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매생(대표 이한교)이 2024 상반기 신작 시리즈 '[매생] ; 바라보기 - 이해하기' 중 하나인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작·연출 김이환)를 3월 13일부터 17일까지 북촌창우극장(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29-6)에서 선보인다. 앞서 '바라보기' 챕터인 연극 〈비둘기 모이주기 금지〉(연출 이상훈)의 공연 이후에 시작되는 2번째 이야기이다.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을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입장에서 증언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된 이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동시에 이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이해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중학생 때부터 함께해 온 필규와 아영, 그리고 기태, 세 사람의 인연이 십오년 째 되던 날, 필규는 아영의 눈앞에서 기태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려친다. 이 사건은 새롭게 시행되는 '윤리 패널 제도'를 통해 심판대에 오르고, 정민이 담당 패널로 이 사건을 다루게 된다. 정민은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찾아가지만, 그들의 입장은 서로 엇갈리는데…….
<넌 모르는 이야기>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지블리쉬'(GIBBERISH)를 사용한다. 지블리쉬란, '중얼거림, 비정상적인 언어, 혹은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여 분명한 의도를 전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김이환 연출은 내 기억 속 타인의 말이 온전하지 않다는 점을 착안하여 지블리쉬와 악기가 아닌 물체들로 만드는 음악을 사용했다.
타인의 말은 내 기억 속에서 제대로 재생되지 않기도, 재창조되기도 하며 누가 말했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내 의도와 상대가 느낀 나의 말이 다른 경우도 있다.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한다. 우리의 말은 상대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까? 비정상적인 중얼거림으로 남진 않았을까.
우리는 '이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넌 모르는 이야기>는 누군가의 어떤 면을, 나의 무엇을 사용하여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출연 박성범, 김승하, 강연서, 오영민, 박정호, 양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