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을 9월 20일 개막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마이아트뮤지엄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을 9월 20일 개막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마이아트뮤지엄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을 9월 19일 개막했다.

일리야 밀스타인은 뉴욕 타임즈, 구글, 페이스북, 구찌, LG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고 뉴욕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이날 오후 4시 개막식에는 일리야 밀스타인 작가가 직접 참가했으며,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호주대사가 참석해 개인전을 축하했다.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마이아트뮤지엄 이태근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마이아트뮤지엄 이태근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호주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호주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일리야 밀스타인 작가는 “오래전부터 한국 문화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한국에서 받을 영감과 도시의 느낌, 관람객과의 교감이 기대되어 첫 한국 방문을 고대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에서는 뉴욕타임스, 구글, 페이스북, 구찌, LG 등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한 커미션 대표작을 포함하여 처음으로 선보인 드로잉,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을 포함하여 오리지널 일러스트레이션 120여점을 볼 수 있다.

전시 구성은 1부 <티레니아해 옆 서재>, 2부 <리비에라에서의 추억들> 3부 <1983년 여름, 소호의 저녁> 4부 캐비닛 속 분실된 초상화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캐비닛 <티레니아해 옆 서재>에서는 인물이 혼자 또는 둘이 등장하는 밀스타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책으로 빼곡한 서재 한가운데서 지중해의 푸른 티레니아 바다를 응시하는 작가 자신을 그린 <티레니아해 옆 서재>작품의 제목을 따온 이 섹션은 그의 자아가 두드러지는 작품들과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인을 묘사한 작품들을 주로 보여준다.

두 번째 캐비닛 <리비에라에서의 추억들>은 몇몇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가족과 친구들과 즐거운 때를 함께하는 모습 등 일상적인 장면을 그려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리비에라에서의 추억들>은 이탈리아의 정취가 느껴지는 리비에라 지역에서의 평화로운 한 때를 묘사하였는데, 나무 사이로 비치는 지중해의 빛과 인체와 벽에 자연스럽게 드리워진 그림자 등 탁월한 빛의 표현으로 작품 속 묘사된 정다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세 번째 캐비닛 <1983년 여름, 소호의 저녁>은 앞에서 다룬 작품들에 비해 공동의 장소, 군중, 번화가 등 더 큰 외부 세계를 배경으로 그린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일리야 밀스타인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계기가 되었던 뉴욕 타임스와 협업한 시리즈 작품을 볼 수 있다. 소호, 트라이베카, 할렘, 이스트 빌리지 등 뉴욕 맨해튼의 주요 구역에 거주했던 실제 인물이 경험한 과거의 기억들을 참고하여 그린 이 시리즈에서는 1980년대의 앤디 워홀도 찾아볼 수 있다.

네 번째 캐비닛 <캐비닛 속 분실된 초상화>에서는 인물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작가의 신작들을 볼 수 있다. 특정 인물이 그려져 있지 않음으로써 작품 속 장소는 감상자의 더 많은 상상과 이입을 유도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순수한 풍경을 오롯이 사색하게 한다.

특히 이번 국내 첫 대규모 전시에 각별한 애정으로 작가가 직접 기획한 아이디어로 우리나라 전통 정물화 ‘책거리’의 구조와 미학을 접목해 동서양의 조화로운 만남을 선보이는 특별 섹션을 볼 수 있다.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작가 일리야 밀스타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특별 기획전에서 작가 일리야 밀스타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호주 멜버른에서 자랐으며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일리야 밀스타인은 놀라운 디테일과 맥시멀리즘 화풍으로 순수 예술과 상업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 경이로운 디테일에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묘한 울림을 주는 요소가 있는데, 이는 그가 뉴욕을 넘어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LG전자의 TV 광고를 통해 일리야 밀스타인의 작품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더 많은 국내 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토록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와 특유의 미시적 세계관을 탐험하며 그의 행선지를 추적한다.

극도로 자세하거나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보았을 때, 우리 탄성을 내뱉기도 하고 헛웃음을 짓기도 한다. 일리야 밀스타인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경험을 할 것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의 압도적인 디테일은 관객을 미소짓게 하고 작품 앞에 한동안 서 있게 한다. 그 사이 관객은 그것들을 ‘보기’보다는 ‘읽게’ 될 것이다.

16~17세기 유럽에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물건들을 전시했던 비밀의 방 분더캄머(Wunderkammer)에 들어와 수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던 중 이국적인 책 한 권을 꺼내 들어 한참 동안 읽어 내려가는 듯한 경험처럼 말이다. 이 시각적 향연은 동시에 높은 가독성을 띠고 있다. 이는 작가가 본인의 캐비닛을 열어 하나씩 수집품을 꺼내어 보고 즉석에서 묘사하듯 분명하고 생생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캐비닛에 들어갈 만큼 작은 물건이지만 그 작은 것으로부터 관련된 수많은 기억을 소환할 수 있듯이, 일리야 밀스타인은 작은 것으로부터 세상을 읽어내며 그 경험을 감상자들에게도 선사한다.

마이아트뮤지엄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을 9월 20일 개막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마이아트뮤지엄은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을 9월 20일 개막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그의 개인적 공간과 작품세계에는 일리야 밀스타인의 자아, 개성, 축적된 경험이 정교하게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본인의 개성과 세계관이 개인의 것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글로벌적 협업으로 수많은 이의 사랑까지 받게 된 작가의 행보에 영감을 받은 이번 전시는 일리야 밀스타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타인과 우리가 사는 세계로 다다르는 여정의 네 개의 섹션을 각각의 ‘캐비닛’으로 은유하여 보여준다.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Ilya Milstein : Memory Cabinet》은 2024년 3월 3일까지 마이아트뮤지엄(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빌딩 B1)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