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원식 의원 "대통령의 가장 필요한 자질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
[인터뷰] 우원식 의원 "대통령의 가장 필요한 자질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
  • 안진경 기자
  • gnana7720@gmail.com
  • 승인 2021-11-3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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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기성세대 벽에 눌리지 말고 좀더 진취적으로 나아가기를"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11월 15일, 김한 독립운동가의 외손이며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서울 여의도 그의 의원실에서 만났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다가 선대위 쇄신을 호소하며 현장을 선택한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모친이 남북 이산가족인 우 의원은 남북 관계에 대해서 "즉각적인 통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화적인 통일을 하려면 분단된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북의 단계적인 핵폐기 과정을 거치면서, 거기에 준하는 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경제 교류를 확장해 가는 방식으로 가야 된다."고 하면서 "남과 북의 경제적 차이를 줄이고 나서, 휴전선을 걷어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한다. 김경아 기자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독립운동가와 가족에 대한 예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가 어떤 역할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원식: 저희 집도 그랬는데 독립운동하는 집안은 삼대가 어렵다고 하잖아요. 저희 집은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그래도 좀 나았었는데 저의 이모님 댁이나 다른 친척분들은 아주 어렵게 살았어요.

이모님은 일제 때 이화 여전을 나오시고 이모님 당신도 독립운동을 하셨고 이모부님도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하던 어린 후배들 중 한 분이 저희 이모부님이셨는데 생활이 아주 어려웠죠.

그렇게 보면 친일 했던 사람들은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오히려 해방되고 나서 더 어려웠던 거 아닙니까.

특별한 희생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나라가 올바르게 서는 토대가 될 텐데요. 지금은 2대까지 후손들에게도 좀 보상을 하지만 그 후손의 대를 더 늘려야겠습니다.

독립운동가 가족과 후손들에게 그런 보상을 하는 것은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선조의 특별한 희생에 대해서 국가가 예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최소한이라도 보여줘야 되는 것입니다.

 

"독립유공자 보상은 돈이 문제가 아닌 특별한 희생에 대한 국가적 예우"

 

어떤 나라이든 나라가 어려울 때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한 나라를 세우고 바르게 운영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같은 경우만 해도 4~5년 투쟁을 했는데, 독일 치하에서 벗어나자마자 30만 명에 달하는 독립유공자들에게 포상을 하고 사회적으로도 대우를 했습니다.

우리는 36년에 걸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유공자가 기껏해야 1만 7천 명정도 밖에 되지 않거든요. 희생자들을 제대로 찾지 못했어요. 조명이 되지 않은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 온전하게 조명하는 과정도 필요하죠.

저희 외조부의 경우 임시정부에서 법무부 비서국장으로 계시면서 의열단 활동을 하시고 나중에는 연해주 소련에도 가셔서 활동하셨습니다. 스탈린 시대가 굉장히 혹독했던 기간이잖아요. 강제 이주를 당하고 소련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밀정 혐의로 그야말로 정치적인 이유로 탄압을 당해서 돌아가신 분이에요.

다행히 최근 독립기념관에서 2천5백여 명에 달하는 그런 분들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만 전혀 제대로 조명이 안 되고 있죠. 또 만주, 연해주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하다 쓰러져간 무명의 독립투사들,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독립군들 이런 분들에 대한 조명을 잘해나가는 일도 국가가 정말 힘써서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지난 광복절에 송환됐습니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서 이번 추진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두 가지가 제일 어려웠죠. 하나는 모셔오는 일이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실제 태어난 곳이 평양이고 주 활동 무대가 함경도와 만주 지역이었잖아요. 부인도 전쟁 중에 심한 고문으로 돌아가시고, 두 아들도 전장에서 전사해 그분의 후손이 없었습니다. 연고자 그다음으로 중요시 여기는 것이 연고지거든요.

연고지로 하면 북한이 연고권이 있는 거죠. 하지만 사실 북한은 그렇게 적극적으로 장군의 유해를 모셔가려고 노력한 것 같지는 않아요. 북한 내 독립운동의 중심은 무장 투쟁인데 무장 투쟁의 시작을 보천보 전투 김일성 장군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에 앞서는 훌륭한 분을 적극적으로 모셔가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는 거죠.

