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세종대왕 재위 16년 백성들이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종묘와 혜정교(현재 종로1가)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公衆 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를 설치했다. 또한 제작 3년 후에는 배우지 못한 백성들이 시각에 어둡다고 여겨 앙부일구 둘을 만들고 안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신, 시신時神을 그려 무지한 백성도 보고 시각을 쉽게 알게 했다.

조선시대 청동제 '앙부일구'(보물 제845호/ 복제품/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사진=문화재청]
조선시대 청동제 '앙부일구'(보물 제845호/ 복제품/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경기도 이천)는 세종의 애민사상이 담긴 해시계를 주제로 5월 6일부터 6월 28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조선시대 해시계와 앙부일구’전시를 한다.

이번 전시는 절기와 시간을 동시에 알 수 있는 해시계이자 세종대왕의 자랑스러운 과학문화재인 앙부일구에 관해 관람객에게 소개하고자 마련되었다. 다만 세종대왕 때 제작된 앙부일구는 남아 있지 않아 전시장에는 17세기 이후 제작된 보물 제845호 앙부일구(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복제품을 공개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평면 해시계의 역사》는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사용한 평면 해시계 설명글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시계로 6~7세기경 신라의 해시계 ‘잔편殘片’과 조선시대 휴대용 평면 해시계를 전시한다.

2부 《앙부일구의 역사와 구조》에서는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한 해시계’ 앙부일구를 선보인다.

조선 후기 해시계 제작 가문의 강문수가 1908년 제작한 '상아제 휴대용 앙부일구'(서울역사박물관). [사진=문화재청]
조선 후기 해시계 제작 가문의 강문수가 1908년 제작한 '휴대용 앙부일구'(서울역사박물관). [사진=문화재청]

3부 《조선후기 휴대용 앙부일구의 제작자들》에서는 조선 후기 해시계로 대표적인 휴대용 앙부일구가 전시된다. 조선후기 강윤(1830~1898)과 동생 강건(1843~1909)은 해시계 제작 가문으로 유명하며, 강건의 두 아들 강익수(1871~1909)와 강문수(1878~1931)도 가문의 전통을 이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상아제 휴대용 앙부일구’(세종대왕역사문화관 소장)는 강익수가 제작한 것이고, ‘앙부일구’(서울역사박물관)는 강문수가 제작한 것이다. 통상 전통사회에서 시계제작은 주로 중인신분이 하는데, 이들과 같이 고위층 양반 가문에서 제작을 주도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세종대왕역사문화관 관람재개 이후 첫 전시인 ‘조선시대 해시계와 앙부일구’는 안전한 관람을 위한 정부 지침에 따라 관람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앞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전시실 내부 한 방향 관람을 실시하며 영상실은 운영하지 않는다.

5월 6일부터 6월 28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경기도 이천)에서 '조선시대 해시계와 앙부일구' 전시를 한다. [사진=문화재청]
5월 6일부터 6월 28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경기도 이천)에서 '조선시대 해시계와 앙부일구' 전시를 한다. [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