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 40분이면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솔숲에서 국학기공 무료교실 지도를 하는 정지형 브레인트레이너 강사. 사진 강나리 기자.
매일 아침 6시 40분이면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솔숲에서 국학기공 무료교실 지도를 하는 정지형 브레인트레이너 강사. 사진 강나리 기자.

“영하 25도 추운 겨울에도 10여 분은 나오세요. 국학기공 기체조를 조금 하다가 너무나 추우면 ‘우리 밥 먹으러 가자’하고 일찍 마치기도 하죠.(하하) 그런 날씨가 1년에 3~4번정도 되는데 국학기공 솔밭동호회는 쉬지 않아요.”

서울 올림픽공원 내에서 매일 오전 6시 40분이면 시작하는 생활체육 국학기공 솔밭동호회를 이끄는 브레인트레이너 정지형(53) 국학기공 강사의 열정이 놀랍다.

정지형 국학기공 강사(왼쪽 두번째)와 회원들. 가장 오른쪽에 있는 회원이 국학기공 강사로 성장해 그와 함께 지도한다. 사진 강나리 기자.
정지형 국학기공 강사(왼쪽 두번째)와 회원들. 가장 오른쪽에 있는 회원이 국학기공 강사로 성장해 그와 함께 지도한다. 사진 강나리 기자.

통상 야외에서 진행되는 생활체육 건강 교실들은 매년 4월 시작해 10월이면 종료된다. 14년 차를 맞이한 솔밭동호회는 시민 대상 무료로 진행되는데도 1년 365일 멈추지 않는다. 누구나 찾아오면 환영하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데 현재 동호회 정회원은 120명이라 한다.

금융계에 종사하는 정지형 씨가 시민의 건강지킴이가 된 계기는?

30대 중반에 건강이 나빠져서 브레인명상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강도 높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제가 하는 일에 ‘현타(현실자각 타임)’가 세게 왔어요. ‘열심히 달려왔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만 살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죠. 제 삶의 대부분을 일하며 보내는데 의미를 못 찾겠더군요. 그게 건강이 나빠진 가장 큰 원인일 겁니다. 사실 일을 그만하고 싶었죠.

자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도 벅찼을 텐데

2년 정도 브레인명상 수련을 열심히 하다 보니 보이는 게 있었어요. 건강을 위해 누구나 노력하지만,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하는 분들이 대부분 본인의 집 인근이나 직장에서 국학기공 교실을 열어 지도하는 강사들이었어요. 그분들은 존경할만한 생각을 가지고 계셨죠. 저도 그분들처럼 되고 싶어서 강사가 되었습니다.

서울 올림픽공원 내 국학기공 솔숲동호회. 정회원 120명이며 매일 아침 모이는 회원만 60여 명. 사진 강나리 기자.
서울 올림픽공원 내 국학기공 솔숲동호회. 정회원 120명이며 매일 아침 모이는 회원만 60여 명. 사진 강나리 기자.

처음 개설한 국학기공 교실이 솔밭동호회인지.

- 예. 선배 강사의 소개로 시작한 곳 중 하나입니다. 당시에 직장을 그만둔 상태라 3~4년 동안은 매일 5회씩 국학기공 무료교실 지도를 했어요. 그래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을 충전하는 것 같더군요.

매일 수련지도를 하면서 위기도 있었을텐데.

물론 있었죠. 발가락이 너무나 부어서 운동화의 신발 끈을 묶지 않고 아픈 발을 끌면서 왔던 때도 있었어요. 제일 큰 위기는 장염이 걸렸을 때였습니다. 물만 먹어도 문제가 생기니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수련 지도를 했죠. 마치고 물을 마시니 또 장이 난리가 났어요. 신기한 게 그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니까 이제는 잘 아프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현업에 복귀한 후에도 솔밭동호회에서 매일 아침마다 직접 지도하는지.

아닙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솔밭동호회에서 회원으로 시작해 국학기공 강사로 성장한 분들이 지도합니다. 강사분들이 맡아주신 요일만큼은 덕분에 조금 여유있게 출근할 수 있죠.

생활체육 동호회로는 14년 간 유지된다는 게 놀라운데 비결은?

하하. 제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줄을 몰라서 그런 것 같네요. 전국의 국학기공 강사 중에는 저보다 더 오랫동안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수련하고 지도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인생이 항상 혼자인 줄 알았는데 함께 가는 도반이 있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겁니다.

앞으로 계획은?

변함없이 아침이면 솔밭동호회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건강을 전할 것입니다. 삶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지 않고 제 삶을 의미있게 하루하루 채워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