하지만 한편으로 연고권이 북한에 있는데 홍범도 장군을 남쪽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겠죠. 카자흐스탄 측은 남북이 합의해서 오라는 입장이었어요. 북한이 남쪽으로 송환하는데 쉽게 동의할 것 같지는 않아서 상당히 오랫동안 미뤄져 왔습니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 의원은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 송환을 진행하면서, 만주 연해주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모시지 못하고 단순히 좌파로 매도하는 일부 인식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김경아 기자 

 

그 일을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력과 여러 가지를 총동원해서 어려운 합의 과정을 잘 해결하셨죠.

다른 하나는 홍범도 장군이 활동했던 지역이 만주, 연해주였는데, 독립운동이라는 게 정말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싸움이고 모든 역량을 다 동원해야 되는 일이어서 독립운동 과정에서 소련 군에도 들어가고 레닌으로부터 도움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국내에서 좌파라고 그냥 몰아붙여서 매도하는 걸 보고 참으로 답답하더라고요.

홍범도 장군이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할 때에도 그곳에 가는 이유를 "고려 독립"이라고 했습니다. 그 얘기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택한 것뿐이라는 의미지요.

당시 상황이나 홍범도 장군의 뜻은 전혀 돌아보지도 않고 좌파니 뭐니 하며 매도하는 걸 보면서 '아직도 우리가 독립운동하신 분들을 온전히 모시지 못하는구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선 정국입니다. 지금의 국내외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기본은 나라의 정체성을 우선 바로 세우는 일이죠. "우리는 나라를 뺏기고 홍범도 장군이 앞장서서 독립전쟁을 한 나라이다."라는 그런 역사적 사실과 정신을 너무 강조하지 않았어요.

나라가 침략당하고 빼앗겼을 때 총칼을 들고 목숨 걸고 싸운 역사가 있느냐 없느냐. 이것이 그 나라의 독립 의지 또 나라를 지키려고 하는 의지의 출발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레지스탕스를 그렇게 강조해서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인데, 우리는 1919년에 3.1 운동을 하고, 일본의 수많은 탄압을 받으면서 독립의 열기가 올랐을 때 임시정부가 독립전쟁을 선포했죠.

1920년 6월 봉오동에서 첫 대승을 거두고 그다음 청산리에서 큰 전쟁을 하면서 1945년 광복군이 연합군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세우기까지 무장 투쟁의 아주 큰 역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사를 우리나라가 후세대에게 잘 가르치질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주에서 소련 연해주에서 어떻게 싸웠는지 그 역사를 잘 몰라요. 이 역사를 바로 세우고 우리가 그렇게 치열하게 싸워왔던 역사를 바로 알게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 후보 중에는 전혀 그런 생각과 동떨어져서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이런 얘기를 하며 그야말로 일본을 옹호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대통령의 기본 자질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

 

기본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것은 적개심을 갖자는 것이 아니라 한일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꼭 넘어서야 할 중요한 과제들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와 같은 범죄적 행위에 대해서도 우리가 분명히 짚을 건 짚고 사과받을 건 사과받아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 10대 선진국이 됐습니다. 군사력으로는 6위, 무역 총량으로는 7위 그리고 GDP 규모로는 8위쯤 되는 그런 10대 경제대국입니다. G20에서도 상당히 대우를 받고, K방역 등 K문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들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런 성장 성과가 국민 모두에게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MF를 시작으로 우리 사회에 소위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왔고, 그 과정에 불공정 불평등 불균형이 만연해 일부 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불공정한 구조를 어떻게 잘 바꾸어서 사회 경제 개혁을 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죠.

저는 그걸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문제들을 잘 해결하는 그런 역량을 가진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류 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인다움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인다움은 한국의 정체성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아니겠어요.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뭐냐.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아리랑이라는 거예요. 한류 문화가 전 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며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 만의 것을 내놨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또 하나는 우리에게 세계적인 보편성을 갖는 것들을 아무 가감 없이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민주주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에서 나오는 각종 게임들이 우리는 어렸을 때 다 했던 그리 깜짝 놀랄 만한 특별한 게 아닌데 세계에서 처음 보는 거 아니에요. 그런 것들을 소개하니까 한국의 문화가 알려지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확천금을 위해서는 목숨을 던져도 좋다.'라고 하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지요.

