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로얄씨어터(대표 윤여성)이 제175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사이〉(작 장성임, 연출 김문)를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시어터 무대에 올린다.

연극 <사이>는 이번이 초연으로 오늘날 한국사회가 무대이다. 060음란전화를 매개로 2030과 4060 세대의 고민을 대비적으로 그렸다.

연극 '사이' 포스터. 이미지 극단 로얄씨어터
연극 '사이' 포스터. 이미지 극단 로얄씨어터

예명이자 내선번호 25번을 쓰는 이오는 060음란전화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060이 처음이라는 손님과 전화가 연결되었다. 사내는 성욕을 풀겠다고 덤비는 다른 손님들과 달리 엄마가 되어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한다. 이오와의 역할놀이로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풀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낀 진섭은 열 살 때부터 억눌러온 엄마에 대한 감정을 해소하려고 다시 이오에게 전화를 한다.

두 번째 역할 놀이는, 그러나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 사내가 망설이며 통화료만 쓰는 틈에 이오도 1년째 사귀다가 헤어진 쭌과의 연애고민, 취업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한다. 마침내 사내가 역할놀이를 시작하며 한마디를 요구한다.

한 달만에 술집에서 재회한 이오와 쭌. 사귀자는 말을 듣고 싶은 이오는 관계 규정에 대한 모순투성이 논리를 펴는 쭌과 입씨름할수록 그와 미래가 없다는 걸 절감한다.

그때 옆 테이블에 중년의 커플이 앉는다. 진섭 부부다. 서로 얼굴을 알 리 없는 진섭과 이오가 마주치게 되는데…….

연극 '사이' 홍보물. 이미지 극단 로얄씨어터
연극 '사이' 홍보물. 이미지 극단 로얄씨어터

 

극단 로얄씨어터 관계자는 “이 작품은 오늘날 한국사회를 무대로 하며 060음란전화를 매개로 2030과 4060세대의 고민을 대비적으로 그렸다. 70대의 기억도 소환될 것이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요즘 20대의 현실은 극중에서 ‘이오’가 일하는 관 속처럼 비좁은 음란전화업체의 사무실로 상징된다. 불안정한 직업, 컴퓨터와 머리에 쓴 헤드셋을 이용해서 인터넷과 전화 통화하는 삶의 환경, 익명으로 맺는 간접적이며 허구적 인간관계, 가족도 SNS 친구 이상의 친밀감은 없으며, 애인도 ‘사귀는 사이’로 규정되지 못하고 미래 또한 불투명한, 바로 MZ세대의 현실이다. 한편 대기업 간부 ‘진섭’ 부부가 보여주는 중년의 현실도 맺힌 구석이 많다. 오래된 부부 사이는 헌 옷처럼 편하지만 설레지 않는다. 많은 중년 부부가 자녀교육, 재테크와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공동 대응하는 동지로서 살아간다. 그것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그런 사회적 역할에 적응한 부부들은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의 거의 전 세대가 직간접으로 공유한 경험은 시집살이, 시댁과의 갈등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묘사된 고부간의 문제와 그 사이에 낀 남편의 곤혹스러움도 남녀 모든 세대의 공감을 얻을 것이다”라면서 “이렇듯 각 세대가 처한 삶의 단면을 무대에 형상화함으로써 관객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또한 시대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연극예술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출연 배우로는 진섭 역에 윤여성, 아내 역 조정은, 쭌 역 최정필, 이오 역 조소현, 김지은, 경준·술집종업원 역에 송하민, 박민서가 캐스팅됐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 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