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남해안 연안과 제주해역에서 폐사체로 자주 발견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상괭이’ 보호를 위한 연구가 시작된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혼획, 좌초되어 폐사한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의 사망원인 규명과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부검 시범 연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 서식하는 웃는 돌고래 '상괭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사진=해양수산부]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 서식하는 웃는 돌고래 '상괭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사진=해양수산부]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상괭이는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연안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생물목록에 취약종(VU)로 분류했다.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 서식하며 2004년 36,000마리였으나 2016년 17,000마리로 급감해 해양수산부가 2017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바다에서 조업 중 불가피하게 혼획되거나 좌초, 표류된 상괭이는 4천여 마리로 연 평균 800마리 이상이 폐사체로 발견되고 있다. 그동안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는 극히 일부인 10여 마리 정도만 활용되고 대부분 소각, 매립 처리되어 왔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시범연구에는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세계자연보전기금(WWF) 한국지부, 충북대, 제주대가 참여해 총 16마리의 상괭이 사체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 연구결과에 따라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연구사업을 추진해 부검 대상 개체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부검을 통해 상괭이의 주요 먹이자원이나 연령에 따른 생리·생태학적 특성, 이동경로, 사망원인 등을 파악하고, 상괭이 보호를 위한 정책적 수단까지 모색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의학 관련 전공 대학생,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 담당자, 환경단체 등을 대상으로 상괭이 부검 시범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 대상 상괭이 생태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에 고래를 전문적으로 부검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번 시범연구를 계기로 상괭이 생태 교육의 장을 마련해 미래의 해양포유류 생태 전문가 양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상괭이가 가장 많이 혼획되는 안강망 어업에 상괭이 탈출장치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올해 4월부터 추진해 근해안강망 어선 63척에 우선보급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연안, 근해 어선까지 확대 지원예정이다.

해양수산부 이재영 해양생태과장은 “이번 연구는 상괭이 폐사 원인규명과 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뿐 아니라 해양환경변화가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바다에서 상괭이의 미소를 지킬 수 있도록 보호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11일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일명 고래고시)'를 개정해 좌초, 표류된 고래류는 연구용 또는 폐기하며 위판(위탁판매)가 불가하게 되었댜. 혼획의 경우도 정의를 '수산업법' 제8조에 다른 면허 어업 및 같은 법 제41조에 따른 허가어업의 조업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이라고 하여 적법한 조업의 경우만 위판이 가능한 것으로 명확하게 했다. 불법포획된 고래류는 기존에 공매가 가능했으나 법 개정이후 공매가 불가하고 폐기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