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이산 고개를 넘어 옥계폭포로 가는 길. 사진 강나리 기자.
월이산 고개를 넘어 옥계폭포로 가는 길. 사진 강나리 기자.

예부터 마을 남동쪽 산등성이 너머로 달이 떠올라 ‘달이산’이라 불렀던 충북 영동 심천면의 월이산 깊은 골짜기 천손 고개를 넘으면 소원을 이뤄주는 폭포, 옥계폭포가 나온다.

옥계폭포. 20여 미터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옥계폭포위에는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예저수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 20여 미터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옥계폭포위에는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예저수가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20여 미터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진다. 그 소리를 듣는 이의 가슴 속까지 씻어내릴 듯 하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오면 바람에 날릴 듯 가벼워지고 잔잔한 물결로 작은 내를 이룬다. 끊길 듯 이어 흐르는 물은 천모산 계곡을 따라가면서 큰 저수지를 이뤄 투명한 물빛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청록빛으로 변해간다.

오색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옥계폭포 하단. 사진 강나리 기자.
오색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옥계폭포 하단. 사진 강나리 기자.

한여름에도 서늘하게 오색 물보라를 일으키는 옥계폭포의 또 다른 이름은 ‘박연 폭포’이다. 고려말 우왕 때 태어나 조선조 세종 때 왕을 도와 아악을 제정한 천재적인 음악가 난계 박연이 사랑한 폭포이고 수많은 시인 묵객이 찾은 폭포이기도 하다.

폭포 주변의 깎아지른 듯은 바위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강나리 기자.
폭포 주변의 깎아지른 듯은 바위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강나리 기자.

이곳 영동 심천면 고당리에서 태어난 박연은 고구려 왕산악, 신라 우륵과 함께 3대 악성으로 손꼽힌다. 그가 옥계폭포의 오색영롱한 폭포수 밑에서 피리를 연주할 때 바위틈에서 피어난 난초에 매료되어 자신의 호를 난초 난蘭, 시냇물 계溪를 써 난계라 했다고 전한다.

박연은 앉으나 누우나 가슴에 손을 얹고 손가락으로 장단을 쳐가며 입으로 휘파람을 불어서 율려律呂의 소리를 낸 지 10여 년이 넘어서야 아악을 완성했다. 옥계폭포에는 조선의 음을 찾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한 박연의 천년 혼이 깃들었다 할 것이다.

힘차게 쏟아지던 폭포가 하단으로 내려가면 잦아들고 맑은 물의 내를 이룬다. 사진 강나리 기자.
힘차게 쏟아지던 폭포가 하단으로 내려가면 잦아들고 맑은 물의 내를 이룬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에서 쏟아내린 물줄기는 천모산 계곡 저수지로 연결된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에서 쏟아내린 물줄기는 천모산 계곡 저수지로 연결된다. 사진 강나리 기자.
천모산 계곡 저수지. 사진 강나리 기자.
천모산 계곡 저수지. 사진 강나리 기자.
천모산 계곡 저수지의 물빛은 깊이를 알 수없는 짙은 청녹색을 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천모산 계곡 저수지의 물빛은 깊이를 알 수없는 짙은 청녹색을 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이곳 냇가 앞 소박한 정자, 옥계정에서 계단을 내려가 짧은 징검다리를 건너 폭포를 마주하면 큰 바위 위에는 소망을 담아 쌓은 앙증맞은 돌탑들이 가득하다.

특히, 아이를 원하는 이들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폭포와 바위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한다. 폭포를 바라보면 여자가 누워있는 형상이며 옥계의 옥玉은 여자를 뜻하고, 폭포가 내리꽂히는 웅덩이 안에 솟은 이 바위는 양바위라 불렸다.

옥계폭포 앞 양바위 위에 소망을 담아 쌓은 돌탑들.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 앞 양바위 위에 소망을 담아 쌓은 돌탑들. 사진 강나리 기자.

전하는 이야기에 양바위가 폭포의 경관을 해친다고 멀리 옮겼을 때 마을의 남자들이 객사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져 제자리로 옮겨 놓으니 평온해졌다고 한다.

2001년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로 지정된 옥계폭포가 자리한 월이산은 555미터로 높은 산은 아니나 주변의 마니산과 국사봉, 천태산, 대성산, 장령산, 서대산 등과 깊은 계곡으로 연결되어 첩첩산중 장관을 이룬다.

월이산은 주변 마니산, 국사봉, 천태산 등과 계곡으로 연이어 첩첩산중이다. 사진 강나리 기자.
월이산은 주변 마니산, 국사봉, 천태산 등과 계곡으로 연이어 첩첩산중이다. 사진 강나리 기자.
월이산 계곡 시냇가에 핀 꽃들. (시계방향으로) 노란색 별모양 돌나물 꽃, 작고 하얀 개망초, 단풍 새순, 냇가의 조록싸리. 사진 강나리 기자.
월이산 계곡 시냇가에 핀 꽃들. (시계방향으로) 노란색 별모양 돌나물 꽃, 작고 하얀 개망초, 단풍 새순, 냇가의 조록싸리.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에서 도로로 내려가다보니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신선고을, 우렁쌈밥을 전문으로 하는 폭포가든 식당, 로스터리 카페로 커피와 수제 맥주,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카페 마고가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곡 안 폭포수에서 힘들고 무거웠던 마음을 씻어내고 넓은 평상과 벤치에서 쉬어가도 좋겠다.

옥계폭포 인근에 이곳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고 우렁쌈밥을 맛 보거나 커피와 수제맥주, 와인을 즐길 곳이 나온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옥계폭포 인근에 이곳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고 우렁쌈밥을 맛 보거나 커피와 수제맥주, 와인을 즐길 곳이 나온다. 사진 강나리 기자.

인근에는 차로 7분 거리에 난계국악박물관이 있다. 난계사와 국악기 공방, 체험장과 공연장이 있어 국악의 역사와 국악기, 국악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