 예림회에 가입하여 연극배우로 활동하였다. 이후 부산의 조선키네마주식회사 연구생으로 입사하였고, 백남프로덕션에서 <심청전>의 심봉사 역을 맡아 연기하였다. 이후 <흑과백>, <장한몽>,<농중조>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주목받게 되었다.

1926년 10월 1일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영화 <아리랑>을 제작·상영한 후 일약 조선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이어 <풍운아>, <잘있거라>, <사랑을 찾아서> 등을 제작하였다. 특히 독립군으로 활약하던 시기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하였던 <두만강을 건너서>는 일제의 엄격한 검열로 제목을 <사랑을 찾아서>로 바꿔야 했다. 1931년 <말 못할 사정> 이후 제작한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하자 폐병이 재발하였다. 병중에서도 <오몽녀>를 제작하는 등 열의를 보였으나 병이 더욱 악화되어 1937년 8월 9일 향년 36세로 사망했다. 영결식은 <아리랑>이 개봉되었던 단성사에서 열렸다. 1993년 정부는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한편 KB국민은행과 서경덕 교수는 '독립영웅들의 숨겨진 이야기' 영상 캠페인을 국내외로 꾸준히 펼쳐 왔다. 지금까지 조명한 독립영웅은 전형필, 강우규, 이회영, 조명하, 정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