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보다 경쟁을 먼저 가르치는 학교에서 저는 거짓말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학교를 벗어나 저의 본성(本性)을 되찾아가는 중입니다. ‘교령아, 너 예전보다 더 밝아지고 행복해진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지난 12일 특별한 스피치 대회가 열렸다. 제2회 전국 학생 인성 스피치 본선대회가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진행되었다. 사단법인 국학원과 YTN플러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이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중고등학생 287명이 참석했고, 본선에는 15명이 올랐다.

▲ 제2회 전국 학생 인성 스피치 대회 본선에서 '인기상'을 받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교령 양 [사진=윤한주 기자]

인성교육진흥법으로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의무화되었다. 인성을 주제로 스피치에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본선에서 인기상을 받은 김교령 양(19,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과 지난 20일 이야기를 나눴다.


- 전국 학생 인성 스피치 대회에 참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재학 중인데요, ‘인성’을 강조하는 학교이다 보니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를 독려했어요. 물론 선택사항이기는 했지만 일부러 더 마음을 냈어요. 사람들 앞에서 제 생각을 이야기로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예선 준비도 열심히 했어요. 동영상을 찍어 시간 계산도 하고 맞춰서 원고도 계속 수정했고요. 쉽지 않았지만 즐거웠어요."


- 인성 스피치 대회에서 “학교에서 인성보다 경쟁을, 거짓말을 배웠다”고 말했어요.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시험날 아침에 학교에 가면 다들 ‘어제 일찍 자버렸다’ ‘공부 하나도 못했어. 시험 망쳤어’ 이런 말들을 서로 주고받곤 하죠.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인문계 학교는 대학입시를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잖아요. 학교에서는 친구이기 이전에 모두가 경쟁자니까요.

저 역시 그 안에서 친구를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어요.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경쟁에서 지면 안 되니까 어느 순간 거짓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우정이나 인성같이 진짜 중요한 걸 추상적으로 책으로, 시험으로 가르치려고 해요. 그리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숫자로 나오는 성적, 결과를 우선 평가하니까요."


- 고3을 앞두고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미술전공으로 그림을 그려왔어요. 정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시 미술만 하다 보니 많이 지쳐있었고요. 자유롭게 표현하기보다는 점수를 잘 받는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입시 미술에 대한 부담감이 컸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의 권유로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알게 되었어요. 고3 1년만 보내면 스무 살이 되지만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선택했습니다.

요즘 인성을 중요시하잖아요. 인성이 부족하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소통도 잘 안 되고 문제가 커집니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인성이 갖춰져야 합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에요."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교령 양


- 인성 스피치 대회에서 ‘당신이 원하는 세상 어렵지 않다’는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교령 양이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세상이 더 청렴하고 평등해지면 좋겠어요. 요즘 불미스러운 일도 더 많아지고 서로 믿지 못하는 일도 심각해지는 것 같아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서로를 믿는 세상이 된다면 더 행복하고 마음 편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 인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식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나와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면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경쟁사회이다 보니까 그래야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 지에 맞춰서 자기를 포장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늘어나면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게 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인성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심, 그러니까 본성(本性)이라고 생각해요. 본성을 밝혀 진짜 나로서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