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의 <청산에 살어있다>(윤색/연출 김관, 공동창작 모형주, 안병준, 이혜림)가 제6회 일번출구연극제의 시작을 알리며 첫 작품으로 9월 20일(수)부터 24일(일)까지 5일간 한성아트홀에서 상연된다.

연극 <청산에 살어있다>는 2022년 초연 당시 연출과 배우들이 8개월 간 주변 캐릭터를 조사하고 그들의 삶에 미친 근현대사의 흐름을 재구성하며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학벌과 취업, 젠더 이슈와 경력 단절, 차별과 단절, 불통과 부정 등 어두운 주제와 풍자로 인해 단순한 비극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인물, 특별한 등장, 퇴장과 의상의 변화 없이 십수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연극 속 현실이 사이사이 녹아 있어서 블랙코미디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비 내리는 어느 날 밤의 산장. 자살을 위해 들어온 성관은 무당 지영과 마주치고 두 사람은 대화중에 ‘살어리, 살어리랏다’를 흥얼거리며 들어오는 산장지기 호철과 맞닥뜨린다. 어쩌다 무당이 되었는지, 왜 자살을 하려고 하는지, 무엇 때문에 이 산장에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던 세 사람은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알게 되면서 관계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청산에 살어있다' 공연 장면. 사진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풀과 나무가 무성한 유토피아를 의미하는 청산(靑山). 
채무나 과거의 부정적인 요소를 씻어버리는 의미의 청산 (淸算).

극에서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성관, 지영, 호철)은 모두 평범해 보인다. 잘 살고 싶었고, 그래서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유토피아가 펼쳐질 날도 올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은 이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배제하고, 흔들었다. 밝고 맑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살아온 과거를 지워버리고 싶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꿈꿔도 될까, 마무리 지어야 할까. 어느 쪽을 택하든 ‘선택은 당신의 몫’이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청산에 살어있다' 포스터. 이미지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청산에 살어있다' 포스터. 이미지 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모순된 사회구조가 빚어낸 세 인물이 펼치는 B급 호러 스릴러 블랙코미디 <청산에 살어있다>는  한성아트홀2관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54 동원빌딩 지하1층)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