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 기반의 공연 창작 단체 무지카 엑스 마키나(대표 윤현종)가 오는 5월 12일(금) 오후 8시 서울 성북구 TINC(this is not a church)에서 〈The Old and The New World-스페인과 남미의 바로크 음악(이하 스페인과 남미의 바로크 음악)〉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강지연
강지연

이번 공연에서는 이 다종다양한 요소를 갖춘 남미의 바로크 음악과 동시대 스페인의 바로크 음악을 당시 악기와 연주법으로 선보인다. 특히 페루에서 만들어진 '코덱스 트루히요(Códex Trujillo, c. 1782-1785)'에서 발췌한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 중 상당수의 곡이 한국 초연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연 〈스페인과 남미의 바로크 음악〉에서는 칠레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미 바로크 음악의 스페셜리스트인 크리스티안 구티에레스, 리코더 김규리, 소프라노 임소정, 바로크 바이올린 이한솔,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 쳄발로 아렌트 흐로스펠트, 타악기 설호종, 테오르보 윤현종이 참여한다.

김규리
김규리

무지카 엑스 마키나는 이번 공연은 고악기 앙상블의 섬세한 음악을 비교적 적은 수의 관람객이 향유 했던 당대의 공연 환경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공연장 선별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번 <스페인과 남미의 바로크 음악>의 무대 TINC(this is not a church)는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교회의 예배당으로 쓰였던 공간의 성격이 그대로 남아있다.

설호종
설호종

 

이번 공연은 ‘2023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제작된다.

‘바로크 음악’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보고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남미의 바로크 음악은 유럽 중심의 음악사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해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 남미에서 발견된 코덱스(Codex, 고문서)와 구전되어온 음악을 통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유럽 작곡가의 작품으로 포화된 고음악계에서 남미 바로코 음악은 새로운 감각과 방향성을 지닌 음악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남미의 바로크 음악에는 그야말로 문화적 역동성이 가득하다. 유럽의 바로크 전통에 기반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의 음악, 강제로 이주된 아프리카인들의 음악, 스페인 선원들이 즐기던 세속음악, 예수회 수도사들의 종교음악 등 서로 배경이 다른 음악이 혼재되어 있다. 그런 뒤섞임 속에서 유럽의 춤곡과 아프리카, 남미 특유의 리듬이 서로 반응해 또 다른 음악이 탄생하기도 했다.

스페인과남미의바로크음악 메인포스터. 이미지 폴리
스페인과남미의바로크음악 메인포스터. 이미지 폴리

 

무지카 엑스 마키나는 고음악을 기반으로 그간 선보여왔던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남미의 바로크 음악을 한국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수백 년 전 유럽의 음악이 대양을 건너가 새로운 대륙의 음악과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아 현재까지 이어졌는지를 탐구해보는 하나의 시도이기도 하며, 이를 통해 한국에서 유럽의 고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함께 되돌아보고, 고음악이 얼마나 더 다채롭게 해석될 수 있을지에 대한 크고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지카 엑스 마키나는 고음악의 역사주의적 연주라는 바탕에 발을 딛고 숙련된 공연 제작 기법을 통해 관객에게 능동적이고 공감각적인 감상 경험을 제공하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창작해왔다. 2017년 창단 후 2021년부터 2022년에는 관객과 소통하는 고음악 페스티벌 ‘3일간의 고음악 여행 1, 2’를 주최하였고, 앰비언트 음악과 고음악의 만남, 그리고 다큐멘터리 씨어터의 공연기법을 적용해 총체적 소리의 경험을 선사하는 ‘기계장치의 음악’(예술경영지원센터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을 공연한 바 있다. 또한 가상의 연주자와 실제 연주자가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해 앙상블을 펼치는 ‘세컨드 스테이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바로크 모음곡과 가야금 산조’(서울문화재단 리서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 10명의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In & Around C’(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신작 음악분야 후보) 등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