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천일암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 신효재 기자.
모악산 천일암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 신효재 기자.

태양은 매일 뜨고 지지만 한 해를 시작하며 맞는 해맞이는 특별하다. 많은 이들이 신년 1일부터 음력 설날까지 산정상에 서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며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과 변화된 나를 꿈 꾼다.

사람들이 새해에 찾는 이름난 산들이 많은데 그중 전북에 있는 ‘위대한 어머니의 산’ 모악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그 안에 깃들면 평화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다.

모악산의 정상에 서면 온갖 산들이 산수화인 듯 펼쳐진다. 북쪽으로 미륵산과 계룡산, 대둔산, 마이산, 운장산, 장안산이 지척에 보이고 동쪽으로 성수산 덕유산, 지리산까지 이어지며, 남쪽은 무등산, 회문산 서쪽은 내장산, 방장산, 변산까지 겹겹이 신비한 산세를 자랑한다. 아울러 너른 김제평야와 날씨가 맑은 날 멀리 서해까지도 볼 수 있어 그 매력을 더한다.

겨울 모악산은 동서남북으로 산들이 겹겹이 물결을 이루어 마치 산수화처럼 펼쳐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사진 신효재 기자.
겨울 모악산은 동서남북으로 산들이 겹겹이 물결을 이루어 마치 산수화처럼 펼쳐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사진 신효재 기자.

우리말 고어로 ‘엄뫼’, ‘큰뫼’로 불리던 모악산은 정상아래 있는 ‘쉰길 바위’가 아기를 안은 어머니의 형상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와 모악산 정상에서 물결처럼 뻗어 내린 여러 갈래 봉우리 중 금산사를 둘러싼 두 갈래 능선이 아이를 품은 어머니의 형상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특히, 맑고 강한 기운이 서려 있는 모악산은 예로부터 깨달음의 수행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미륵신앙의 본산지이자 동학운동의 근거지이며, 그 이전부터 내려온 한국 선도의 명맥을 잇는 곳이다. 국내외 명상인들이 방문하는 선도 명상의 성지로 일컫는 이곳에는 깊은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외모악에 해당하는 완주군 모악산 도립공원 입구에서 힘찬 물소리를 따라 동쪽 계곡을 오르면 ‘선도의 계곡’과 ‘신선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정상에 못 미쳐 ‘하늘 아래 첫 번째 깨달음의 자리’라는 의미의 천일암을 향해 오르는 길에 선도 명상 포인트가 나타난다.

완주군 모악산도립공원에서 출발해 천일암으로 가는 길 있는 선도의 계곡과 신선길 중 첫번째 선도명상 포인트 '우아일체의 계곡'. 사진 강나리 기자.
완주군 모악산도립공원에서 출발해 천일암으로 가는 길 있는 선도의 계곡과 신선길 중 첫번째 선도명상 포인트 '우아일체의 계곡'. 사진 강나리 기자.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된다는 한민족 심신 수련의 최고경지를 의미하는 ‘우아일체宇我一體의 계곡’에서는 아름다운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명상을 하기에 좋다. 바위를 타고 하늘의 물이 내려온다고 이름 지어진 ‘세심곡 천수암’아래 작은 샘에는 이곳 물에 얼굴을 비추면 마음이 비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모악산 선도의 계곡 내 '세심곡 천수암'. 사진 강나리 기자.
모악산 선도의 계곡 내 '세심곡 천수암'. 사진 강나리 기자.

또한, 입지立志바위에서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지 올바른 깨달음의 뜻을 세우는 명상을 하고, 다시 산길을 재촉하면 천신天神바위가 나타난다. 잠시 바위에 이마를 대고 숨을 고르면 맥박이 손끝과 발끝까지 퍼지며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천신바위를 돌아 바위 뒤쪽에서 낮은 턱에 발을 올리고 기대어 하늘을 보면 어릴 적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편안하다.

모악산 선도의 계곡 마지막 코스에 있는 천신바위. 사진 강나리 기자.
모악산 선도의 계곡 마지막 코스에 있는 천신바위. 사진 강나리 기자.

선도의 계곡 끝자락에 있는 천일암에 올라서면 멀리 구이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천일암은 현대 단학, 국학, 뇌교육, 지구시민운동의 창시자인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가 대각한 곳으로, 선도문화의 부활처이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두 명의 신선이 서 있는 모습의 신선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아름답고 명상을 하면 깊은 무아를 체험할 수 있다.

명상이 일상의 하나가 된 지금 우리는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 사상과 널리 인간과 모든 생명에게 이로운 삶을 사는 홍익인간 철학을 낳은 선도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모악산 천일암 설경. 사진 신효재 기자.
모악산 천일암 설경. 사진 신효재 기자.

모악산 겨울 산행과 함께 선도문화를 알고, 선도명상을 체험하고자 하면 모악산 도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선도문화연구원과 일지브레인아트갤러리를 방문하면 가능하다.

일지브레인아트갤러리에서는 한민족의 DNA에 새겨진 선도문화의 시원과 역사, 그리고 끊어질 듯 이어져 온 선도문화를 오늘에 되살린 국학운동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가 모악산에서 출발해 선도문화와 한국인의 K스피릿을 현대 단학과 뇌교육, 지구시민운동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알려 나가고 있는 여정도 소개되고 있다.

한민족의 선도문화를 연구하고 알리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법인인 선도문화연구원 이문창 사무처장은 “모악산이 누구나 찾아와 나 자신의 가치를 찾고 몸과 마음의 치유를 할 수 있는 힐링테마파크가 되었으면 한다. 이곳 주민들과 함께 그 꿈을 이루어 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