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는 선비는 의복이 날개요, 우리 농군들은 소리가 날개라”
이 땅에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생을 마감하는 모든 순간까지 노래로 흥을 돋우고, 삶의 고단함, 설움을 이겨냈다.
예로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잘하는 우리네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노래 ‘민요’를 듣고 보며 즐길 수 있는 곳이 서울 종로구 창덕궁 앞에 위치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다.
1990년대 전국 곳곳에서 채집한 민요들과 그 민요를 부른 우리 이웃 소리꾼들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제 겨울로 들어선 창덕궁을 바라보며 팔도의 민요 속에 빠져볼 수 있는 누마루가 있어 잠시 호흡을 고르며 멍하니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상설전시관에는 제주민요 속에 깊게 배인 제주인들의 삶을 담은 ‘너영나영’전시가 열렸다. 또한, 기획전시실에는 올해 기획된 특별전 ‘이 땅의 소리꾼’을 통해 깊은 주름과 함께 우리 소리를 오래도록 가슴에 품어온 소리꾼들이 남겨 준 향토민요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고된 일을 할 때, 즐겁게 놀 때, 그리고 슬픔을 견디고 스스로 위로할 때 혼자 흥얼흥얼하거나 다 함께 들판을 울리도록 부르던 우리 소리들에 다시 귀를 열고 눈길을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