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1, 2023, 한지에 수묵담채, 아크릴판, 80x80m. 사진 아르띠앙서울 갤러리
반달1, 2023, 한지에 수묵담채, 아크릴판, 80x80m. 사진 아르띠앙서울 갤러리

유정 작가는 오랫동안 문인화를 해왔다. 한지 위에 붓으로 글자를 한 자씩 써내려 가는 순간에 온 기력을 담아내며, 작가 자신을 글자 한 자, 한 자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한다. 작가의 붓끝에서 집합된 글자들은 점이 되고 선이 되며, 하나의 궤도를 만들어 낸다.

“부단히 살아온 당신의 기록이 하나의 궤도를 이루어 얼마나 찬란한지.”(‘작가 노트’에서)

유정 작가가 아르띠앙서울 갤러리에서 10월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인전 《겹, 결 》을 개최한다. 

작가는 작품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궤도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발견하는 궤도의 공통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또한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모습 그 자체의 근사함을 일깨우며 각자의 이야기와 ‘살아왔음’을 느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반달2, 2023, 한지에 수묵담채, 아크릴판, 66x66cm. 사진 아르띠앙서울 갤러리
반달2, 2023, 한지에 수묵담채, 아크릴판, 66x66cm. 사진 아르띠앙서울 갤러리

현재 유정 장가는 극도로 정제된 일필휘지라는, 문인화(literary painting) 고유의 수양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노니는 구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시서화를 전개하는 기존의 방식을 새롭게 재배치하고자 하는 ‘오늘의 문인화'를 작업한다.

작가는 한지에 채색을 기본으로 작업하며, 지나온 무수한 시간을 문장과 그림으로 나열한다. 작가가 나열하는 삶의 모습은 ‘누구의 것이든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메세지를 담는다. 그는 이에 관한 문장을 짓고, 수없이 반복하여 쓰는 행위를 통해 관객에서 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부단히 살아온 당신의 기록이 하나의 궤도를 이루어 얼마나 찬란한지."
"살아온 당신의 모습 그 자체로 얼마나 근사한지."

규칙 없이 나열된 모양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발견되길 바라며, ‘살아왔음'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삶에 더 감동하여 스스로 인정하는 위로를 얻기를, 늘 응원한다. 작가는 2023년의 개인전에서는 부제를 더했다.

"삶은 결코 한 겹이 아님을."

아르띠앙서울 갤러리 윤지나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켜켜이 쌓여 저마다의 모양을 가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의 삶과 닮은 모습을 찾아 보고, 각자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정 작가 개인전《겹, 결》은 아르티앙서울 갤러리(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9-38 1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일요일은 휴무.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