그 오징어 게임에 임하는 사람들의 두 번째 선택, 그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 선택이잖아요. 그만큼 양극화가 심각해져 있는데, 전 세계에 같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감을 한 것입니다.

그건 우리 사회의 아주 치부이지만, 그걸 드러내서 자유롭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곧 민주주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면성이 있는 거죠. 정말 드러내고 싶지 않은 면을 보인다는 부끄러움도 있지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라면 반체제라고 아마 그런 일을 그리지 못하게 했을 겁니다.

우 의원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국가가 지닌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민주주의 토대와 국민의 의식이 우리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경아 기자

 

그런 민주주의 토대가 돼 있다는 점이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고 반면에 우리의 일면을 보여주는 부끄러움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그걸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거기까지 왔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이제 세계에서 유명한 어디의 것을 갖고 와서 '훌륭한 문화'라고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입니다. 에펠탑을 대한민국에 갖다 놓는다면 그게 세계 최고가 되겠습니까? 예를 들어 국학기공과 같은 것이 바로 우리의 것이면서도 그런 세계적인 게 아니겠어요?

중국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아침 북경 시내 많은 공원에서 사람들이 곳곳에 모여서 태극권 같은 체조를 하는 걸 보고, ‘저게 중국의 힘이다. 저게 중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땅도 너무나 넓어서 하나로 합쳐지게 할 만한 동인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저렇게 모일 수 있는 건 바로 자신들의 역사 속에서 나온 그런 움직임, 체조 또는 무용으로 아침을 열며 저절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걸 보고 와서 제가 있는 지역에서 국학기공대회가 열릴 때마다 그런 얘기를 하기 시작을 했죠. "국학기공의 체조를 가지고 노원의 새벽을 열자.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벽을 열어보자. 이게 우리의 정신을 하나로 합쳐주는 그런 힘이 되지 않겠느냐."

 

모친께서 남북 이산가족이셔서 분단 현실을 매우 직접적으로 느끼며 살아오셨을 것 같습니다.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현재 가장 실현 가능한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즉각적인 통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적인 통일을 하려면 분단된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쪽의 격차를 줄이는 기간이 필요하죠.

그렇게 해서 남쪽이 가진 고도의 기술과 자본, 북쪽의 낮은 임금과 지대는 전 세계 어디에도 갖지 못한 아주 유리한 조건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결합하면 세계적으로 아주 훌륭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례가 개성공단이죠. 개성공단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사양 산업들이었습니다. 단순한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섬유, 신발, 냄비 같은 생활잡화를 만드는 공장이 개성공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거의 죽을 지경이었던 기업 상황이 그곳에 가서 다 활짝 폈어요.

개성공단이 한꺼번에 닫혔을 때, 재개가 되면 다시 들어갈 것인가를 물었는데 97%가 다시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기회의 땅인 거죠. 당시 1억을 생산하는데 남쪽에서는 8천700만 원 정도의 원가가 들어가는 반면, 북한에 가면 6백70만 원 정도가 듭니다.

이런 개성공단과 같은 것을 한 50년 동안 10군데, 20군데, 100군데 열어서 우리의 기업들이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갈 거 없이 거리도 가까운 북한으로 가는 것입니다.

 

"남북의 경제적 차이를 줄이고 나서 휴전선을 걷어내도 늦지 않아"

 

그렇게 하면서 남과 북의 경제적 차이를 줄이고, 그러고 나서 휴전선을 걷어내도 늦지 않는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지는 일이고, 교류가 되는 일이죠. 그걸 향해서 가야 되는 것이어서, 너무 빠르게 뭔가를 끝장을 내려고 생각하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북은 소련이 붕괴되고 난 이후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지킬 생각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면서도 오로지 유일하게 개발한 게 핵무기입니다. 그게 있으면 자기 체제가 유지가 된다는 거예요. 생존수단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른 형태로 생존을 보장해주면 차츰 포기할 수 있겠죠.

