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소장 김미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와 함께 5월 21일 오후 4시 창경궁 문정전(서울 종로구)에서 창경궁 명칭환원 40주년을 기념하여 ‘순조 기축년 자경전 야진찬’ 궁중무용 재현 행사를 개최한다.

포구락. 사진 문화재청
포구락. 사진 문화재청

‘야진찬(夜進饌)’은 궁중에서 밤에 하는 진찬(궁중잔치)이다. ‘순조 기축년 자경전 야진찬’은 1829년(기축년) 순조의 40세 탄신일과 재위 30주년을 기념하여 아들인 효명세자(孝明世子)가 주관하여 지금은 사라진 창경궁 자경전에서 6월 19일 연향(宴享)을 올렸다.

순조의 탄신일은 6월 18일이나 효명세자는 2월 9일 명정전(明政殿) 외진찬(外進饌), 12일 자경전(慈慶殿) 내진찬(內進饌), 12일 밤 야진찬(夜進饌), 13일 왕세자회작(王世子會酌)을 거행하였고, 이후 6월 19일 자경전 내진찬과 야진찬을 거행하였다. 2월과 6월에 열렸던 진찬의식들의 전말을 기록한 책이 바로 《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이다.

검기무. 사진 문화재청
검기무. 사진 문화재청

순조 기축년 자경전 야진찬에서 포구락(抛毬樂), 무고(舞鼓), 춘앵전(春鶯囀), 검기무(劍器舞) 네 가지 궁중무용을 연행하였다.

포구락(抛毬樂)은 위쪽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포구문’을 세워놓고, 기녀들이 좌우로 편을 갈라 노래하고 춤추다가 차례로 공을 던져 포구문 위의 풍류안(구멍)을 통과하게 하는 춤이다. 무고(舞鼓)는 북채를 든 원무 4인과 협무 8일이 북을 돌면서 추는 춤이다. 검기무(劍器舞)는 황창 모습의 가면을 쓰고 검무를 추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 춤이다. 춘앵전(春鶯囀)은 버들가지 사이를 나는 꾀꼬리를 상징해 노란색 앵삼을 입고, 화관을 쓰고, 양 손에는 오색 한삼을 매고, 작은 화문석 위에서 혼자 추는 춤이다. 춘앵전은 순조 때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창사(唱詞)를 짓고, 장악원 전악(典樂) 김창하가 안무한 궁중무용으로, 효명세자의 지극한 효심을 잘 보여주며 궁중잔치에서 자주 공연되었다.

춘앵전 공연.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춘앵전 공연.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50여 종의 궁중무용 중 춤사위가 가장 많은 춘앵전은 좁은 화문석(花紋席, 꽃무늬를 짜 넣은 돗자리) 내에서 느리게 혼자 추는 독무(獨舞)로,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미를 잘 보여준다.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 의상인 앵삼(鶯衫)을 입고 머리에 화관(花冠)을 쓴 채 소매 끝에 길게 덧댄 한삼(汗衫)을 흩뿌리며 추는 단아한 모습은 화사한 봄날의 꾀꼬리를 떠오르게 한다.

포구락은 경쟁과 화합을 표현하고, 무고는 위엄을 알리며, 춘앵전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검기무는 군왕의 권위를 드러낸다.

이번 궁중무용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학생들이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되며, 창경궁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