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카르타고>는 영국의 극작가 크리스 톰슨이 12년간 젊은 범죄자들과 아동을 보호하는 사회복지사로 살아온 실제 경험을 옮긴 작품으로, 영국 ‘페어슨 희곡상’ 극작상을 수상한 뛰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감옥에서 태어나 감옥에서 죽은 토미의 삶을 조명한다.

연극 '카르타고' 포스터. 이미지 극단 비밀기지
연극 '카르타고' 포스터. 이미지 극단 비밀기지

감옥 안에서 태어난 토미는 보호관찰소에서 불안정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어느 날 토미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고, 그 마지막 순간이 고스란히 CCTV에 녹화된다.

하지만 사회복지사, 교도관, 어머니 그 누구도 토미의 죽음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한다. 토미의 엄마인 애니는 교도관 마커스를 비난한다. 그러나 마커스는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는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인 수가 홀로 남은 애니를 돌보기 시작하는데….

극단 비밀기지(연출 신진호)의 신작 <카르타고>가 3월 22일(금)부터 31일(일)까지 10일 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출연 토미 최호영, 애니 조수연, 마커스 유독현, 수 김정아, 카린 강현우, 시몬ㆍ경찰관2 양지영, 경찰관1ㆍ교도관ㆍ 알렉스 김준광.

연극 <카르타고>는 2021년 두산아트랩 공연 선정작으로 한국 초연 후 “낡은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를 들춰냄으로써 우리 사회가 지닌 도덕적 양면성에 질문을 던진다”는 호평을 받으며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추천작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연출을 맡은 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DAC Artist)이자 비밀기지 대표 신진호가 이번에도 연출을 담당했다.

신진호 연출은 “우리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야 하는지 되묻는 과정이자 연극이 우리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이 작품의 부조리극처럼 보이면서도 디스토피아처럼 보이는 세계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자 그것이 사실이고 현실이 된다는 것이 작품이 주는 큰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작가, 연출, 배우의 논리가 관객의 논리와 서로 일치하지 않는 지점들을 가장 크게 고민했고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았다. <카르타고>라는 작품을 수많은 설정과 논리들로 들여다보면서 사회적 문제점들에 우리가 더 접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이처럼 <카르타고>는 감옥 안에서 태어나 불안정한 유년 시절을 보내던 소년이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비극적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본다.

작가 크리스 톰슨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카르타고>는 자신의 첫 희곡이자 사회시스템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소외되고 잊히는 아이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바치는 특별한 작품”이라며 “비난과 죄책감, 보호와 관심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탐구하는 이 연극의 세계를 한국 관객들이 다시 탐험하기 바란다”고 한국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극단 비밀기지는 나이와 세대,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어가며 작업하는 공연단체로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요즘 젊은 XX들_쾅, 연어, 용서의 신>, <라이더>, <소년 대로>, <사라의 행성>, <종이인간> 등 청소년, 사회시스템, 사회윤리 등을 다룬 작품을 선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