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철 개인전 '고대 토끼 미스터리' 전시 장면.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 개인전 '고대 토끼 미스터리' 전시 장면.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 작가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라운디드플랫에서 7월 21일 개막한 개인전 《고대 토끼 미스터리》에서 둥근 벽면에 캔버스 천을 부착하고 자신의 머릿속을 떠도는 공상을 가득 채워낸 작품을 선보였다.

임정철, Female General, 2022, mixed media on wood panel, 72.7x57cm.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 Female General, 2022, mixed media on wood panel, 72.7x57cm. 사진 라운디드플랫

‘달나라에는 토끼가 산다!’ 우주와 자신의 공상을 동일시하는 임정철 작가의 작업에도 작용되는 상용구이다. 작가의 작품에는 비행접시, 알 수 없는 기호와 그 사이사이를 토끼의 도상이 계속하여 채운다. 이렇게 이어지는 토끼 도상은 어떤 의미일까? 관람자는 작품에서 작가의 무의식을 탐방하며 의미를 찾아내고 해석하는데, 이는 무수한 가능성과 미스터리를 지닌 우주를 탐사하는 것과 같다.

임정철, Shaman, 2023, mixed media on wood panel, 116.8x91cm.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 Shaman, 2023, mixed media on wood panel, 116.8x91cm. 사진 라운디드플랫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도상은 자신의 공상 속에 떠다니는 이미지들이며, 순간순간 떠오르는 이미지를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 그저 보여주고 싶은 그림만 있다”고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고대 토끼 미스터리》만으로는 전시 내용을 바로 알 수 없다. 작가는 무의식에 근거해 즉흥적으로 그린 드로잉이지만 이 또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과정이 마치 고대 벽화를 보고 해독하는 과정과도 닮았다고 본다. 역사학자들은 도상을 보고 당시의 다양한 생활상을 유추하기에 고대 벽화는 과거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된다.

임정철,That Bunny loves Humans 3, 2023, mixed media on paper mounted on wood panel, 36x25cm.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That Bunny loves Humans 3, 2023, mixed media on paper mounted on wood panel, 36x25cm. 사진 라운디드플랫

작가가 작업한 수많은 작품은 작가의 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생활상이 담긴 고대 벽화처럼 경험과 생각이 응집된 무의식의 기록은 작가의 역사를 새기는 행위가 아닐까?

《고대 토끼 미스터리》는 라운디드플랫의 2023년 상반기 공모 선정 작가 임정철의 개인전이다. 라운디드플랫은 아하하 아트컴퍼니(대표 이현희)와 마이아트옥션(대표 공상구)이 공동 운영하는 스튜디오형 전시공간으로 한 달 동안 작가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전시로 보여준다. 짙은 오크색 벽면과 대조를 이루는 유연한 곡면의 공간은 한 달간 창작의 산실이 된다.

임정철 개인전 '고대 토끼 미스터리' 전시 모습. 사진 라운디드플랫
임정철 개인전 '고대 토끼 미스터리' 전시 모습. 사진 라운디드플랫

전시《고대 토끼 미스터리》은 ‘라운디드플랫’(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4길 17, 건국빌딩 102-1호)에서 7월 3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