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5월 13일 개막하는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을 위해 방한하여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5월 13일 개막하는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을 위해 방한하여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이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에바 알머슨, Andando〉를 개최한다.

에바 알머슨은 2018년 첫 한국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으로 4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국내 인기를 증명했다.

“한국은 항상 두 팔 벌려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특별한 나라”라고 이야기하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한 에바 알머슨은 이번 전시를 위해 3년 만에 방한해 12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에바 알머슨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시 개막에 앞서 5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시 개막에 앞서 5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은 “다시 한국에 오게 되어 기쁘다. 이번 전시회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고 전시를 돌아보며 직접 설명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에바 알머슨의 다양한 예술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가 즐겨 그리던 유화작품을 비롯하여 벽화, 대형 조형물, 드로잉, 조각, 애니메이션 등 총 20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다수의 최신작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 테마인 “안단도Andando”는 “계속 걷다”라는 뜻의 스페인어. 일상을 그리는 예술가로서 에바 알머슨의 삶을 회고하는 전시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창의력이 세운 이정표를 통과하는 여정을 관객에게 제공하며 자신의 감정, 기억, 환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경로를 제시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구를 찾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생각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관객에게 잊고 있었던 감정과 포근한 기억을 상기시키며 그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하는 “정서적 여행”을 동행한다.

전시는 1. 삶을 그리다 2. 가족 사전, 일상의 특별함 3. 사랑 4.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 5. 광장 6. 애니메이션 7. 자연 8. 삶 9. 연약함과 강인함 10. 축하 11. 영감이라는 열한 가지 주제로 기획하였다.

에바 알머슨이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에바 알머슨, Andando'에 전시된 작품을 12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이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에바 알머슨, Andando'에 전시된 작품을 12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1. 삶을 그리다, 전시회의 첫 장을 여는 이 공간에 붙여진 ‘PAINTING LIFE’라는 제목은 단 두 단어로 요약되지만 그의 고향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스페인에서 로스엔젤레스로, 리스본, 멜버른으로 점점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그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구해온 예술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에바 알머슨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는 삶을 그리고 있다고. 이 공간의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는 에바 알머슨에게 그림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에바 알머슨에게 그림이란 진실한 행위이자 두려움 없이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용기의 원천이자 은신처이다. 그림은 곧 삶이다.

2. 가족 사전 : 일상의 특별함에서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담았다. 에바 알머슨의 삶에는 본질적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그들과 함께 할 때 그의 삶이 매일매일 특별한 순간으로 변하게 된다. 그가 작품에 사람, 애정, 풍경, 향기 등을 기록하는 것은 유대감과 친밀감을 바짝 끌어안고, 비록 그 공간과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더라도, 서로를 연결해주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그리고 흔적을 남기기 위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 순간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3. 사랑이라는 제목의 이 공간은 사랑이 가져다주는 느낌, 상황, 행동, 그리고 만남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 작품들 속에는 마음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것과 주지 않는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기를 바라는 그의 바람을 담았다. 또한 사랑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며 각기 다른 관점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작가가 부모님과 두 자녀를 그린 이유이다.

4.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의 공간을 구성한 작품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스페인의 봉쇄기간 동안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을 그린 초상화이다.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이후의 삶은 비정상적이었던 일들이 더는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여러 사람이 많은 영감과 교훈을 얻는 시간이기도 했다. 에바 알머슨은 격리기간 중에 주변인들로부터 사진과 이야기를 전달받아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에바 알머슨은 격리 중에도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5. 광장은 마을의 광장을 재현한 듯 공간이다. 작가는 작품에 영감을 주는 그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전시장 내 상상 속의 마을로 구현, 마치 그의 작품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의 공간을 직접 연출하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일상의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한국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할 것이다.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에바 알머슨, Andando'이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에바 알머슨, Andando'이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6. 애니메이션은 에바 알머슨이 “주인공은 너야”라는 제목으로 제작한 영상이다.

