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문화에 젖어 살아왔다. 그들은 컴퓨터, 비디오게임, 인터넷의 디지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언어로 말하면 ‘디지털 원어민'이다. 그 이전 세대는 그런 혜택을 늦게 누린다. 이들은 다른 언어권에서 온 이주자처럼 디지털 언어를 구사하는 ’디지털 이주자‘이다. 2001년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용어를 만든 유명한 교육자, 미래학자인 마크 프렌스키의 책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한문화, 2018)가 번역 출판됐다.

마크 프렌스키 저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사진=한문화]
마크 프렌스키 저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사진=한문화]

 

마크 프렌스키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교육자이자 미래학자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안하고 그 실현을 위해 활동 중이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아이들’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비영리기구 세계미래교육재단(GLOBAL FUTURE EDUCATION FOUNDATION AND INSTITUTE)을 설립해 책임자로서 재단을 이끌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력이 있는 그는,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나서 보스턴컨설팅그룹에 6년 동안 몸담았고 소프트웨어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이 책은 그의 7번째 책으로 교육의 미래를 예견하는 지혜로 가득하다. 마크 프렌스키는 지금까지 교육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맞지 않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제안을 한다. 그것이 책의 부제인 "문제 풀이 수업에서 문제 해결 교육으로, 개인적 성취에서 사회적 실현으로'로 요약된다.

마크 프렌스키가 미래 교육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디지털 원주민은 “점점 자신을 네트워크로 연결된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s)’라고 인식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다른 첨단 기기 덕분에 가능해진 기술 기반 사회 연결망 전체를 의미한다. 이들은 서로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 온갖 지식과 지구 상의 모든 사람과도 연결되어 있다. 오늘날 청소년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범세계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인류 역사 최초의 진정한 수평 집단이다.” 이들은 글로벌 역량을 갖췄다. 이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아이들’은 사회 문제를 인식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기다리거나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맡아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들에게 적합한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역량 중심 교육 모델’을 제안한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교육 모델은 아이들이 관심 분야를 찾아내고 자기가 지닌 고유의 열정과 능력을 이해하도록 돕고,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아이들의 관심, 능력, 열정에 알맞은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연결시켜주기 위해 설계되었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교육 목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바꾸는 유능하고 선량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교육에서는 지역적 또는 국제적 차원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교육 수단이다.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학생 각자의 열정을 발휘하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전체적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교육과정은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할 효과적인 사고력, 효과적인 행동력, 효과적인 대인관계 능력과 이 세 가지 능력에 기초한 효과적인 사회참여 능력 각각의 하위 구성 요소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형성한다. 이러한 능력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또래 친구나 교사, 선별된 응용 프로그램, 인터넷 등에서 얻는다.

교사의 역할도 바뀐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교육에서 교사는 ‘역량 강화자(empowerer)’이자 코치이다. 학생들이 개인적 열정과 흥미를 더 능숙하게 발휘해 실질적인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완수할 수 있게 돕고, 그 과정을 통해 핵심 기량인 효과적인 사고력, 행동력, 대인관계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을 한다.

저자는 교육은 학생과 미래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이 개인의 관심사, 열정 분야, 장점이 무엇이든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가 돕는 것이다. 이제 세계가 하나 되어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저자가 요약한 이 책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재 교육은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다. 21세기형 기량(skill)을 충분히 포함하지 않거나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분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량을 점진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현행 초·중등교육은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은 잘못된 목표와 목적을 설정해놓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의 초점은 개인의 발전에 있었다. 그러나 미래의 교육은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개인도 함께 발전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2016년 ‘인디스 북 어워드INDIES BOOK AWARDS’ 교육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상은 120명이 넘는 사서와 서점 관계자들의 심사를 거쳐 매년 각 부문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책을 선정해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