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인간의 질문에 유효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Chat) GPT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독일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챗 GPT가 우리의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평했다. 2016년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충격보다 더욱 큰 파장을 사회에 미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시대가 현실화되는 시점을 맞아 인간인 우리는 무엇을 위해 왜 일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첨단 기술의 방향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개발자와 제조자, 운영자, 이용자가 어떤 윤리의식을 가져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깊다.

이에 관해 천재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은 명쾌한 자신의 답을 내놓았다.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천재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은 자신의 로봇 개발 철학으로 '홍익인간'을 이야기했다.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영상 갈무리.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천재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은 자신의 로봇 개발 철학으로 '홍익인간'을 이야기했다.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영상 갈무리.

차가운 이성의 영역. 로봇공학계에서 사람을 위한 따뜻한 로봇들을 만들어 전 세계의 주목받는 데니스 홍은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180화에서 “우리나라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그것만큼 멋진 말이 없다. 그게 제 로봇을 만드는 철학과 똑같다”라고 밝혔다.

데니스 홍은 현재 UCLA 기계항공과 교수이자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 로봇매커니즘연구소 소장이다. 미국 최초로 성인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등 수많은 로봇을 탄생시켰다.

그를 대서특필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정의했고, 미국 파퓰러사이언스지는 ‘과학을 뒤흔든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한 바 있다.

그는 연구‧교육용 휴머노이드 로봇 다윈을 개발한 후 전 세계 연구소와 기업에서 높은 가격에 구매하겠다는 러브 콜을 모두 거절하고 해당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 있다.

“수많은 돈을 들여 만든 로봇의 비법, 한 마디로 장사가 잘되는 비법을 왜 다 공개했나?”라는 MC 유재석의 질문에 그는 “살면서 인생의 갈림길에 봉착하면 결정하는 나 만의 방식이 있다. 가슴에서 나온다. 나 자신에게 ‘내가 왜 시작했지’를 묻고 연구‧교육용으로 개발했으니 기술을 공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자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박사는 지난 8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록' 180화에 출연해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갈무리.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박사는 지난 8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록' 180화에 출연해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갈무리.

데니스 홍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자신의 로봇 철학을 홍익인간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무기가 달린 로봇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라며 “사회를 이롭게 하고 행복을 주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로봇 기술을 과학계의 발전 등 좋은 목적으로 개발해도 전투 로봇 등으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기술이 내 손을 떠나면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에 고민이 많이 생겼다. 결론은 내가 안 하면 누군가 할 텐데 누군가 할 거라면 내가 해서 조금이라도 옳은 방향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데니스 홍은 “공학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는 자세”라며 학교에서 미래의 공학자인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토론하고 있다고 했다.

챗 GPT와 같은 인공지능 개발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이 육체노동자를 대체하듯 인간의 설 자리를 잃게 할 것인가? 아니면 화재나 원전사고 등 위험 업무를 대신하고, 일상의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인간 고유의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진화하는 데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통찰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