7. 자연

인물과 풍경을 묘사하고 스케치하고, 그리거나 구성하고 색을 칠하는 것에 관한 그녀의 관심은 이 공간의 제목이기도 한 '자연'을 묘사할 때 더욱 섬세하고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그의 작품 특징은 근접 촬영한 사진처럼 인물을 가까이에서 묘사한다는 점이다. 이때 주변 환경 또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인물의 모습은 거의 자연과 하나가 된 상태로 등장한다. 혹은 자연이 인물을 형성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폭죽처럼 터지는 화려한 색들이 자연의 일부를 형성하고 우리는 대상이 그 안에서 이미 자연의 일부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림과 생각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에 우리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이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그 꽃이 어떠한 방해도 없이 바깥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이 피어나게 된다.

8. 삶에서는 네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네 점의 작품을 통해서 삶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강인한 자아를 표현하고자 했다.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시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 Andando' 전시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9. 연약함과 강인함은 도자기 작품으로 구성하였다. 도자기라는 소재는 연약함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였다. 스페인의 유명한 도자기 작가와 함께 작업하였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 제작한 도자기 두상들은 나비, 사고의 자유, 고요의 바다, 일탈 등 각기 다른 생각이나 모습들을 나타낸다. 우리를 괴롭히는 마음속 유령들을 몰아내기 위해 고개를 치켜들고 가슴을 쭉 편 듯한 에바알머슨의 도자기 작품들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강인한 힘이 느껴진다.

에바 에머슨의 도자기 작품들.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에머슨의 도자기 작품들. [사진=김경아 기자]

10. 축하에서는 파티, 춤추는 사람들로 구성하였다. 인생이란 일종의 축제로, 즐거운 시간과 즐거운 시기가 존재한다. 빛나는 색과 불꽃놀이, 춤과 여가, 기다려온 만남 혹은 그저 단순한 기쁨 등이 이러한 시간들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11. 영감은 관람객에게 여행을 권한다. 이 전시는 에바 알머슨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지만, 에바 알머슨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떠나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기와 상상력, 그리고 오래간만의 재회를 기념하는 즐거운 산책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람객이 잠시 근심 걱정을 접어두고 이 작은 여행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을 온전히 즐기고, 스스로의 사연과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에바 알머슨은 옷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선택권은 오롯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전시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이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해도 괜찮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모여 우리라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존재를 특별하게 합니다. 어떤 옷을 더 걸칠지, 어떤 옷을 벗어 던질지, 우리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큰 꿈을 꾸자, Oil on canvas, 33× 24cm, 2022. [사진=김경아 기자]
큰 꿈을 꾸자, Oil on canvas, 33× 24cm, 2022.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의 작품에서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떤 의미일까? 미술사학자 조은정 미술비평가는 “도록 서문”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텍스트이다. 프리다 칼로가 인생은 아름답다고 찬미하는 문구를 작품에 박아 넣은 것처럼 그의 작품에서는 대상의 이름이나 주제가 그림의 일부로서 제시된다. 프리다 칼로가 멕시코 전통의 기도문에서 창안하여 넣은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문장들을 사용한 것처럼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아주 정직한 문구들을 만날 수 있지만 때로는 ‘Love as a transforming force that can change everythingSPAIN’과 같은 말장난도 본다. 자신의 국가명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은 ‘고통이나 통증(pain)’에서 벗어나기 위한 극한의 노력에 대한 것이다. 거꾸로 매달린 여성의 머리는 아래로 향하고, 화면 좌측에 써진 붉은 글씨는 심장의 피처럼 붉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인물의 미소는 행복의 미소가 아니라 미소여서 행복해질 수 있는 장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기쁨. [사진=김경아 기자]
기쁨. [사진=김경아 기자]

〈에바 알머슨, Andando〉는 5월 13일부터 12월 4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