남과 북의 관계는 단계적인 핵폐기 과정을 거치면서, 거기에 준하는 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경제 교류를 확장해 가는 방식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금강산 관광과 같은 것을 열어서 10년, 20년 거리를 두고 차츰차츰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그 길을 해결하려면 정전협정 당사자가 미국, 중국, 북한이 되기 때문에 거기와 충분히 협의를 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가야 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야 미국도 안심하면서 갈 수 있다고 보여지죠.

우선은 종전협정을 통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할 거라고 보고, 그래서 북미 간 우리와 중국 간의 협의를 긴밀하게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 의원은 남북 관계는 즉각적인 통일이 아니라 단계적인 핵폐기 과정을 거치면서, 거기에 준하는 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경제 교류를 확장해 가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경아 기자

 

"통일은 분단된 시간만큼 걸릴 것"

 

일반적으로 민주당이 얘기하는 통일 방안과 제가 얘기하는 거와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죠. 그런데 이게 진짜 우리 통일방안인데 언론이 그렇게 안 쓰는 거예요.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 방안이 이겁니다. 처음에 ‘평화 공존’하고, ‘평화 교류’하고 그다음에 ‘평화 통일’. 북한은 연방제인데 거기의 낮은 단계 연방제와 우리가 말하는 ‘평화 교류’가 거의 같아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서 합의한 6.27 공동선언을 보면 그 두 단계가 거의 같은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유례없이 김정일 위원장 요청으로 같은 차를 타고 갔거든요.

차 안에서 한 얘기가 뭐냐 하면 김대중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통일하는 데 몇 년 걸릴까요."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 30년 걸리지 않겠어요."라고 했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분단된 만큼 걸릴 겁니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남과 북 모두 즉각적인 통일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남북 간의 교류를 길게 하고 경제적으로 비슷해질 때 하자. 그래야 남과 북이 다 산다." 이게 우리 통일방안입니다. 통일 비용이 들 게 없어요. 돈을 엄청나게 버니까. 독일이 즉각적인 통일을 했다가 아주 오랫동안 힘들었거든요. 우리 방안과는 달라요.

 

독립운동가의 후예로서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뭐 특별한 이야기가 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그냥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고, 외세의 도움에 의해 만들어진 나라도 아닙니다. 언제든지 침략을 받으면 의병을 일으켰던 나라예요. 그러니까 위기 극복 DNA를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일제강점기 때도 그랬고, IMF 때도 그랬던 거죠. 그리고 사실 촛불집회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정농단에 대해 국민이 일어나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고 한 거예요. 그런 위기 극복 DNA를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자부심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겠다.

또 하나는 사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한테 굉장히 잘못했죠. 젊은이들이 촛불을 든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잖아요. '부모님 세대보다 내가 더 못 살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첫 번째 세대가 지금의 청년들입니다.

 

"청년들, 기성세대 벽에 눌리지 말고 좀더 진취적으로 나아가기를"

 

'우리는 늘 부모님 세대보다는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세대는 그렇지 않죠. 희망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한 게 기성세대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청년들이 어떤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건 아주 올바른 태도입니다. 저는 "기성세대의 벽에 눌리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취적으로 나아가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독립운동을 할 때는 정말 아무런 전망이 없었어요. 민주화 운동할 때는 '우리가 하면 민주화가 될 거야. 우리나라라고 하는 포대 위에서 죽지는 않을 거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 거죠.

그런데 일본에게 나라를 뺏겼을 때는 걸리면 그냥 죽는 거 아니에요. 실제 많이 죽기도 하고. '암살'이라는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일본 밀정 역할을 한 사람을 죽이려고 위협하니까 "내가 언제 독립될 줄 알았냐? 독립될 줄 알았으면 그렇게 했겠냐?"라고 하잖아요.

그만큼 암담한 시대에 그 시대의 젊은이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쳤듯이, 지금 이렇게 우리가 잘못 만들어 젊은이들의 희망을 다 꺾어 놓은 이 상황은 결국 젊은이들이 성장해서 또 사회의 중심이 될 테니까, 도전하고 뚫고 나가며 그 속에서 희망을 만들고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안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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