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인재양성 기관이자 향촌 자치운영기구인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지난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6일(현지시간) 한국의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14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무형유산 2건, 기록유산 16건 총 50건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소유한 문화강국이 되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일 '한국의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결정했다. 환호하는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한국측 참석자들. [사진=문화재청]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일 '한국의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결정했다. 환호하는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한국측 참석자들. [사진=문화재청]

서원은 조선 중기 사회와 정치를 주도한 사림이 조선의 정치적 근간이 된 성리학을 전파함으로써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일 뿐 아니라 지역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조선 중종 때 문신 주세붕이 중국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고려의 유학자 안향을 기리기 위해 세운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경북 영주)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후학이 세운 도산서원(경북 안동)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거점이 되었던 필암서원(전남 장성) 을 비롯해 ▲병산서원(경북 안동) ▲남계서원(경남 함양)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군)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총 9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한국의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후 2015년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했으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로부터 ‘반려’의견을 받아 자신 철회했다. 이후 9개 서원이 갖는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를 강화해 2018년 1월 새로 등재신청을 한 후 약 1년 반의 심사를 받아 지난 5월 ICOMOS로부터 등재권고 의견을 받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첫째줄 왼쪽부터) 소수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둘째줄 왼쪽부터)병산서원, 남계서원, 옥산서원. (셋째줄 왼쪽부터)도동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첫째줄 왼쪽부터) 소수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둘째줄 왼쪽부터)병산서원, 남계서원, 옥산서원. (셋째줄 왼쪽부터)도동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결정한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형태로 지속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결정이유를 밝혔다.

이번 등재는 한국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는 준비과정부터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외교부(장관 강경화),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대사 이병현)와 해당 지자체, 9개 서원, 한국의 서원 통합 보존 관리단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이다. 등재 발표 순간 한복을 응용한 복장을 한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선비의 갓과 도포 차림으로 참석한 한국 측 인사들은 크게 환호했고, 중국 등 여러 위원국이 지지와 축하를 보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등재 이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관련 지자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