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인성 국가대표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19살 여고생 김은비입니다. 여러분, 제 별명이 뭔 줄 아시나요? 바로 자투생입니다. 왜냐하면 자퇴를 두 번이나 했기 때문이죠. 지금부터 자투생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게 되기까지의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 11일 국회의장배 스피치 및 토론대회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김은비 양은 이같이 밝혔다. 국회에서 주최한 이번 대회는 ‘인성’을 주제로 하여 자유로운 형식으로 발표하는 스피치 부문과 정해진 주제에 따라 찬반 주장을 펼치는 토론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은 충청·강원권 스피치 부문 참가자 8명과 토론 부문 8팀이 출전하여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벤자민학교 김은비 양(19)은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양은 자신이 학교를 자퇴하게 된 이야기와 한복을 입고 우리나라의 절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게 된 이야기를 통해 청중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은비 학생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은비가 되다 
 
김 양은 발표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렸다. 명문학교의 과열 경쟁 속에서 숨이 막혔던 김 양은 학교를 자퇴하고 경쟁이 덜한 학교로 재입학을 했다. 학교를 옮기고 나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전교 2등까지 하며 선생님과 아이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김 양은 자신도 모르게 경쟁을 하고 있음을 느끼고,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통해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성중심 대안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김 양은 “대안학교에서 세상을 학교로 삼아 다양한 경험을 통해 꿈을 찾고 인생을 바꾸는 1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면서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을 되돌아보며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험 기간만 되면 몸도 아프고 쉽게 지쳤던 김 양은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하고 4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체력단련을 시작했다. 팔굽혀펴기를 한 개도 못하던 나약한 여학생에서 지금은 물구나무서기 66걸음을 걸을 정도로 체력을 키웠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김 양은 우리의 것, 우리의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한복을 입고 사랑과 공경의 의미가 담긴 프리(Free) 절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인사법을 알리고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우리의 것들도 사랑하게 되니 모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참된 인성은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너와 나 우리, 나아가 지구를 사랑하고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홍익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양은 자신의 꿈은 홍익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강연자라고 밝혔다.  
 
▲ 지난 11일 국회의장배 스피치 및 토론대회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은비 양이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어머니 이경아 씨는 “은비가 벤자민학교에 입학한 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정말 신나게 하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마음을 내니까 더 응원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 양을 응원하러 온 벤자민1기 이태수 군은 “설득력 있게 자신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은비 누나를 전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벤자민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열정과 의지가 많아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국회가 주최한 충청ㆍ강원권 스피치 부문 본선에서 유일하게 10대 참가자였던 김 양은 아쉽게도 결선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양은 “결과에 상관없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이 많았고,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가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벤자민학교를 선택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뿌듯함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정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김은비 양이 오늘 순위에 상관없이 정말 잘했습니다.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와일드카드(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나 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는 본선대회를 통과한 참가자 외에 탈락자 중 우수 참가자를 추가로 결선에 참가시키는 제도이다. 
 
행사 주최 측은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관심을 보이면서, 지난해 참가했던 양성훈 학생의 벤자민학교라는 말을 듣고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김은비 양을 응원하러 온 어머니 이경아 씨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친구들
 
한편, 이번 충청·강원권 본선대회에는 스피치 부문에 주철호 씨가 1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국회의장배 스피치 및 토론대회는 지역별로 총 일곱 차례의 본선대회를 거쳐 11월에 최종 결선대회가 열린다.