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리내 작가 개인전 《CONNECTED.6》포스터. 이미지 송미리내
송미리내 작가 개인전 《CONNECTED.6》포스터. 이미지 송미리내

작은 '실' 하나로 세상을 잇는 바느질 작가 송미리내가 7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개인전 《CONNECTED.6》을 개최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실'을 통해 연결과 관계, 소통의 의미를 탐색하는 작가의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송미리내 작가는 "과거와 현재, 미래뿐만 아니라 작은 것에서 큰 것, 우주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실'을 희망의 에너지로 연결하고 싶다"라며 '실'을 통한 연결성을 새롭게 탐색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창조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CONNECTED' 시리즈는 '실'을 이용해 한 땀 한 땀 천을 잇는 행위로,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재현해냈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주요 콘셉트로 진행된다. 첫째 뇌 과학 분야인 신경망에 관심을 두게 된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새롭게 연구하고 표현해냈다. 둘째는 로프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로프공의 일과 작가가 산을 오르고 명상에 잠기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노동과 소명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두 가지 콘셉트를 통해 작가는 일상 속 ‘실’이 아주 흔하고 미미하게 보이지만 주변과 이어지면서 여러 모양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실'을 통한 인간관계의 연결과 소통을 재현하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의 여신 클로토가 운명의 실을 잣던 것과 비슷하다고 작가는 강조하며, 그것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관계를 조명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실'은 생명줄이기도 했다. 미궁으로 들어가는 테세우스에게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가 실을 준다. 테세우스는 이 실을 문에다 묶어 놓고 풀면서 들어갔다 미노타우로스를 처리하고 실을 당기며 다시 나와 살 수 있었다.  

송미리내 작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실'과 친해지며,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님의 바느질을 떠올리며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작가는 “'실'은 나와 가족, 그리고 세상과 예술 세계를 이어준 연(緣)인 동시에 제 삶의 궤적"이라며, "그렇게 '실'과 함께 한 유년기는 거역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고, 그것은 예술가가 된 지금의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원형"이라고 말했다. 바늘로 찌르며 새겨진 천의 과정을 다시 ‘실’로 겹겹이 쌓아가는 '모순'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조망하는 것을 보여준다.

송미리내 작가  사진 송미리내
송미리내 작가 사진 송미리내

생명을 구하고 생존을 위한 노동 속에서 소명을 다한 외줄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산에 오르고 명상에 잠기는 예술가로서의 삶도 ‘소생’시키는 과정은 '실'이 지닌 생명, 운명, 인연의 관계적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작품에 표현된 다양한 흔적은 생명 존재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이자 각각의 인연생기의 공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감과 연대가 상실된 시대에, 송미리내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관계에 관해 재조명하고, '연결성'의 의미를 회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작가의 세계를 통해 우리의 삶과 연결, 관계, 그리고 소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송미리내 작가의 개인전《CONNECTED.6》는 갤러리 자인제노(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9-4)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