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도비왈라' 초연 장면. 사진 이왕혁
연극 '도비왈라' 초연 장면. 사진 이왕혁

이왕혁 작가가 연극 〈도비왈라〉를 7월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인도 갠지스 강변에서 온종일 고된 빨래 노동에 시달리는 도비왈라(빨래꾼)들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작을 한 이왕혁 작가가 연출까지 맡았으며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 선정작이다. 

교육의 기회도, 삶을 선택할 기회도 갖지 못한 도비왈라들은 오늘도 갠지스 강변에서 온종일 고된 세탁일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에 최신식 세탁기가 무상으로 지급될 거란 소식이 들려오고 평화롭던 마을은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분열하기 시작한다. 도비가트의 유일한 여자 빨래꾼인 실파는 이번 세탁기가 자신을 학교에 보내줄 마지막 동아줄이라 굳게 믿으며 가족들을 뿌리친다. 동생 프리타는날이 갈수록 세탁기에 집착하는 언니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다.

연극 '도비왈라' 초연 장면. 사진 이왕혁
연극 '도비왈라' 초연 장면. 사진 이왕혁

‘도비왈라’는 인도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급인 수드라에게도 속하지 않는 ‘불가촉천민’, 가장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다. 법적으로 카스트 제도는 1947년에 폐지하였지만, 관습이 뿌리 깊어 여전히 인도 사회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카스트 제도는 세습되며 다른 카스트와의 결혼은 금지되고, 직업이나 거주에도 차별받는다. 도비왈라는 하루종일 부유한 사람들이 입은 옷들을 가져와 손수 비비고 때려 빨래하고 직접 빨랫줄에 널어 말린 후 배달까지 한다. 이들은 빈곤한 생활로 인해 교육을 받지 못하고 결혼 후 이들의 아이들도 도비왈라로 삶을 살아야 한다. 흥미로운 건 그런 이들의 사이에서조차 ‘세탁-다림질-배달’이란 또 다른 계급과 차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왕혁 작가는 “이 부조리한 세계는 왜 변하지 않는 것인지, 관객들과 함께 사유해보고 싶다”라며 “우리에겐 여전히 낯설지만 흥미로운 인도의 문화들을 리드미컬한 대사와 움직임을 활용해 볼 때는 즐겁고, 공연장에서 나가서는 고민하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출연 이동혁 이홍재 전호현 김범진 박진현 김인혜 김다임 심안나 현혜선.

연극 <도비왈라>는 2021년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의 초연한 후 약 3년을 걸쳐 탄탄하게 다듬은 작품이다. 평론가 김일송은 “훌륭한 연극의 조건이 희곡이라면 <도비왈라>는 훌륭한 연극이다”란 평을 남겼다.

연극 <도비왈라>는 오는 8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도비왈라' 포스터. 이미지 이왕혁
연극 '도비왈라' 포스터. 이미지 이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